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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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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 속에서 2017년도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점차 가까워짐을 인지하게 된다.‘올해는 정말 다르다’라는 결심과 승리의 수 ‘17’이라는 설렘을 갖고 세웠던 2017년도 신년 목표를 펼쳐 보니 새삼스럽게 다시 하나님의 은혜와 간섭에 감사가 나온다. 그리고 2016년도 말에는 당연히 달성될 것으로 생각했던 목표가 전혀 달성되지 않고, 2017년도를 보내면서 포기했던 목표가 갑자기 달성되는 등의 과정을 통해서 역시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열매 맺을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느끼며 교만했던 내 모습을 자책하게 된다.


정산의 가장 큰 목적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잘못된 점을 분석하고 수정하기 위함이라고 할 것인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나의 잘못된 부분을 들어내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지적하는 것이 보통 용기 가지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경쟁 사회에서 생활하다 보면 경쟁자보다 뒤처지는 순간 재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4분기 정산 내용에는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해서 목표를 달성한 점과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목표 의식이 포함될 뿐, 실수하거나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내용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꾸밈 혹은 숨김은 내가 스스로의 미흡한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나를 격려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를 뺏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런데 적어도 서로를 신뢰하는 가족끼리는 솔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내가 한 실수나 단점 등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진정한 부자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유에 충만한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면서 숨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올해만큼은 최대한 꾸밈이 없고 객관적인, 하나님과의 담백한 정산을 하고자 한다. 성경을 읽었다고 표시는 했으나 그냥 글을 읽었다는 표시에 지나지 않았는지, 기도를 했다고 체크는 했으나 그냥 눈을 감았다 뜬 것은 아닌지, 오늘 쉬면 내일은 더 잘할 것 같아서 공적 예배 시간에 빠졌었는데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을 아버지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다 본다면, 객관적인 올 한 해의 내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까.


물론 아무리 내가 신뢰하는 분이라고 할지라도 나 자신을 평가받는 것 자체가 부담되고 수치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큰 행운이 아닌가 싶다. 칭찬은 엄청 적게 해주더라도, 믿음 없이 하소연한다고, 게을러서 기도도 안 한다고 꾸짖더라도, 결국 나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면서 이끌어 주는 분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혜택이자 축복이 아닌가 싶다.


2017년도 정산을 준비하는 지금, 진정한 아버지를 만난 자로서 아버지와 꾸밈없이 담백한 마무리를 하면, 내년에는 나와 성실히 맹세해주신 분 안에서 올해 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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