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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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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글이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잘 도 한다. 내 생각 내 삶의 단상을 기록하는 나의 카카오 스토리에는 쉽게 쓰여진 글들이 많다. 문득 나타난 한 풍경 앞에 시간을 정지 시키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써 내려간다.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듯 정면으로 똑바로 바라보고 쓴다. 그 자리에서 쓰지 못하는 때도 있지만 글을 쓰는 순간은 그 장면이 눈앞에 그려진다. 이런 글쓰기는 쉽다. 그런데 쉽지 않은 글쓰기도 있다. 그래서 이 에세이를 쓴다.

 

인생은 그까이거 대충 살면 된다는데

글이 이렇게 어렵게 쓰인다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그까이거 때문에 컴퓨터 스크린에 빨간 줄이 그어지는 것도 재미없는 일이다. )

 

내 생각을 기술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누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시대니까. 그러나 이 자유가 실은 엄청난 축복이라면? 구속사를 공부하다 보면 내가 누구의 딸인가 보다 내가 언제 태어났는가를 주목하게 되는데, 내가 만약 1910년에서 1945년 사이에 태어났으면 나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할 수 없었던 거다. 또 내가 지금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구속사 말씀을 동시대에 받는 복을 누리지 못 했을 거다. 이 큰 출생의 축복을 이제야 깨닫다니...

 

에세이 맨 앞에 인용한 글은 다들 알겠지만,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인 시의 일부분이다. 이 시의 배경을 나는 고등학교 수업시간이 아닌, 윤동주의 삶을 영화로 만든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게 되었다.

 

조선에서 '서시'를 남기고 일본으로 떠난 윤동주는 19424월 도쿄 릿쿄대학 영문과에 입학해 얼마 지나지 않은 6'쉽게 쓰여진 시'를 썼다. 이 감독은 "윤동주는 조선어 금지 정책이 시행되던 와중에도 한글로 시를 썼다. 그 때 윤동주가 쓴 것이 '쉽게 쓰여진 시'. 그 때 마음이 얼마나 두려웠을 지 생각해봤나"라며 '시가 쉽게 쓰여진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 그대로를 '엄청난 스펙터클'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 엑스포츠 뉴스 ]

 

건물이 무너지고 폭발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나에게도 신선한 스펙터클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바로 식사기도 장면이었다. 영화의 시작에 할아버지 아버지 윤동주까지 삼대가 모두 모여 식사를 하면서 천지의 주재이신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는 장면, 일본에서 위태로운 상황을 맞은 순간에도 하나님께 차분히 식사 기도를 하는 장면은 나에게 엄청난 진동을 남겼다. 근래 어떤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도 식사기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에 기독교인이 적지 않음에도 마치 지우개로 지운 듯 등장하지 않는다. 얼마나 보기 힘든 장면이었으면, 내가 참평안지 에서 인터뷰했던 한 여배우는 사회에서 만난 평강의 아들과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그의 식사기도 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식기도 잘하면 지혜롭고 예쁜 배우자 얻는다고 당당하게 말해준다.)

영화 동주에서 배우 강하늘이 윤동주 역을 연기한다. 이런 감독, 이런 배우를 준비해두신 하나님께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구속사의 이야기도 이런 감독과 배우들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야기가 왜 윤동주로 시작해서 윤동주로 끝나려 하는지 모르겠다. 쓰고 싶었던 것은 이게 아닌데 말이다. 이제 정신을 차려 목적지로 가보자.

 

윤동주가 목숨을 걸고 쓴 시, 쉽게 씌여진 시.

박윤식 목사님이 목숨을 걸고 쓴 글, 구속사 시리즈

 

모리아 계단만 올라도 숨이 넘어가는 내가 지리산 기도처에 올랐다. 당시 그곳이 너무 궁금해서 참평안지 취재하러 간다고 따라갔다. 진짜로 이런 곳이 있구나. 나는 누구처럼 펑펑 울지도 않았다. 마치 예수님의 못 자국을 만져 보고야 인정한 도마처럼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이 생명을 걸고 생명을 잉태한 곳이라고 누군가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깨달음을 올라본 자만이 안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그런데 아니었다. 지난달 박윤식 목사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한 목사님을 인터뷰했다. 에스라처럼 골방에 틀어박혀 오직 구속사 시리즈 책을 읽으며 저자를 만났다. 나는 그가 전하는 저자에 대해 들으며 놀라기를 반복하다 결국 이렇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아셨어요?

 

그분은 36개월 7일을 하나님께 바치고 지리산 토굴에서 2를 얻었어요. 바로 신약과 구약입니다. 저자가 가진 성경에 대한 사모함, 아니 그 이상의 감정을 저는 한()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은 원망이나 사모함보다 더 진한 것입니다. 사모함은 포기할 수 있지만, 눈에 흙이 들어가도 포기할 수 없는 절절히 사무친 한()을 저는 구속사 시리즈 책에서 발견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에게 생명 주시기 위해 우리에게 한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자에게도 그런 사랑의 한이 있어요. 36개월 7일을 고독한 지리산 귀신들의 총공격을 생각해보세요.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올 인했어요. 그 때문에 교회가 성장해도 골프, 고급차, 마음에 칼이 박혀서 할 수가 없으셨어요. [참평안 20165월호 - 구속사를 연구하는 목사님 ]

 

내가 윤동주와 동시대를 살지 않았지만 그 28살 청년의 시가 남아서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지금도 울리는 것처럼, 이제 박윤식 목사님과의 동시대는 끝났지만 그분의 책은 앞으로 열방에서 달려올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구속사 책을 전하면 그 책이 전도한다고 하셨는데 말씀한 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글은 참 신기하다. 조용히 사람을 부른다. 크게 외치지 않아도 조용히 글을 통해 만나고 대화한다. 그러니 이런 글쓰기가 쉽게 쓰여 진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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