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5
등록일

2015.11.14

pkblog_body_38.jpg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휴양 시설, 심지어 장기근속자 해외여행까지. 회사의 규모, 수익성, 기업문화, 산업의 특성 등에 따라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 혜택은 매우 다양하다.


그럼 구직 공고를 이렇게 올리면 참신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까? 언론은 4포 세대이니, 청년실업이니, 많은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의 산업현장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위에서 명시된 좋은 조건들이 모두 제공 가능하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으며,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조건만을 내세우다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우리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고 있나' 의심이 드는 이력서를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구인 사이트보다 헤드헌터나 LinkedIn(링크드 인)과 같은 비즈니스 네트워킹 인맥 사이트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sr4grim1.jpg


채용만 잘하면 기업의 인력 문제가 해결될까? 채용은 또 다른 고민의 시작일 뿐이다. 회사의 CEO로서 여러 가지 역할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 인재의 영입과 육성, 그리고 유지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 중 유지가 가장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직원을 채용했고 또 떠나보냈다. 특히 아꼈던 직원이 사직원을 낼 때에는 마음이 무척이나 착잡해진다. 이들은 왜 회사를 떠났을까. 급여나 복리후생 때문일까. 물론 이런 부분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맞지만, 정작 뛰어난 인재는 이런 금전적인 요인만큼이나 '회사와 본인의 업무에 대한 비전'을 중요시 여긴다. 설문 조사 결과만 봐도 어렵잖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정작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기업을 떠나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른 회사에서 이만큼 더 준다는데 그걸 어떻게 맞춰?" 모임에 나가면 가끔씩 듣는 말이다. "우리 회사는 비전이 없어서 직원들이 떠나." 이렇게 말하는 CEO가 과연 있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다.


이야기의 장소를 교회로 옮겨 보자. 성도들은 어떤 조건을 보고 교회를 선택할까? 사실 이건 부적절한 질문이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과 은혜로 죄 사함과 영원한 천국을 언약으로 받은 인간이 예수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김에 있어 무슨 조건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요즘의 세태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교회의 입지, 부대시설의 편의성, 자유로운 분위기, 성도 간 '네트워킹' 등등, 언젠가부터 많은 교회들이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들이다.


반면, 우리 평강제일교회는 이와 매우 상반된 길을 걸어왔다. 원로목사님 밑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은 성도들은 잘 알 것이다. 2부 예배 시작 전 모리아 성전 앞 화장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줄은 늘 길었고, 두 시간에 걸친 2부 예배가 끝난 후에도 숨돌릴 새 없이 예루살렘 성전에서는 성경공부가 이어졌다(점심 식사 인원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없지 않았다). 아침에 가족들과 교회 정문까지는 함께 들어왔을지언정 오후 예배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는 이산가족으로 지낼 만큼 우리의 주일 하루는 정신없이 바빴다. 예배, 성경공부, 구속사 사관학교, 식당 봉사, 성전 청소, ... 주일에 교회 가서 힐링하고 온다는 지인의 말에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나왔던, 지금은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기억이 있다.


이런 매우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평강의 성도들이 지금까지 이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요인을 꼽자면 '구속사 말씀'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속사의 말씀은 모든 것을 초월하고, 모든 것을 덮고 채우며, 모든 것을 이기게 하신다. 진정한 인재가 조건이 아닌 비전을 따르듯, 어떠한 역경 가운데에서도 요동하지 않고 '구속사 말씀'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따르는 평강제일교회 성도 모두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간절히 찾으시는 인재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a5b0b67626c65a8be952c803237f17a4.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55

#36. 바벨 _ 최주영 file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상대방이 어떤 의중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느낌으로도 모르겠고, 제스처로도 파악이 안되고, 말로 표현하다 보면 더욱더 아련해집니다. 이는 대화하는 상대방도 매한가지입니다. 아무리 자세히 일러주어도 ...

 
2015-10-31 508
54

#42. 2015년이라는 길의 끝자락에서 _ 김범열 file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2015년 새 달력을 벽에 걸고 설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달력도 12월 마지막 한 장 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

 
2015-12-12 505
53

#17. 울타리 _ 강명선 file

토요일 아침이다.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놀아야 한다. 자는 아들 깨워서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오류동 탐험을 나섰다. 작년 봄에 이사 왔지만 늘 집과 교회를 반복하다 보니 아직도 못 가봐 궁금한 곳이 많다. 자전거 길을 찾아 돌다가 빵집에 들...

