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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사전적으로는 ‘①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②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신앙생활에서는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 봉사, 찬양 등 다양한 행위로 표현되는 것 같다. 그런데 평강제일교회는 다른 어떤 교회보다도 ‘감사’를 강조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평강제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오래한 성도일수록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아이구,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결론을 짓고 그 상황을 넘어가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항상 12월이 되면 지난 1년 동안 쓴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내년에 사용할 다이어리에 내년에 달성할 목표들을 적으면서 지난 1년 동안 적었던 목표들을 얼마나 많이 달성했는지를 확인하곤 한다. 작년에 썼던 목표 중에 하나가 “매일 감사 조건 기록하기”였다. 나름대로 범사의 감사를 해보려는 목표였는데, 이 목표는 형식상으로는 달성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매일 쓰지 않고 지나갔더라도 다음 날에 쓰지 않고 지나쳤던 날의 감사 조건을 모두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6년도에는 어떤 감사 조건들이 있었는지 기록들을 차분히 넘겨보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성경이나 구속사 시리즈를 읽었다고 표시된 날에는 “주일 성수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심에 감사, 예수님의 수치로 모든 죄가 사해지고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심에 감사” 등 신앙과 관련된 감사 조건이 기록된 반면, 성경이나 구속사를 읽었다는 표시가 없는 날에는 “한 주 마무리 잘하게 하심에 감사, 수업 잘 마치게 하심에 감사, 다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게 하심에 감사” 등 사회생활하면서 탈 없이 지낸 것과 관련된 감사 조건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기록된 감사 조건을 놓고 봤을 때, 범사에 감사하기 위해서는 성경이나 구속사 시리즈를 매일 읽어야 쥐어 짜내는 고통(?) 없이 매일 감사 조건을 수월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매일 감사 조건을 기록하다 보면, 너무 바쁘게 지나간 날이나 너무 평범하게 지나간 날은 형식적인 감사를 하거나 창작의 고통을 거친(?) 감사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원인이 바로 2016년도에는 말씀을 묵상하지 못했던 날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17년도 다이어리에는 목표 중에 “매일 감사 조건 기록하기”를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범사의 감사를 위해서는 감사 조건을 찾아 기록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성경이나 구속사를 읽는 것이 낫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2016년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한 해를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한 것은 의심이랑 걱정 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삶에 개입해 주셔서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열매를 맺게 해주신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하나님께서 맺게 해주신 열매에 비해 진심 어린 감사를 많이 못했지만, 나름대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았으니 오늘은 “감사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심에 감사”라고 기록하면서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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