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5
등록일

2016.01.23

pkblog_body.jpg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어떤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법'이라는 기준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준으로 삼기로 한 여러 가지 법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결론이 날 때가 종종 있고, 이로 인해서 억울한 실질적 권리자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억울함을 없애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실과 당사자들의 의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사람이 모든 것을 판단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완전하나마 계속 '법'이라는 기준을 사용하는 것 같다. 한편 성경은 우리에게 각자의 생애가 반드시 하나님께 판단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때도 억울한 사람이 생길 수 있을까. 


성경에는 하나님의 판단에 대해 "나는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했습니다."라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주님은 그들에게 "난 너희들을 모른다."라고 답변 하신다(마 7:22-23). 이 말씀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무언가 억울함이 느껴졌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권능'이라는 것을 행해본 기억이 없고, 반면 주님께 '권능'을 행한 적이 있다고 당당히 말할 정도라면 하나님의 일을 꽤나 열심히 한 사람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분명 그들이 말한 '권능'은 권능이 아니거나, 하나님께서 주신 '권능'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이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몰래 하나님의 권능을 행할 수도 없고, 행했다면 하나님께서 보지 못하실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 사람은 억울한 것인가, 아닌 것인가.

개인적으로 요즘 청년 연합 예배를 드리면서 위 사람은 억울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은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의 진의와 구속사의 과정들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명확히 알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만난 예수님이 성경에서 증거하고 있는 예수님인지, 아니면 내가 만든 우상의 이름이 예수인지를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등장하는 위 사람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에게 '주여'라고 외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전혀 억울하지 않은 삶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남의 삶을 평가하고 나니 이제 내 삶에 대한 주님의 평가가 두려워진다. 내 삶의 방향은 예수님으로 향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예수님이 성경에서 말씀하고 계신 예수님인가.

원로 목사님께서 당신의 저서에 "과거를 알고 현재의 은혜를 터득한 사람은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기술하셨는데, 바로 이것이 나의 삶이 억울한 삶이 되지 않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행하셨던 역사를 정확히 깨달으면 그분이 현재 나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엄청난 은혜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 속에서 그분을 통해 미래를 보므로 평안이 넘치는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올해는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 가운데 구속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내 삶의 억울함을 해결해야겠다. 그리고 어디선가 몰라서 억울해하는 지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억울함을 푸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 이러한 과정이 바로 내 삶에 대한 주님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과정이고, 나에게 2016년을 주신 이유가 아닐까.

essay15.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95

#137. 감사 _ 이승옥 file

감사라는 뜻은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이라고 사전에 정의하고 있다.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설교 중 나의 마음에 새겨져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감사가 없는 것은 다 거짓이라는 것이다. 감사 없는 헌금, 감사 없...

 
2017-12-01 553
94

#58.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_ 박승현 file

 모든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997년 IBM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었을 때 <뉴욕 타임스>는 ‘바둑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고 ...

 
2016-04-17 556
93

#126. 고등부 교사 총무를 마치며 file

지난 8월 13일에 고등부 교사 총회가 열렸다. 1년 임기의 새로운 교사 총무를 선출하였다. 고등부는 고3 이전에 학생 임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수험생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교사 총무의 임기도 학생의 그것과 주기를 같이 한다. 임기를 마치면서 그 동...

 
2017-08-30 558
92

#31. 카카오톡 잡상 _ 송인호 file

특정 브랜드의 SNS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지만, 카카오톡을 위시한 여러 SNS가 우리 삶에 끼친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지대하다. 단순한 문자 메시지, 1:1 대화에서 벗어나 일대다의 전달이나 多對多의 회의까지 실시간으로 가능해졌...

 
2015-09-26 559
91

#22. 평강제일교회의 소리 _ 지근욱 file

가수 박진영이 홀로(?) 열심히 설명하는 세계가 '공기 반 소리 반'이다. 소리의 세계도, 진위(眞僞)가 분명한 하나님 소리와 사람 소리가 반반씩은 존재한다. 영적으로 혼탁한 시기는 사람 소리가 커져서 세상을 덮을 기세지만, 하나님의 소리는 작지만 큰 능...

 
2015-07-11 562
90

#28. 끝이 곧 시작이라는 말 _ 맹지애 file

헵시바에서의 첫 임원생활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자녀를 불러주시고, 1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고, ...

 
2015-08-29 563
89

#75.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_ 박남선 file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미디어 매체들은 마치 우리가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현 세대의 어두운 면들을 자주 논하곤 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수 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과 청년 취업난, 북한의 지...

