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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업계가 비상이라고 한다.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통상 일 년 중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짐에 따라 TV 홈쇼핑은 건강식품의 방송 편성을 줄였고 소비자의 불신이 백수오를 넘어 다른 건강식품으로 번지는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5월 특수는커녕 오뉴월 한파를 걱정해야 할 형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다이어트 제품 만은 꾸준한 판매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등극한 한 제품의 경우 이번 시즌에만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이론대로라면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이 제품을 구입한 수많은 소비자들은 지금쯤 많이 날씬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

다이어트 제품은 건강식품 중에서 효능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클 터인데 매년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다이어트 제품을 구매하는 배경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소비 심리가 깔려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하여 역시나 실망하더라도 그다음 해에 작년과는 다른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그래, 이번에는 혹시나”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지갑을 다시 여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런 제품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목적과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삼십 대 중반부터 계속 먹어온 혈압약을 끊어보겠다는 목적으로 2년 전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하루 두 알씩 먹던 약은 한 알로 줄일 수 있었고 그나마 남은 한 알마저도 완전히 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요즘도 틈틈이 헬스장을 찾는다.

처음 트레이너와 상담을 한 자리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과 헬스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었는데 예상 밖의 답변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몸에 좋은 것을 잘 챙겨 드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몸에 해로운 음식을 끊어야 합니다” 면서 내가 주로 먹는 음식들을 모두 적어보라고 했다. 그 리스트에서 되도록 피해야 할 음식들을 지적해 주었는데, 이를 통해 내 식단이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트레이너가 권장한 건강한 식단을 지금도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결과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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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우리의 영적 식단은 얼마나 건강한지 식단을 짜듯이 꼼꼼히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성경과 구속사 말씀을 일용한 양식으로써 얼마나 충분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취하고 있는지, 혹시나 영적 건강에 유해한 세속적인 것들은 잘 통제되고 있는지 말이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과 실제 식단을 짜듯이 적어 내려가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나 역시도 영적 식단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부실하고 균형이 어긋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을 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때를 회상해 보면 침대 머리맡에는 항상 성경책이 있었다. 졸음을 참으며 성경책을 읽다 보니 중고등학생 시절 같은 구절을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어느새 그 자리에는 성경책 대신 스마트폰이 놓여 있다.

일단 이것부터 치우는 것을 시작으로 식단을 다시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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