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5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8EwhAAuTcz3p4GaCiCZTTIulE9KWD.jpg




 푸른동산 수련원 청평 호반음악회를 마치고

10월 1일 연주회를 치르는 당일, 아침부터 청평 호반의 물은 더욱 푸른빛을 발했습니다.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청평의 물빛을 쉬지 않고 훔쳐보았습니다. 이 물은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세세토록 흘러왔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지구 안에 있는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이 물은 예수님의 갈릴리 바다를 건넜을 때 만졌던 바로 그 물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 만물이 바로 그분이 직접 창조했다는 생각에 미치자, 청평을 둘러싼 산야와 만물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와 그분의 만유 편재(遍在)를 느끼지 못 했을 때에는 내가 ‘만지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그저 당연히 존재하는 자연물에 불과했습니다. 영화 ‘부활’에서 호민관 ‘클라비우스’는 예수님을 만나고 그의 부활을 직접 목도한 이후, 어느 여관집에서 식사를 친 후 밥값 대신 손가락에서 호민관 인장을 주인에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로부터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다.”
새 생명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연만물을 만드실 때부터, 우리들이 범죄함으로 타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자녀들을 버리지 않겠다면서 일방적으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 언약은 마치 저 물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안 보이는 듯하지만 다시 청평의 호수로 모이듯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타락한 우리들에게 예수님을 속량(贖良) 삼아 이 땅의 자녀들을 구원해주겠다는, 이 한량없고 가없는 은혜가 지금도,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영 죽은 우리들이 하나님을 믿기만 하면 하늘문을 열고 내 아들딸들을 반갑게 맞이해주겠다는 그 은혜를 생각하면 우리들이 어디서 무엇을 해도 감사함이 넘칠 뿐입니다.
 
언약을 실천하기 위해 하나님의 선택한 실천 강령은 구속(救贖)입니다. 내 자녀를 살리기 위해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부모의 심정으로, 하나님은 자신을 인간의 육신으로 덧입혀 스스로 십자가에 달리지 않았습니까. 그 애끓는 자녀사랑의 마음 역시 이 강물처럼 영원히 마르지 않고 지금 여기에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돌아보라. 하나님의 그 마음은 어디에도 임재해 있다.”
이 음악회를 준비하는 저로서는 그저 감사와 찬양만이 나올 뿐입니다.

청평 호반음악회는 단순한 클래식 공연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려도 예배 속에 스며든 하나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각 처소에서 생업에 충실하지만 그 속에도 하나님의 편만함을 느끼지 못한 채 사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 음악회는 하나님의 마음과 애달픔과 사랑이 이 청평의 맑은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는 것처럼 우리 예배와 생활 속 깊은 곳에 언제나 운행하고 있음을,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목소리로 일깨워주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주회 성악곡들의 주요 주제는 ‘님’이었습니다. 산노을, 님이 오시는지, 그리운 마음, 물망초, 무정한 마음, 금단의 노래 등 모든 주제는 ‘님’으로 귀착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편만한 하나님을 이토록 그리워해야 할 일입니다. 청평 호반음악회에 오시어 하나님을 사모하고 그리워하던 모든 출연진과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신 성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연주회지만 사랑으로 후원해주신 이승현 담임목사님과 교회 관계자분들께도 사랑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xQY3LUqBbnPdqgZOcz.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175

#176. 그 책, 거울이 되다 file

예전에는 책은 깨끗하게 읽어야 하는 줄 알았다. 다 읽은 책은 책장 한 곳에 꽂아 두고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한 채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책은 그렇게 기억하는 게 아니었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구석구석 읽는 이의 손때가 묻고 손길...

 
2018-12-22 2567
174

#175.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file

휘선 박아브라함 목사님의 오디오 설교를 듣다가 이 말씀이 나의 뇌리를 스치며 굉장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만년 살면 뭐합니까, 만년 살다 죽을 텐데….’ 사람들은 가장 행복하게 살라고 할 때 ‘천년만년 살아라’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생각...

 
2018-12-08 3295
173

#174. 나도 쓸모가 있다 file

시험 감독을 하러 낯선 학년 낯선 교실에 들어갔다. 분주한 교실을 정돈시키고 시험지를 배부하자 교실은 고요해진다. 교탁에 서서 보면 머리 숙인 까만 머리통들만 보인다. 돌이 굴러 가는지, 머리를 굴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몇 분은 집중된 ...

