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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에 회복된 1부 예배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

 

 

2025년 4월 20일 부활절, 마침내 1부 예배가 재개되었다. 근 20개월 만이다. 코로나 사태로 일시 멈추었다가 회복되었으나 교회의 사정으로 다시 중단됐었다. 

주일 출근을 해야 해서, 지방으로 해외로 출장을 떠나야 해서, 병 간호를 위해, 피치 못할 집안의 대소사 때문에 2부 예배를 드리지 못하거나 아예 주일을 성수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무엇보다 온전한 주일 성수를 위해 1부~4부까지 예배를 모두 드려온 성도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날 1부 예배가 없었다면 올해 부활절 예배를 못 드릴 뻔했던 H 장로는 최대의 수혜자였다. 밝은 얼굴로 예배당을 나서며 “저를 위해 준비된 예배였던 것 같다”라고 했다.

교회로서는 ‘예배의 형식’을 갖추는 것이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예를 들어 ‘성가대’만 해도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 1부 예배 글로리아 성가대가 연습을 오전 6시 반에 시작하므로 멀리 사는 성도들은 4시 반~5시에 출발해야 한다. 자녀 양육과 가정 및 아이 돌봄에서 해방되는 연령대가 아니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간 글로리아 성가대가 60대 중후반 ~ 70대가 주력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교회를 떠나간 인력 가운데 글로리아 대원이 많았던지라 오랜 공백 끝의 ‘재건’은 더욱 쉽지 않았다.

1부 글로리아 성가대 담당 교역자인 박혜란 선교사의 이야기다.
“1부 예배 성가대는 보통 열심이나 충성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죠. 예배가 회복된다는 건 각자 신앙의 회복이고 말씀의 회복이며 결국 교회의 회복이라는 의미가 있죠. 예배가 열리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리아 대원분들은 지난해 주 1회 모여서 연습하고 예배 회복을 위해 계속적으로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솔미 지휘자님이 수고가 많았죠. 발성 연습도 기본기부터 가르치고 뱃심에서부터 복식호흡이 나와서 소리가 풍성해질 수 있도록 피차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솔미 지휘자는 처음부터 타협할 생각이 없었던 듯했다. 스스로 성가대원으로는 자질이 없다는 확신을 가졌음에도 ‘자리는 지키겠다’라고 나선 노년의 성도들에게 ‘소리’를 장착시키겠다는 열의가 확고했다. 1대1 레슨을 강행하면서 소리를 끌어내기를 수개월, 오전 7시 30분에 울려 퍼진 글로리아 성가대의 소리는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잘하는 분들 따라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열심’만큼은 누구도 지지 않으니까요.”

권사회는 봉헌 위원을, 안수집사회는 안내 위원을, 여기에 오케스트라까지 예배를 위해 세팅되었다. 이날 1부 예배를 위한 준비는 특심에 특심이 더해진 것이었다. 앙상블은 바이올린, 비올라, 호른 등 딱 3명이었다. 악기마다 소프라노, 앨토 등 각 파트를 맡아서 연주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라도 금방 표가 나기 마련. 그 어느 때보다 긴장했다고 한다. 비올라를 연주한 정태민(고3) 군과 호른 연주자와는 부자지간. 이틀 전 악보를 받고 아빠의 혹독한 레슨을 거쳐 그 자리에 섰다는데 성도석 맨 앞에 청중 역할을 맡은 엄마(임기영 권사)는 엄청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누군가 그랬다. ‘예배는 종합예술’이라고.

1997년부터 글로리아 성가대 자리를 지켜온 임동자 권사(79세)에게 이 예배는 특별한 감동일 수밖에 없었다. 글로리아 성가대가 주일 6시 반부터 한 시간, 목요 예배 마친 직후 한 시간 이상 연습을 하기 때문에 지하철 오류동역에 몇몇이 모여 있으면 차로 픽업해서 여호사밧 성전까지 왔다갔다 해 온 덕분에 ‘셔틀버스’로 불리던 그였다.

“1부 성가대원들은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어요. 뒤뚱뒤뚱 걸으면서도 연습이든 예배든 빠지지 않고 오시는 분들이에요. 여호사밧까지 오르는 언덕길은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어서 ‘깔딱고개’라고 했지요. 헉헉거리며 오르지만 그나마도 건강이 허락하니 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할 뿐이죠. 예전에는 더 꼭대기에 있는 성빈관까지도 올라갔었는데요. 연습실이 없어서 글로리아 대원들은 여기저기 옮겨 다녔거든요. 성가대원이 노래를 잘해야 되는데 나이들이 많다 보니 우리가 들어도 ‘닭 우는 소리’ 같을 때가 많죠.(웃음) 지휘자들이 고생 많으셨죠.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사람들한테 발성 연습부터 한 사람 한 사람 복식 호흡까지 시켰으니까요.

우리 나이에 교회에서나 세상에서나 누가 써줍니까. 자격없는 사람을 성가대 반열에 세워 주신 것만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음악성도 없고 잘 못하지만 아버지의 열심으로 부르는 그 찬양을 흠향하신다고 생각해요.”

이날 유종훈 목사는 ‘부활의 신앙과 축복(고전 15:20-28)’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1부 예배는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저 때가 되어서 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고, 그 허락이 있었을지라도 우리가 감당할 수 없으면 드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아침 여호사밧 성전을 향하여 오르던 중, “저기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니 “죄송하지만 올라가는데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낯익은 얼굴이지만, 제대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종종 보행 보조기를 의지해 오가시던 그 분. 참 목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1,000일 작정 기도를 하고 2006년도에 처음 오류동에 발을 내디딘 안정임 권사(67세)이다. 아현동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는데 1부 예배 장소인 여호사밧 성전까지는 언덕이라 위험해서 보행 보조기를 밑에 보관하고 올라간다고 했다. 부축해 올라가면서 물었다. “힘드신데 어떻게 1부까지 오실 생각을 하셨어요?” “아버지가 오라고 부르셨으니 왔죠.” 

1부 예배의 부활을 가장 즐거워하는 성도 가운데 하나였다.

 

취재, 글_권오연 기자

 

  • 2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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