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5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rtqKsNFVk3OftaJV3PcGqy8.jpg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한지 만 10년이 되었다. 이 본격적인이란 말은 교회에 나와서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의 기관에 등록하여 봉사하면서 정기적인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드린 신앙생활의 기간이며,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기로 작정하고 신앙전수를 시도한 기간이라 해석할 수 있다. 본격적이기 전에도 예배드린다며 교회 나와서 마당만 밟고 다닌 10년이 더 있다. 아무튼, 그 본격적인 10년의 신앙생활 동안 무엇이 변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생각을 요즘 계속 하는 것 같다. 물론 오류동 일대의 강산(지형)이 변하고 내 몸무게도 변하고 내 체력도 변했다. 그런데 내 경제상황이나 가족환경이나 나의 지능이나 성격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투자한 본격적 신앙생활 10년의 결과물은 뭘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와 가까운 교회 후배가 믿음이 생기지 않는 않는다며 고민을 전했다. 신앙생활 3년차 되는 후배인데, 한 번은 교회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해서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교회에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성도가 널리고 널려야 하는데, 딱히 그 후배에게 추천할 사람이 많지 않았다. “... 완전한 사람은 없어. 교회는 다 더러운 사람들이 때 벗기러 오는 목욕탕이이야. 조금 더럽나 많이 더럽나 물에 담그면 때는 다 나와. 그러니까 사람 보지 말고 성경 말씀을 공부해라.” 후배는 끝없는 배움에도 또 지식이 있어도 배려가 없는 사람들의 모습에 지쳐가고 상처를 입었다. 아무리 설명해도 믿음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찾는 후배를 보며, 또 자신의 믿음을 지키려 점점 강해져가는 분들을 보며, 내 마음도 같이 쓰라렸다. 우리가 다 이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세상과 달라서 우리는 서로 아등바등 하면서 같은 장소에 모이는 걸까? 우리는 이곳에서 왜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사랑하고 싸우고 용서하는 걸까?

 

교회가 광야라고 하더니... 광야기간 동안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통해서 먹을 걸로는 다투지 않았던 것처럼, 교회에도 말씀이 부족해서 다투는 모양은 한 번도 못 봤다. 다들 같은 길을 걸어가면서, 그 길에 대해 불평하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 길을 걷기로 작정을 하고 나섰는데 이 길을 완주해서 가나안에 들어가려면, ‘믿음이라는 게 절실했다. 3년 차 후배에게 미안하지만, 10차 신앙 선배인 나도 믿음이 간절하다. 나이 든다고 생기는 게 믿음이 아니다 보니, 믿음 앞에 신앙의 연조는 의미가 없다. 늘 오늘의 믿음을 구할 뿐이다.

 

교회에 다니고 나서 나는 많이 약해졌다. 내가 알던 것을 다 확신할 수 없고, 내가 살던 방식대로 해도 안 되고, 딱 보면 견적이 나오는 사람도 내 견적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사람들과도 참고 같이 가야한다. 그래서 늘 묻는다. 하나님 이 길 맞아요? 신앙세계의 전문용어 중에 하나가 인도이다. 교회 처음 나왔을 때 날 보고 맨 날 승리하라고 하는 사람들의 용어만큼이나 인도라는 용어가 낯설었다. 이제는 나에게도 절실한 용어이다. 이 길을 가는 동안 믿음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계속 있을 것이고, 또 지도에도 없는 나라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분의 인도가 필요하다.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고찰이란 제목은 거창했지만 답은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지금 깨달은 것만 적어 보자면 인생의 목적지가 다르고, 그래서 가는 길이 다르고, 또 의지하는 분이 다르고, 필요한 것이 다르다는 정도.

 

! 무엇보다도 지도자가 다르다. 다름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던 중에 원로 목사님의 설교를 다시 읽게 되었다. 내 마음에 기쁨을 준 한 말씀으로, 다름에 대한 고찰을 마친다.

 

17:8 인자가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그랬습니다. 이 말씀이 안 맞아요?
그러니깐 평강제일교회 전체 성도를 위해서 땀 흘리고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이유는 끝 날에 믿음 없는 세상에서 믿음 있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도가 되어야하기 때문이에요.”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pvCmG5jsrSiQ8H4MxzCPRkoLQ8BAg.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75

#124.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_ 정유진 file

‘나비효과’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비효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무한대의 ...

 
2017-08-12 116292
174

#172. 가짜 뉴스(Fake News) file

여든을 앞둔 아버지께서는 다양한 내용을 ‘카카오 톡(카톡)’으로 보내신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에 유의~’ 로 시작하는 아침인사와 그림은 기본이다. ‘움짤(움직이는 짤방의 줄임말, 움직이는 그림을 뜻함)’에서 유튜브 동영상까지 그 자료의 ...

