글 수 175
등록일

2016.05.21

pkblog_body_63.jpg



行一致(언행일치). 내가 초등학교 시절 가장 처음 배웠던 사자성어로 기억한다. 교내 서예대회의 주제 글이었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써 주신 대로 심혈을 기울여 따라 ‘그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머릿속에 완전 입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언행일치가 나의 좌우명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냥 어린 시절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되었던 사자성어였을 뿐 실제 나의 삶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언행일치가 있어 왔다.  

 

暉宣思想(휘선사상). 5월17일 평강의 날, 교회의 설립자이신  박 아브라함 원로목사님을 기념하는 휘선 기념실 개관예배에서 사회자 목사님의 선창에 따라 우리 모두는 외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각자가 휘선사상의 계승자, 전파자가 되겠노라고.

 

개관예배 설교에서 이승현 담임목사님은 휘선사상은 곧 예수 사상, 말씀 사상, 사랑의 사상이라고 증거하셨다. 이어진 2부 개관식에서 축사를 맡은 이인영 국회의원은 휘선사상이 하나님 말씀 중심, 그리고 나라사랑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가족 대표로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 박승천 장로님은 행사 전날 구례에 도착하여 ‘휘선사상’이라고 써진 현수막을 보고 과연 휘선사상이 무엇일까를 자신에게 수십 번이나 묻던 중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는 빌립보서 2장 5절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는 간증을 하셨다. 엄격한 잣대로 자식들을 키우신 원로목사님의 아들로 살아온 날들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항상 원로목사님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시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셨고 실천하셨다는 장로님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해 짐과 동시에 왜 나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그렇게 닮지 못했을까, 아니 닮으려고 더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책과 원망이 교차함을 느꼈다.

 

행사 후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휘선정신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구속사 말씀 중심의 삶, 성전 중심의 삶, 조건 없는 사랑, 자신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 아마  평강의 성도들이 생각하는 휘선정신은 다양할 수는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들은 삶 가운데 걱정과 근심이 있을 때마다 원로목사님을 찾아뵈곤 하였다. 극심한 피로와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대상포진의 고통, 마지막 대장암 투병의 순간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고 오히려 우리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위로와 격려, 때론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그 원로목사님의 모습이 지금도 머릿속에, 마음이 아릴 정도로 너무나 생생하다. 그런 원로목사님이 지금 우리 곁에는 계시지 않지만 원로목사님이 우리들에게 남기신 “휘선사상”은 우리들이 계승하고 전파해야 할 위대한 신앙의 과업이라 생각한다.


휘선사상이 위대한 이유는 휘선 박 아브라함 목사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하신 사랑을 삶을 통해 몸소 실천하셨기 때문이 아닐까. 원로목사님께서 아무리 우리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권면하셨다 하더라도 본인의 평생 삶의 모습이 그 가르침과 달랐다면 우리가 과연 원로목사님을 지금과 같이 존경하면서 휘선사상을 운운할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가 휘선사상의 계승자로서 그 사상을 배우고 전파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삶의 모습 가운데 휘선의 모습,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비춰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깊고 오묘한 구속사의 말씀을 외친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우리들의 삶 가운데 그 말씀이 증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고린도전서13장 1절과 같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言行一致(언행일치). 예수님께서 실천하셨고, 휘선 박 아브라함 목사님께서 우리들에게 일생을 통해 보여주셨다. 안타깝게도 나는 언행불일치의 삶을 아직도 살고 있다. 구속사 사관학교를 이수하고 예배를 통해 구속사의 말씀을 배우며, 나름 교회의 직분을 맡으면서 주님의 일에 헌신한답시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과연 내 삶 가운데 얼마나 휘선의 모습이 비춰지는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있는지 다시 한번 회개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깨달음을 주심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6f3480f9eca5f542e6efe53f98f326de.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75

#124.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_ 정유진 file

‘나비효과’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비효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무한대의 ...

 
2017-08-12 116292
174

#172. 가짜 뉴스(Fake News) file

여든을 앞둔 아버지께서는 다양한 내용을 ‘카카오 톡(카톡)’으로 보내신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에 유의~’ 로 시작하는 아침인사와 그림은 기본이다. ‘움짤(움직이는 짤방의 줄임말, 움직이는 그림을 뜻함)’에서 유튜브 동영상까지 그 자료의 ...

 
2018-10-28 7400
173

#174. 나도 쓸모가 있다 file

시험 감독을 하러 낯선 학년 낯선 교실에 들어갔다. 분주한 교실을 정돈시키고 시험지를 배부하자 교실은 고요해진다. 교탁에 서서 보면 머리 숙인 까만 머리통들만 보인다. 돌이 굴러 가는지, 머리를 굴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몇 분은 집중된 ...