 
2016-08-21 563
88

#114. 홍명진 _ 도화지 file

세잔(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은 정물에 관한 심오한 관찰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구, 원기둥, 원뿔로 이루어졌다고 말하여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칸딘스키(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화...

 
2017-05-29 563
87

#24. 황금종 아래에서 (holyday vs holiday) _ 홍미례 file

일 년 중 상반기를 결산하고 나면 하계대성회에 초점을 맞추고 일정을 잡습니다. 하계대성회는 상반기 평가를 통해 하반기에 부족한 것을 채우는 동시에 혁신을 다짐하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화려한 휴가의 정점이지만 ...

 
2015-07-25 567
86

#20. King of Mask Singers _ 송인호 file

"복면가왕"이란 프로죠. 내가 이렇게 노래를 잘 하는데, 이 정도로 음악성이 있는데, 난 아직 잊힐 때가 아닌데, 난 너무 저평가 되었는데... 이런 출연자들을 모아 모아 가면을 씌우고 노래로 순위를 정하는 오락 프로그램입니다. 가면을 쓴 가...

 
2015-06-27 570
85

#04. 두 배 _ 최주영 file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 재산이 ‘두 배’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식이 지금보다 ‘두 배’로 속을 썩인다면 어떨까? 부모 중 열에 아홉은 더 이상 살 의미가 없다고, 차라리 죽는 게 낫...

 
2015-03-13 576
84

#143. 구속사 책에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닦아보자 _ 정유진 file

“올해는 반드시 구속사 책을 완독 할거야!” 년 초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결심을 했었다. 승리의 해 2017년을 보람차게 살아보려는 새해 계획 중 하나인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 끝까지 끌고 나가기에는 뒷심이 부족할 거 같아서 교구 전체에 선...

 
2017-12-26 577
83

#156. 이길 밖에는 대안이 없어요? file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가 심심치 않게 주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니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몽롱한 정신을 각성시키기 위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선택이고, 종합 검진을 받고, 아찔한 숫자들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자, 운...

 
2018-04-14 580
»

#47. 모르면 억울하다 _ 김진영 file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어떤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법'이라는 기준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준으로 삼기로 한 여러 가지 법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결론이 날 때가 종종 있고, 이로 인해서 ...

 
2016-01-23 584
81

#69. 맥추절과 진심 _ 김형주 file

올해도 벌써 반절이 지나갔습니다. 어김없이 올해도 7월 첫째 주, 맥추절이 돌아왔습니다. 맥추(麥秋)라고 하면 자연히 보리추수가 연상되지만, 히브리 원어에 맥추는 카찌르(קָצִיר)로 추수, 수확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밀이 ...

 
2016-07-02 584
80

#65. Jesus Take the Wheel _ 원재웅 file

지난주 화요일 새벽 1시 즈음이다. 일을 마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약 100m앞에서 달리고 있는 화물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양옆 차선...

 
2016-06-05 585
79

#59.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_ 하찬영 file

사회생활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레 여러 가지 질문들을 받게 마련인데, 나 같은 싱글 아재, 독신 남성에게 물어보면 서로 난처해지는 질문들이 있다. 보통 “아이가 어떻게 되세요?”부터 시작되는데, “결혼 안 하셨...

 
2016-04-25 586
78

#147. ‘기복신앙’ 극복법 file

‘서울투어’급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을 타고 목이 꺾일 듯 졸며 다닌 여정을 한 지 수개월, 뒤늦게 30분이나 절약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주 이용하는 유형의 버스가 아니어서 정말 몰랐다. 괜히 억울하기까지 했던 것은 필요 이상으로...

 
2018-02-03 586
77

#60. 남자가 민첩할 때 _ 지근욱 file

휴일이나 퇴근 후 소파에 몸을 붙이고 리모컨과 삼위일체가 되는 남자들. 아내의 눈꼬리가 조금씩 올라가고, 청소기를 시끄럽게 돌리며 소파에 가로로 누운 남편과 근접전을 펼치지만, 몸만 조금 비틀뿐 요지부동이다. 결국 잔소리가 폭발하면 그제야 일...

 
2016-05-01 595
76

#12. 타인의 고통에 한 걸음 다가서기 _ 홍미례 file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완전한 이해는 없고 따라서 완전한 사랑도 불가능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에는 직접, 간접적 체험이 가장 효과적이겠지요. 이를테면 타인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의 통...

 
2015-05-02 597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