 
2015-06-06 505
52

#79.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_ 원재웅 file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아주 오래전 우리 집 거실 장식장에 조그만 사기그릇이 하나 있었다. 도자기라고 하기에는 그 모양이 현대적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벤티 사이즈의 머그잔과 비슷한 형태의 그릇이었다. 보통 도자기에 글이나 그림이...

 
2016-09-18 501
51

#76. 오보 _ 김진영 file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심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하루하루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현행 전기 요금 누진제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에어컨을 하루 ...

 
2016-08-29 500
50

#26. 광복 70년, 70년만의 해방 _ 홍봉준 file

유독 우리에게 친숙한 '70'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광복절이다. 정부는 하루 전날을 임시 공휴일로까지 지정하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적인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광복 후 걸어온 70년의 발자취가 세계사에서 유...

 
2015-08-15 500
49

#108.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_ 하찬영 file

‘봄 가을 없이 밤바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어느 시인의 고백이 떠오르는 지금, 저 역시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감 기한을 훌쩍 넘긴 지금 급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

 
2017-04-11 498
48

#139. This is my Father's Church _ 송인호 file

This is my Father’s Church 아버지 하나님께서 만드신 교회. 구속사 운동의 교회 Oh, let me ne’er forget 절대로 잊지 않으렵니다. 아버지께서 이 교회를 위해 흘리신 피와 눈물과 땀을 That though the wrong seems oft so strong, ...

 
2017-12-01 493
47

#86. 에노스, 너무나 에노스적인 _ 하찬영 file

‘그렇다고 그가 수천억 대의 자산가가 되고 싶어 하거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혁명적인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런 인간은 아니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자 하는 위대한 혁명가는 더더욱 아니다. 이래저...

 
2016-11-08 493
46

#142. 워라밸(Work & Life Balance) _ 박승현 file

해마다 이맘 때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거나 다가올 새해를 내다보는 다양한 단어가 등장한다. 올 해 ‘욜로(YOLO, You Only Life Once)’가 미디어에 꾸준히 등장했다면, 2018년 트렌드 전망에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있다. 일과 삶의 균형...

 
2017-12-26 492
45

#40. 당신 생각 _ 강명선 file

당신 생각 가을에는 커피가 더 맛있어진다. 따듯한 커피를 마실 때 그 진향 향기도 함께 마시게 되어 커피의 맛을 두 배로 누리는 기분이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목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그 향기는 사라진다. 나름 커피 애호가인 나는 오...

 
2015-11-29 488
44

#33. 15분 만에 요리가 안 나오는 이유 _ 지근욱 file

냉장고를 열고 식재료를 고른 후, 15분 만에 뚝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요즘 즐겨 본다. 요리를 먹는 스타들은 한입 먹는 순간 신비로운 표정에 '엄지 척'이다. 대부분의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라면 냉장고에 ...

 
2015-10-10 485
43

#55. 십자가를 생각하며 _ 김형주 file

고난주간 속에는 예수님의 33년 전 생애가 함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생을 약속받는 확실한 증거가 예수님의 부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과 아픔, 죄악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측량하기 ...

 
2016-03-26 479
42

#46. 3일마다 가스불에 앉기 _ 지근욱 file

1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 차에서 원로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는다. 설교 때마다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몇 가지 비유가 있다. 예전에는 '또 저 말씀하시는구나...' 하며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지금은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래 말씀은 그중 하나다. "죄...

 
2016-01-16 478
41

#118. 이 시대의 주인공 _ 이장식 file

6월은 현충일과 6. 25 한국전쟁, 6. 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달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호국보훈의 달이다. 고등부 한소리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

 
2017-07-05 474
40

#78. 신은 죽었다고? _ 강명선 file

쌀쌀한 여름밤이었다. 아들과 나는 동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을 향해 걷던 길이었다. 기분이 좋았던 나는 4학년 2 학기를 맞은 아들에게 새 학기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말을 해주고 있던 참이었다. ‘엄마, 나는 못생겼어. 나는 ...

 
2016-09-18 471
39

#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2015-09-06 471
38

#19. 위험불감증 _ 김범열 file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내 유명 백화...

 
2015-06-20 470
37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69
»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67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