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5




essay131.jpg




얼떨결에 등록하게 된 수영. 교역자에겐 사명이 생명인지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없던 차에 누군가 수영을 권했다. 첫 시간부터 ‘와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감탄을 했다. 일단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게 즐겁고, 물에서 노는 것 같이 하는데도 전신운동 효과가 탁월하다니 금상첨화!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물에 담그고 있으면 행복하기까지 하다. ‘사람은 물(양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과 친하게 되어있다지. 게다가 신체의 구성 성분도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으니 편안한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이거 정말 힐링이 되는데.....’  이렇게 나의 ‘수영 배우기 일상’은 하루하루 즐겁게 지나갔다. 
 


물에 뜨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제일 먼저 배우는 영법이 자유형이다. 얼굴을 물속에 넣고 발차기를 하며 팔 젓기를 해본다. 그리고 얼굴을 한쪽으로 돌려 ‘음~~파, 음~~파’


숨쉬기를 한다. 달리기할 때와는 정반대로 코로 숨을 내뱉고 입으로 들이 마시라 한다. 
‘어푸푸!!!’ 숨을 쉴 때마다 입으로 찝찝한 수영장 물이 연거푸 들어왔다. 그래서 숨을 참고 가자니 마음이 급해져 손발을 더 바쁘게 움직였다. 그럼 숨이 더 가빠져서 멀리 못 가고 중간에 꼭 일어나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분명히 가르쳐 준대로 한 것 같은데 잘 안 된다.



물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 제대로 숨을 못 쉬니 가슴도 뻐근하고 머리까지 아플 지경이다.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손이고 발이고 박자가 다 깨진다. 이게 다 ‘숨쉬기’ 때문이다. 수영을 배운지 벌써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숨을 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언제까지 헉헉대며 어거지로 해야 될까? 사실 ‘호흡’이라고 하면 우린 당연히 자동적으로 하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말이다.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삥~하고 감이 잡히는 순간이 올 겁니다” 코치가 하는 말이다.
숨쉬기는 이렇게 연습이 필요한 것일까?



문득 기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기도는 ‘영적 호흡’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기도도 하기가 힘든 거구나. 내게 기도는 힘든 노동과도 같았다. 매번 아등바등하는 모양이 마치 수영할 때 호흡이 딸려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와 어찌 그리 닮았는지. 오래 버티지를 못하고 중간에 멈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기도가 나에게 자유로운 영혼의 숨쉬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코치의 말을 다시 떠올려본다. 중요한건 이론이 아니라 연습이란다. 연습밖에 없다! 방법과 요령을 아무리 듣고 배운다 해도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도도 분명히 ‘삥’하는 순간이 오겠지. 5분도 못 버티고 무릎 꿇은 다리가 저려오고, 들어 올린 두 팔이 아파서 슬그머니 내리고... 처음엔 이렇게 억지로 하던 것이 10분이 30분이 되고, 1시간 이상을 지칠 줄 모르고 기도에 빠져들 때가 언젠가 오겠지.  
그 '삥~'하는 순간이 오길 기대하면서 오늘도 연습합니다. 자유로운 숨쉬기가 될 때까지’~




에세이소개_27_정유진전도사.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135

#136. 내가 여기에 서있는 이유 _ 하찬영 file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우연히 저는 ‘위플래시’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라 틀어놓고 있다가 결국에는 끝까지 보고야 말았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지금 뚜렷이 기억나지는 않지만(아무래도 이제는 그...

 
2017-12-01 386
134

#135. 담백한 마무리 _ 김진영 file

차가운 바람 속에서 2017년도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점차 가까워짐을 인지하게 된다.‘올해는 정말 다르다’라는 결심과 승리의 수 ‘17’이라는 설렘을 갖고 세웠던 2017년도 신년 목표를 펼쳐 보니 새삼스럽게 다시 하나님의 은혜와 간...

 
2017-10-30 647
133

#134.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_ 강명선 file

우리 아빠는 참 복도 많다. 아내를 잘 만났다. 별로 잘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엄마는 아빠를 끔찍이도 챙긴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고생만 한 것 같은데 환갑이 지난 지금도 아빠 곁에 있다. 옆에 꼭 붙어있다. 7남...

 
2017-10-27 518
132

#133. 나를 살게 하는 것 _ 박남선 file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눈을 뜬 이후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밀물처럼 우리의 뇌리와 마음에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는 것, 어떤 부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눈을 감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바로 근심과 걱정이다. 먼지보다 자그마한...

