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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등록하게 된 수영. 교역자에겐 사명이 생명인지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없던 차에 누군가 수영을 권했다. 첫 시간부터 ‘와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감탄을 했다. 일단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게 즐겁고, 물에서 노는 것 같이 하는데도 전신운동 효과가 탁월하다니 금상첨화!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물에 담그고 있으면 행복하기까지 하다. ‘사람은 물(양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과 친하게 되어있다지. 게다가 신체의 구성 성분도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으니 편안한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이거 정말 힐링이 되는데.....’  이렇게 나의 ‘수영 배우기 일상’은 하루하루 즐겁게 지나갔다. 
 


물에 뜨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제일 먼저 배우는 영법이 자유형이다. 얼굴을 물속에 넣고 발차기를 하며 팔 젓기를 해본다. 그리고 얼굴을 한쪽으로 돌려 ‘음~~파, 음~~파’


숨쉬기를 한다. 달리기할 때와는 정반대로 코로 숨을 내뱉고 입으로 들이 마시라 한다. 
‘어푸푸!!!’ 숨을 쉴 때마다 입으로 찝찝한 수영장 물이 연거푸 들어왔다. 그래서 숨을 참고 가자니 마음이 급해져 손발을 더 바쁘게 움직였다. 그럼 숨이 더 가빠져서 멀리 못 가고 중간에 꼭 일어나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분명히 가르쳐 준대로 한 것 같은데 잘 안 된다.



물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 제대로 숨을 못 쉬니 가슴도 뻐근하고 머리까지 아플 지경이다.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손이고 발이고 박자가 다 깨진다. 이게 다 ‘숨쉬기’ 때문이다. 수영을 배운지 벌써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숨을 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언제까지 헉헉대며 어거지로 해야 될까? 사실 ‘호흡’이라고 하면 우린 당연히 자동적으로 하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말이다.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삥~하고 감이 잡히는 순간이 올 겁니다” 코치가 하는 말이다.
숨쉬기는 이렇게 연습이 필요한 것일까?



문득 기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기도는 ‘영적 호흡’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기도도 하기가 힘든 거구나. 내게 기도는 힘든 노동과도 같았다. 매번 아등바등하는 모양이 마치 수영할 때 호흡이 딸려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와 어찌 그리 닮았는지. 오래 버티지를 못하고 중간에 멈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기도가 나에게 자유로운 영혼의 숨쉬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코치의 말을 다시 떠올려본다. 중요한건 이론이 아니라 연습이란다. 연습밖에 없다! 방법과 요령을 아무리 듣고 배운다 해도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도도 분명히 ‘삥’하는 순간이 오겠지. 5분도 못 버티고 무릎 꿇은 다리가 저려오고, 들어 올린 두 팔이 아파서 슬그머니 내리고... 처음엔 이렇게 억지로 하던 것이 10분이 30분이 되고, 1시간 이상을 지칠 줄 모르고 기도에 빠져들 때가 언젠가 오겠지.  
그 '삥~'하는 순간이 오길 기대하면서 오늘도 연습합니다. 자유로운 숨쉬기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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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말씀의 온도 _ 정유진 file

요즘 차고 뜨거운 정도를 나타내는 ‘온도’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언어의 온도, 사랑의 온도, 행동의 온도, 이별의 온도, 리더의 온도 등. ’잘 지내니?’라는 작은 안부 인사가 영하 10도라면, 이것을 안부로 들어야하는지, 감정적 공격으로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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