 
2018-11-24 3400
172

# 173. 표현에 대하여 file

늦은 밤마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 들었던 회 차 중에 흥미로운 미션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미션이었다. 의외로 우리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조차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작된 미션...

 
2018-11-10 2887
171

#172. 가짜 뉴스(Fake News) file

여든을 앞둔 아버지께서는 다양한 내용을 ‘카카오 톡(카톡)’으로 보내신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에 유의~’ 로 시작하는 아침인사와 그림은 기본이다. ‘움짤(움직이는 짤방의 줄임말, 움직이는 그림을 뜻함)’에서 유튜브 동영상까지 그 자료의 ...

 
2018-10-28 7400
170

# 171.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file

- 본 글은, 원어해석, 영해, 신학적 분석이 절대 아니며, 개인적인 에세이임을 밝힙니다 - 원로목사님께서 평소 설교 중,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5-39)'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시곤 ...

 
2018-10-13 1418
169

# 170. 북한에 대한 생각 file

대통령 탄핵된 시기부터였을까, 나라에 대한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

 
2018-10-06 1423
168

#169. 선교(宣敎, mission) file

선교(宣敎, mission) : 종교를 선전하여 널리 폄 '전도'와 비슷한 의미로, 주로 전도는 같은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이지만, 선교는 다른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올해만큼 이 '선교'라는...

 
2018-09-22 1461
167

#168. 信者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file

사도바울은 내적투쟁에 대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입니다. 로마서 7장을 통해 믿는 자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고 로마서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

 
2018-09-17 1598
166

#167. The Judas Tree file

가룟 유다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제자로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목매어 자살한 제자. 성경은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몸이 곤두박질하여 창자가 터져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길 유다가 나무에 목...

 
2018-09-01 2335
165

#166. 신앙의 피드백 file

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

 
2018-08-25 1213
164

#165. 방법의 차이, 고난 혹은 축복 file

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

 
2018-07-28 1293
163

#164. 먹고 사는 문제 file

다행히 사오정(45세 정년)은 넘겼지만, 오륙도(56세에 현역이면 도둑놈) 고개는 무사히 넘어갈지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다니고 있지만,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더 그렇다. 정년보장 철밥통, 강성노조가 근로자편에서 투쟁하는 회사, 처우는 좋...

 
2018-07-21 1218
162

#163. 추가시간 6분까지 ‘전력 믿음!’ file

‘역시 끝까지 가봐야 아는구나!’ 입을 벌리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27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이 피파랭킹 1위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했던 그 때 말이다. 전반전에 실점하지 않은 것도 대단히 큰 성과라 생각했다. 독일에 승리할 확률 5%, ...

 
2018-07-07 1250
161

#162. '인내(忍耐)'를 가르칩시다. file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교사더러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배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들이 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

 
2018-07-02 1180
160

#161.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file

“너는 성경이 왜 좋니?” 뜬금없는 질문에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머뭇 얼버무리며 상황을 넘겼습니다. ‘도대체 성경이 왜 좋으냐?’는 오래전 그 날 뜬금없었던 그 질문은 여태껏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따라서 확신을 ...

 
2018-06-23 1367
159

#160. 말씀하시는 하나님 file

엄마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40여년이 됐습니다. 그냥 엄마 손에 이끌려 아무 생각 없이 어디 가나보다 하던 시절이 있었고, 교회가라는 엄마의 말이 그냥 싫어서 일부러 교회 안갈 건수를 만들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닌 연...

 
2018-06-09 1374
158

#159. 천천만만 당신의 매력 file

참 이상한 사람이다. 당신은 한 명인데 당신에게 매료된 사람이 천천만만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본 사람도 당신의 글만 읽은 사람도 당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모두 당신에게 매료된다. 당신의 외모는 접근하기 쉬운 인상도 아니었고, 당신의 목소...

 
2018-05-26 1699
157

#158.염려가 위로가 되고 file

‘파라칼레오’는 히브리어로 ‘위로’라는 단어이다, ‘곁에서 이름을 부르다’라는 뜻이고,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위로를 해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 문득, ‘위로’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졌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

 
2018-05-12 1542
156

#157. 갑(甲)질의 역사 file

“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8-04-28 1206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