 
2018-10-28 7400
173

#174. 나도 쓸모가 있다 file

시험 감독을 하러 낯선 학년 낯선 교실에 들어갔다. 분주한 교실을 정돈시키고 시험지를 배부하자 교실은 고요해진다. 교탁에 서서 보면 머리 숙인 까만 머리통들만 보인다. 돌이 굴러 가는지, 머리를 굴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몇 분은 집중된 ...

 
2018-11-24 3400
172

#175.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file

휘선 박아브라함 목사님의 오디오 설교를 듣다가 이 말씀이 나의 뇌리를 스치며 굉장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사람들은 가장 행복하게 살라고 할 때 ‘천년만년 살아라’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생각...

 
2018-12-08 3294
171

# 173. 표현에 대하여 file

늦은 밤마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 들었던 회 차 중에 흥미로운 미션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미션이었다. 의외로 우리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조차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작된 미션...

 
2018-11-10 2887
170

#176. 그 책, 거울이 되다 file

예전에는 책은 깨끗하게 읽어야 하는 줄 알았다. 다 읽은 책은 책장 한 곳에 꽂아 두고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한 채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책은 그렇게 기억하는 게 아니었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구석구석 읽는 이의 손때가 묻고 손길...

 
2018-12-22 2567
169

#167. The Judas Tree file

가룟 유다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제자로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목매어 자살한 제자. 성경은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몸이 곤두박질하여 창자가 터져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길 유다가 나무에 목...

 
2018-09-01 2335
168

#80. 시간의 가치 _ 홍봉준 file

 모든 물건은 만들어져 포장을 뜯는 순간 값어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른바 중고품이 되어 ‘감가상각’이 진행된다. 백화점에 진열된 처음 제품이 100만원이라면, 계절이 가도 팔리지 않은 옷은 다음 2차 시장인 마트나 할인점에서 40~5...

 
2016-09-26 1858
167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780
166

#159. 천천만만 당신의 매력 file

참 이상한 사람이다. 당신은 한 명인데 당신에게 매료된 사람이 천천만만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본 사람도 당신의 글만 읽은 사람도 당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모두 당신에게 매료된다. 당신의 외모는 접근하기 쉬운 인상도 아니었고, 당신의 목소...

 
2018-05-26 1699
165

#168. 信者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file

사도바울은 내적투쟁에 대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입니다. 로마서 7장을 통해 믿는 자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고 로마서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

 
2018-09-17 1598
164

#158.염려가 위로가 되고 file

‘파라칼레오’는 히브리어로 ‘위로’라는 단어이다, ‘곁에서 이름을 부르다’라는 뜻이고,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위로를 해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 문득, ‘위로’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졌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

 
2018-05-12 1542
163

#169. 선교(宣敎, mission) file

선교(宣敎, mission) : 종교를 선전하여 널리 폄 '전도'와 비슷한 의미로, 주로 전도는 같은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이지만, 선교는 다른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올해만큼 이 '선교'라는...

 
2018-09-22 1461
162

# 170. 북한에 대한 생각 file

대통령 탄핵된 시기부터였을까, 나라에 대한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

 
2018-10-06 1423
161

# 171.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file

- 본 글은, 원어해석, 영해, 신학적 분석이 절대 아니며, 개인적인 에세이임을 밝힙니다 - 원로목사님께서 평소 설교 중,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5-39)'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시곤 ...

 
2018-10-13 1418
160

#160. 말씀하시는 하나님 file

엄마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40여년이 됐습니다. 그냥 엄마 손에 이끌려 아무 생각 없이 어디 가나보다 하던 시절이 있었고, 교회가라는 엄마의 말이 그냥 싫어서 일부러 교회 안갈 건수를 만들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닌 연...

 
2018-06-09 1374
159

#161.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file

“너는 성경이 왜 좋니?” 뜬금없는 질문에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머뭇 얼버무리며 상황을 넘겼습니다. ‘도대체 성경이 왜 좋으냐?’는 오래전 그 날 뜬금없었던 그 질문은 여태껏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따라서 확신을 ...

 
2018-06-23 1367
158

#50. 교회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_ 김정규 file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오셔서 들어보세요. 정말 힐링이 됩니다. 골치 아픈 일도 사라집니다. 꼭 오세요. 안 오시면 1년 동안 후회할 연주예요.” 얼마 전 CTS홀에서 연주회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전까지...

 
2016-02-13 1361
157

#165. 방법의 차이, 고난 혹은 축복 file

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

 
2018-07-28 1293
156

#153. 하늘에 펼쳐진 약속 file

“주님께 나아가네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모두 드러나네 마음의 소원들이 나의 뜻과 다르네 주님의 생각하심은 드넓은 광야로 인도하네 새로운 길 여시네 두려움 속에 한걸음 딛네 담대함 주시는 하나님 강한 손으로 주 날 붙드네 ...

 
2018-03-17 1292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Abraham’s Message]

[구속사소식]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