 
2018-11-24 3398
172

#175.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file

휘선 박아브라함 목사님의 오디오 설교를 듣다가 이 말씀이 나의 뇌리를 스치며 굉장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사람들은 가장 행복하게 살라고 할 때 ‘천년만년 살아라’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생각...

 
2018-12-08 3292
171

# 173. 표현에 대하여 file

늦은 밤마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 들었던 회 차 중에 흥미로운 미션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미션이었다. 의외로 우리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조차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작된 미션...

 
2018-11-10 2885
170

#176. 그 책, 거울이 되다 file

예전에는 책은 깨끗하게 읽어야 하는 줄 알았다. 다 읽은 책은 책장 한 곳에 꽂아 두고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한 채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책은 그렇게 기억하는 게 아니었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구석구석 읽는 이의 손때가 묻고 손길...

 
2018-12-22 2565
169

#167. The Judas Tree file

가룟 유다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제자로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목매어 자살한 제자. 성경은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몸이 곤두박질하여 창자가 터져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길 유다가 나무에 목...

 
2018-09-01 2335
168

#80. 시간의 가치 _ 홍봉준 file

 모든 물건은 만들어져 포장을 뜯는 순간 값어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른바 중고품이 되어 ‘감가상각’이 진행된다. 백화점에 진열된 처음 제품이 100만원이라면, 계절이 가도 팔리지 않은 옷은 다음 2차 시장인 마트나 할인점에서 40~5...

 
2016-09-26 1858
167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779
166

#159. 천천만만 당신의 매력 file

참 이상한 사람이다. 당신은 한 명인데 당신에게 매료된 사람이 천천만만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본 사람도 당신의 글만 읽은 사람도 당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모두 당신에게 매료된다. 당신의 외모는 접근하기 쉬운 인상도 아니었고, 당신의 목소...

 
2018-05-26 1699
165

#168. 信者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file

사도바울은 내적투쟁에 대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입니다. 로마서 7장을 통해 믿는 자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고 로마서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

 
2018-09-17 1598
164

#158.염려가 위로가 되고 file

‘파라칼레오’는 히브리어로 ‘위로’라는 단어이다, ‘곁에서 이름을 부르다’라는 뜻이고,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위로를 해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 문득, ‘위로’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졌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

 
2018-05-12 1542
163

#169. 선교(宣敎, mission) file

선교(宣敎, mission) : 종교를 선전하여 널리 폄 '전도'와 비슷한 의미로, 주로 전도는 같은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이지만, 선교는 다른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올해만큼 이 '선교'라는...

 
2018-09-22 1461
162

# 170. 북한에 대한 생각 file

대통령 탄핵된 시기부터였을까, 나라에 대한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

 
2018-10-06 1423
161

# 171.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file

- 본 글은, 원어해석, 영해, 신학적 분석이 절대 아니며, 개인적인 에세이임을 밝힙니다 - 원로목사님께서 평소 설교 중,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5-39)'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시곤 ...

 
2018-10-13 1418
160

#160. 말씀하시는 하나님 file

엄마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40여년이 됐습니다. 그냥 엄마 손에 이끌려 아무 생각 없이 어디 가나보다 하던 시절이 있었고, 교회가라는 엄마의 말이 그냥 싫어서 일부러 교회 안갈 건수를 만들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닌 연...

 
2018-06-09 1374
159

#161.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file

“너는 성경이 왜 좋니?” 뜬금없는 질문에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머뭇 얼버무리며 상황을 넘겼습니다. ‘도대체 성경이 왜 좋으냐?’는 오래전 그 날 뜬금없었던 그 질문은 여태껏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따라서 확신을 ...

 
2018-06-23 1367
158

#50. 교회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_ 김정규 file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오셔서 들어보세요. 정말 힐링이 됩니다. 골치 아픈 일도 사라집니다. 꼭 오세요. 안 오시면 1년 동안 후회할 연주예요.” 얼마 전 CTS홀에서 연주회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전까지...

 
2016-02-13 1361
157

#165. 방법의 차이, 고난 혹은 축복 file

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

 
2018-07-28 1293
156

#153. 하늘에 펼쳐진 약속 file

“주님께 나아가네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모두 드러나네 마음의 소원들이 나의 뜻과 다르네 주님의 생각하심은 드넓은 광야로 인도하네 새로운 길 여시네 두려움 속에 한걸음 딛네 담대함 주시는 하나님 강한 손으로 주 날 붙드네 ...

 
2018-03-17 1292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Abraham’s Message]

[구속사소식]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