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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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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나와 관계를 맺게 된 상대가 얼마나 인격적이고 참된 사람인가보다는 연봉이 얼마며 보유 재산은 어느 정도인가를 따지는 가치관인 셈인데 사용하는 데 가치를 두었던 사용가치를 교환가치가 '배반을 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기준이 몹시 합리적이며 합당해 보입니다. 또 현명해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매우 유익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교환가치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불을 보듯이 뻔합니다. 마치 물과 다이아몬드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당장 목이 타오르지 않는다고 다이아몬드를 택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슬슬 목이 마르기 시작할 때 물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아, 나에게는 산더미 같은 다이아몬드가 있었지. 그걸로 물을 사겠어. 그러나 이미 물은 없습니다. 모든 물은 산더미 같은 다이아몬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정 그렇게 목이 탄다면 다이아몬드라도 갈아먹어야 합니다.

가치란, 정하는 자의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물이냐, 다이아몬드냐 하는 식의 이런 비유는 극단적이고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가치의 기준이 있으며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판단합니다. 가치의 기준에 따라 삶의 중심과 형태와 수준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예술적인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살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물질에, 어떤 사람은 자기의 신념에 가치를 두고 살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가치관을 끝까지 밀고 가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여러 번 바뀌는 사람도 있는데 또한 이것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겠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겉돌았습니다. 풀어가려고 하는 이야기의 중점은 하나님은 나의, 우리의 무엇을 보시는가,입니다. 내가 아는 나의 가치가 너무나 보잘 것 없는데 내 속에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시고 의미를 부여해 주시는가 말입니다. 그래서 가끔 물을 때가 있습니다. 정면으로 마주친 상황에 대해 때로는 신경질을 잔뜩 담아서, 때로는 저 밑까지 내려가 널브러진 자세로 묻습니다. 하나님, 왜 꼭 나예요?라고. 하나님은 침묵하시기도 하시고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도 하시고 곧바로 응답을 주시기도 하십니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하나님의 응답은 이런 것 같습니다. 너여서, 너라서. 믿음으로 붙잡자면 그렇습니다.

모든 일,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섭리대로 정해집니다. 작정 가운데 될 일은 반드시 되고 될 사람은 기어이 되고 마는 이런 과정들, 모두 하나님께서 각자 그 중심에 심어 놓으신 특별한 때에 쓰시고자 하시는 가치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신앙의 노정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이 잠시 아프고 고통스럽다 해도 아버지께서 직접 행하시고 성취하시는 줄 믿고 순종한다면 우리가 맡은 하나님의 일은 어떤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가치 중의 가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버지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 가운데 우리가 행하는 일은 불멸의 가치로 기록됨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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