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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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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는 지금도 여전히 매년 학회나 학술지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 알다가도 모르겠는 그런 회로이다. 여전히 어렵고 누구는 지겹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지만, 가끔은 연구 주제를 넘어 삶에 대한 교훈을 주기도 하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위상고정루프는 간단하게 말해서 ‘출력신호’로 하여금, 기준이 되는 '입력신호'의 주파수(Frequency)와 위상(Phase)을 따라가게 하는 일종의 피드백 시스템인데, 사실 이 같은 전자회로 시스템 뿐 아니라, 말씀을 따라 신앙의 삶을 살겠다고 하는 나의 모습도 이러한 피드백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나의 시스템은 좋은 성능을 내고 있을까? 아니라면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위상고정루프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준이 되는 '입력신호'와 피드백 되어 오는 '출력신호'의 차이, 즉 에러를 분간 해내는 능력(Resolution)인데, 얼마나 미세하고 자세히 에러를 검출하느냐가 성능의 지표가 된다. 이것을 삶 속에 적용하자면, 역시나 내 마음과 양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지는 '기준신호'인 말씀과 기도로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옳지 않은 선택이었고, 좋지 못한 행동이었음을 깨달아야만 이를 보정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선형성(Linearity)일 것이다. 이것은 중학교 때 배우는 1차 함수와 같이 곧게 뻗은 특성을 의미하는데, 시스템이 선형적이지 못하면 '출력신호'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잡음신호'의 톤(Spurious tone)이 섞여버리게 되어 신호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비선형성은 삐뚤고 구부러진 마음에 비유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네 가지 땅에 뿌려진 씨 비유'와도 연결이 되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이 외에도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결국 이 같은 노력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시스템의 항상성이다. 위상고정루프가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지(동작환경의 온도가 올라간다든지 혹은, 공급되는 전압이 작아진다든지 하는 등)간에 '입력신호'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듯, 우리의 삶도 절대적인 레퍼런스가 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따라가는 삶을 살 때에, 흔들림 없는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 될 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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