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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밤늦게 군것질 안하기로 했었지...’ 결심한 것이 생각났을 때 나는 이미 초코파이 두 개에, 고구마 한 개, 하루 견과 3일치에다 사탕을 5개나 까먹고, 과자 봉지가 반 이상 줄고 있을 쯤 이었다. 시간은 밤 10시가 훨씬 넘어 11시가 다되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몇 년 전 역류성 식도염으로 1년 넘게 고생했었다.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되어 위산이 역류하고 식도에 염증이 생기면서,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목소리가 쉬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났다. 목에 걸리는 이물감, 복부 팽창으로 인한 호흡곤란, 타는 것 같은 가슴통증과 답답함으로 삶의 질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잘못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오는 현대인의 대표 질환이란다.

그런데 최근 그 ‘무시무시한’ 병이 재발한 것 같아서 마음이 덜컥했다. 내게도 과식과 야식이 원인이 된 듯싶다. 밤늦게까지 강의 준비한다고 별 죄책감 없이 ‘먹는 것’으로 자신을 보상하고 위로해준 것이다. 손은 먹을 것을 찾아 쉴 새 없이 부시럭거리고 입은 자동으로 받아먹는다. 그렇게 거의 매일 반복하다보니 이젠 아무 생각 없이 밤늦게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끊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듀크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행동의 40퍼센트는 의사결정이 아닌 습관의 결과라고 한다. 습관은 후천적으로 습득된다. 매일 꾸준히 반복한다면, 우리 몸은 길들여져 가는데, 왜냐하면 습관은 반복에 의해 자리 잡기 때문이다. 존 드라이든 박사에 의하면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엔 습관이 우리를 만들며, 또한 습관은 제거된다기보다는 다른 습관으로 대체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쁜 습관을 버리려 하는 것보다는 한 가지씩 좋은 습관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갑자기 야식을 끊는 것은 쉽지 않을 테니, 일단 몸에 좋은 차를 마시는 것으로 ‘심야 주전부리’ 습관을 대체하기로 방책을 세웠다. 그리고 이왕이면 밤 시간엔 더욱 말씀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택하기로 했다.


딤전 4:7-8에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다’고 말씀하고 있다. 여기서 ‘연습’이란 단어는 운동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기에 앞서 훈련하는 것을 뜻한다. 마치 시합에 참가하는 운동선수들이 끊임없이 땀을 흘리며 훈련하듯이 계속적으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경건의 연습은 이 땅에서도 많은 유익을 줄뿐 아니라, 내세까지도 큰 복이 보장된다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참된 경건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신앙의 인물들이 경건한 습관을 키웠다. 에녹을 보라! 365일 하루하루를 여상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경건한 삶을 살지 않았는가.


우리도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예를 들어 성경읽기를 안하면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매일 또 매일, 반복 또 반복! 그러면 몸이 습관을 완전히 기억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자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경건해지는 때가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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