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간 열지 않음

글 수 188
등록일

2017.05.29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IjcAvk3YxZHmni5gOM.jpg



세잔(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은 정물에 관한 심오한 관찰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구, 원기둥, 원뿔로 이루어졌다고 말하여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칸딘스키(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화가)는 따뜻한 추상을, 몬드리안(추상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네덜란드 화가)은 차가운 추상을 완성시킴으로써 추상화의 이론을 정립하였다. 마티스(프랑스 출신의 색채 화가)는 관능적인 색의 세계를, 피카소(스페인 출신의 입체파 화가)는 큐비즘을 발전시켰고 뒤샹(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프랑스의 혁명적인 미술가)은 변기로 현대미술을 뒤바꿔놓았다. 후에 마티스는 시력이 나빠져서 그림 대신 콜라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드가(근대적 감각을 표현한 프랑스 화가) 또한 시력이 나빠져 청동 조각 작업을 해나가면서까지 작품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미술을 하면서 이들과 같은 업적을 남겨야지.” “작가가 되어야지.”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한다면 안타깝지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 내가 예술고등학교에 가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다른 친구들처럼 대학 때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정말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작가가 되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단순하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좀 더 배우기 위해 입학을 꿈꿨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입학 후 초반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화가가 돼라.”라는 말이었다. 물론 1학년 전체에게 한 선생님이 계속 얘기한 것이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좀 듣기 불편했다. 지금 당장 30분 뒤에 내가 뭘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내일 일어날 일, 일주일 뒤 일어날 일, 한 달 뒤, 1년 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지 모르고 내가 어떤 전공을 결정할지도 모르고 누구를 만나며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는데 뜬금없이 화가라니... 생각도 경험도 아직 부족한 나로서는 굉장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나름 가치 있는 고민을 한 것 같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종이에 비유하자면 나름 뭔가를 그려보겠다고 일단 연필선을 막 긋긴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형태가 남아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대략적인 윤곽만 잡혀있고 형태는 없는 그런 상태.

 

나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그림을 형태를 완성하는 과정이라는 말로 설명하신다. 초반에 스케치를 다 뜨고 들어가도 그것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형태를 보고 고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지금 윤곽만 대략 잡혀있는 상태라 해도, 완성될 그림은 전혀 다른 형태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살면서 어느 날은 그림이 정말 그리기 싫을 때가 있다가도 어느 날은 또 너무 좋아서 그림에 몰입하는 순간도 있다. 애정 없는 하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느 날은 또 사랑으로 가득 차서 기분 좋은 하루가 있을 수도 있다. 살면서 열정이 없냐고 꾸짖음을 받을 수도 있고, 이 사람은 이 나이 때 이 정도의 실력을, 생각을 했는데 너는 왜 그렇지 못하냐는 말도 들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늘 세상에서 비교당하고 실력으로 부족하단 소리를 듣는 순간에 하나님을 떠올리면, 갑자기 하나님이 라는 작품을 진행 중인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은 아직 나의 형태를 완성 짓지 않으셨고 라는 작품이 진행 중임을, 그리고 애정이 있기에 여전히 진행 중이심을 깨달으면 그래 아무렴 어때라고 생각하고 다시 기운을 내게 된다. 때로는 나의 그림은 어떨까, 나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한 적이 있지만, 하나님이 완성시킬 나의 모습을 나는 어떻게 해도 알 수 없기에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계획이 있고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위대한 창조가 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완성시킬 내 모습을 기대하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8U3saQ3UEG6nAvxCTgPxLar7afE3FowC.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128

#02. 비상식과 상식의 경계: 그 매력적 오답의 치명적 유혹 _ 송현석 file

비상식과 상식의 경계 -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셨나요? “합리적 의사 결정, 민주적 절차,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학문적 근거 제시, ... ” 말은 한참 어려워도 결국은 우리네 삶의 기준이 되고 많은 학문적 접근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개념들이다. 이...

 
127

#09. 게으른 파수꾼, 추억의 발걸음을 걷다 _ 송인호 file

길을 나서볼 때입니다. 어느덧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이 모이고, 시간이 되었습니다. 충전이 잘 된 LED 랜턴과 손에 달라붙는 알루미늄 방망이 하나를 집어 들고 말입니다. 첫 행선지는 내 맘대로 정한 순서대로 예전 회계실 건물입니다. 손전등을 비춰가며 ...

 
126

#109. 네 아이의 엄마 _ 이승옥 file

저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이 한 문장만 읽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머머, 힘들겠다.’ ‘어떻게 키운데?’ ‘지금은 힘들어도 크고 나면 좋아.’ 그리고 위에 딸이 셋이고 막내가 아들이다 보니, 또 이렇게...

 
125

[참평안] 감사의 공장을 크게 차린 고딩들의 감사 찾기 이야기

감사의 공장을 크게 차린 고딩들의 감사 찾기 이야기 “감사의 공장을 차리자!” 연초 우리 평강의 식구들은 이 같은 다짐으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난 현재, 이 다짐을 얼마나 잘 지키셨나요? 정말 뜻밖의 기관에서 감사의 공장이 활...

 
124

#156. 이길 밖에는 대안이 없어요? file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가 심심치 않게 주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니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몽롱한 정신을 각성시키기 위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선택이고, 종합 검진을 받고, 아찔한 숫자들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자, 운...