 
2017-10-20 621
131

#132. 다음주에 또 보자 _ 이장식 file

어느덧 하늘은 높아지고 시원해진 가을바람이 분다. 그루터기 쉼터 앞 벤치에 앉아 문득 파란 가을 하늘을 보고 있자니 눈길을 끄는 감나무가 있었다. 감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올해도 꽃이 피더니 이렇게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구나. 그 과...

 
2017-10-10 542
»

# 131. 수영을 통해 깨달은 영혼의 숨쉬기 file

얼떨결에 등록하게 된 수영. 교역자에겐 사명이 생명인지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없던 차에 누군가 수영을 권했다. 첫 시간부터 ‘와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감탄을 했다. 일단 뭔가 새로운...

 
2017-10-10 734
129

#130. 바라봄의 기쁨 _ 서재원 file

우리는 살아가면서 눈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화려함, 때로는 소박함, 그리고 보는 것으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눈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기관 중 하나 입니다. 하루라도 눈을 뜰 수 없다...

 
2017-10-10 374
128

#12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 _ 김영호 file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익숙한 향기를 맡았습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옛날 시골집의 향기였습니다. 초등학교 방학 때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내려가서 한 달 내내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빌라와 ...

 
2017-09-19 465
127

#128.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합니다 _ 홍명진 file

일본의 소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코끼리 공장의 해피앤드] 1995년판이 집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렇다 못해 아주 진한 갈색 페이지들과 광택은 이미 온데간데없는 탁한 표지였다. 책을 펼치면 딱 '오래된' 종...

 
2017-09-11 530
126

#127. 인생 2막을 시작하며 file

2017년, 어느덧 입추와 처서를 맞이하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다. 올 해 벌써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헉! 하고 놀랄만한 사건은 바로 곧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어린것...

 
2017-08-30 454
125

#126. 고등부 교사 총무를 마치며 file

지난 8월 13일에 고등부 교사 총회가 열렸다. 1년 임기의 새로운 교사 총무를 선출하였다. 고등부는 고3 이전에 학생 임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수험생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교사 총무의 임기도 학생의 그것과 주기를 같이 한다. 임기를 마치면서 그 동...

 
2017-08-30 558
124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69
123

#124.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_ 정유진 file

‘나비효과’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비효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무한대의 ...

 
2017-08-12 116293
122

#123. 10년 _ 이승옥 file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 났다. 새 휴대폰으로 바로 교체 후 앱에 싸이월드가 있는 것이 보인다. ‘어라? 이거 아직도 있네….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이거던가…, 어 맞네!’ 싸이월드 접속 후 그곳에서 나는 10년 전 그대로 간직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

 
2017-08-12 604
121

#122. 학교에서 배운 한 가지 _ 하찬영 file

그랬던 것이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소위 말하는 미대 다닌 남자였다(이대 아니고 미대라고 그는 또 아재개그를 날렸다). 그는 그런 그의 타이틀이 나름 있어보인다며 은근히 만족해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디자인 전공에 대해 웬만하면 말하지 않으...

 
2017-08-09 415
120

#121. 기대와 실행 _ 김진영 file

어느덧 2017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2017년도라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은 끝나고, 하프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183일째인 7월 2일도 지났으니, 이제는 후반전만 남은 것이다. 부모를 통해 평강제일교회에 다니게 되고...

 
2017-07-12 516
119

#120. 아직도 꿈이 뭐냐고 묻는 당신에게 _ 강명선 file

최근 들어 가장 당황했던 순간이었다. 남편이 나에게 너는 꿈이 뭐냐고 물었다. 20대 초반에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기간이 20년이 넘은 시점에 그런 질문을 하다니. 그는 내 꿈이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새로운 꿈을 자랑...

 
2017-07-05 535
118

#119. 거절 감정 _ 박남선 file

8개월 이상 준비한 프로젝트가 결국 상사로부터 최종 반려를 당하였다. 그리고 그 이후 생겨난 실망감으로, 그와 유사한 프로젝트라면 도전하고 싶지 않았다. 오랜 시간 짝사랑하던 이성 친구에게 고백을 했지만, 그 결과 이성 친구까지 잃어...

 
2017-07-05 815
117

#118. 이 시대의 주인공 _ 이장식 file

6월은 현충일과 6. 25 한국전쟁, 6. 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달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호국보훈의 달이다. 고등부 한소리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

 
2017-07-05 474
116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780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