 
123

#16. 우리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을까 _ 맹지애 file

시대가 변했습니다. 아이들은 가슴 뛰는 꿈을 꾸고 어른들은 그 꿈을 응원하던, 말 그대로 ‘꿈’만 같던 시기가 흘러가버렸습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업을 얻고, 좋은 직업을 얻어야 편...

 
122

[참평안_에세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아버지 - 인도네시아 성도들의 평강 연수원 투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아버지 인도네시아 성도들의 평강 연수원 투어 여느 때와 같이 주일 2부 예배를 드리러 모리아 성전에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누군가 나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뒤돌아보니 유근영 전도사님께서 나를 부...

 
121

#151. 감사와 사명 file

사명使命, 부릴 사使 목숨 명命, 국어사전에서는 '맡겨진 임무'라는 뜻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왜 이 땅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과 존재 이유를 설명 할 수 있는 단어인 셈입니다. 아마도 이 사명이 가장 중요시되는 직업은 ...

 
120

#64. 쉽게 쓰여진 글 _ 강명선 file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글이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잘 도 한다. 내 생각 내 삶의 단상을 기록하는 나의 카카오 스토리에는 쉽게 쓰여진 글들이 많다. 문득 나타난 한 풍경 앞에 시간을 정지 시키...

 
119

#14. 뒤에서 들리는 스승의 목소리 _ 홍봉준 file

5월은 일 년 중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다. 어린이로부터 시작해서 부모와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사람의 성장과 가르침에 관련된 날들이다. 그중에서 스승의 날은 그 의미와 가치가 많이 퇴색했지만, 그래도 스승은 변치 않는 우리 ...

 
118

#13. 불멸 _ 최주영 file

5월입니다. 영어 이름인 ‘May’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부의 수호신, 봄과 성장의 신, 모든 식물의 성장을 담당하는 여신 마이아(Maia)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피천득은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고 했습니다. 괴...

 
117

#05. 사순절을 지키는 두 가지 모습 _ 홍봉준 file

사순절 기간이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40일 금식을 기념하기 위해 니케아 공의회(A.D. 325)에서 결정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동방교회에서는 해가 진 다음에 한 끼 식사만 허용하고 육식은 물론 생선과 달걀도 40일 내내 금할 정도로 엄격하게 지킨 반면에 서...

 
116

#53.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하는 남아있는 자, 하나님의 기쁨 _ 박다애 file

2016년도 주일4부예배가 청년연합찬양집회로 시작되었다. 청년 기관에서 각각 찬양의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샤론찬양선교단(외치는 자의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

 
115

#74. 공짜는 없다 _ 지근욱 file

몇달전 중국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공항에서 로밍 서비스와 데이터 사용 서비스도 문의했다. 중국에서도 개인적, 업무적으로 활용하는 카톡을 계속 사용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데이터 무한 사용 기준으로 하루에 1만원, 5일이면 5만원이라는 설명이다...

 
114

[참평안_인터뷰] 극소수의 사람들 - 류선영 미(美) 육군 중령의 대령 진급식

극소수의 사람들 류선영 미(美) 육군 중령의 대령 진급식 48만 명 중 3,000명, 0.6%. 현재 미국 육군 중 대령의 숫자이다. 이 중에서 여군에, 아시아계의 숫자로는 50명이 못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략 10,000분의 1이다. 한국계는 남녀 통틀어 현...

 
113

[참평안_인터뷰] “구속사 시리즈 전파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_게리 챔벌린 국제 CLC 신임 대표 file

“구속사 시리즈 전파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 게리 챔벌린 국제 CLC 신임 대표 세계적인 기독교 도서 출판, 보급 기구인 기독교문서선교회(Christian Literature Crusade, 이하 ‘CLC’)의 신임 국제 대표로 게리 챔벌린(Gary Chamberlin)이 지난 10월 29일 선...

 
112

[참평안_인터뷰] 부산 은혜교회 성도들의 여주 하계 대성회

부산 은혜교회 성도들의 여주 하계 대성회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평강 성도들의 ‘초막절’인 2023년 하계 대성회. 국내와 해외의 형제교회 성도들이 여주 평강제일연수원에 모인 가운데, 부산 은혜교회(담임 유화창 목사)에서는 출석인원 200여 명의 성도 중 ...

 
111

#12. 타인의 고통에 한 걸음 다가서기 _ 홍미례 file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완전한 이해는 없고 따라서 완전한 사랑도 불가능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에는 직접, 간접적 체험이 가장 효과적이겠지요. 이를테면 타인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의 통...

 
110

#120. 아직도 꿈이 뭐냐고 묻는 당신에게 _ 강명선 file

최근 들어 가장 당황했던 순간이었다. 남편이 나에게 너는 꿈이 뭐냐고 물었다. 20대 초반에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기간이 20년이 넘은 시점에 그런 질문을 하다니. 그는 내 꿈이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새로운 꿈을 자랑...

 
109

#133. 나를 살게 하는 것 _ 박남선 file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눈을 뜬 이후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밀물처럼 우리의 뇌리와 마음에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는 것, 어떤 부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눈을 감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바로 근심과 걱정이다. 먼지보다 자그마한...

 
08345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