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간 열지 않음

글 수 181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sCEhmh7bIZH7n.jpg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나라가 없으면 가정도, 교회도, 개인도 존재할 수 없다고 하시며 나라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겨주셨던 원로목사님의 뜨거운 외침은 언제부턴가 맘속에서 시들해져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잠자던 애국혼이 깨어날까하고 책장에 쳐박혀있다시피한 근현대사 책을 읽으려고 꺼냈다. ‘슥’ 하고 종이 한 장이 그 사이에서 떨어진다. 내가 5년 전 쓴 편지였다. 한참 열정적으로 근현대사 책을 주변에 전할 때, 책과 함께 전해주었던 ‘소개 글’이다.
그땐 무슨 용기가 있었는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근현대사 책을 들고 졸업한 학교들마다 찾아다녔다. 교장 선생님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여의치 않으면 우편으로라도 보내서 책을 소개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나라 살리는’ 방법이라 믿었다. 확신과 보람이 넘쳤었다.
 
이제 다시 내 자신도 도전받고, 우리 평강의 식구들도 ‘근현대사 책 읽고 나누기’를 통해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6월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그 때 편지를 올려본다.

안녕하세요. 저는 역삼중학교 1회 졸업생 정유진이라고 합니다.
학창시절이 소중했던 만큼 그 시간들을 이끌어주셨던 고마웠던 선생님들이 생각납니다. 요즘처럼 따스한 봄날이면 교정이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자주 들러보고싶어도, 생활의 분주함으로 인해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최근에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찮게 한국의 역사에 관한 좋은 책을 발견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오랜 세월동안 나라의 앞날을 노심초사 염려하여 우국충정으로 한올 한올 엮어오신 글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감동이 식어지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역사적 진실을 후대에 왜곡없이 전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내 나라의 역사를 좌우의 치우침 없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역사책이라 생각됩니다. 혼자 읽기에는 아까워서 우리 후배들에게, 또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전해주고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혹독한 비극의 역사였습니다. 해방이후 이념의 극심한 대립과 혼란으로 수없이 많은 데모와 폭동, 반란이 그치지 않았고, 급기야 6.25 전쟁이 터져서 삼천리강산이 피로 물들고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발전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하나되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결실이겠지요.

저는 애국자도 아니고, 사회운동가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애국심이 솟아올랐습니다.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에 태어나, 내 민족의 역사에 무관심하고 무지하게 살아온 것이 염치없고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국가(國家)는 말 그대로 민족이라는 대식구가 모여사는 광대한 집입니다. 나라가 없으면, 개인도, 가정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이 심겨져, 우리 자녀들이 나라의 소중함을 알기를 바라는 소박한 뜻으로 책을 보냅니다. 또한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올바로 교육하고, 나라의 미래를 환하게 밝히는 큰 힘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2012년 3월
                                                                                                        역삼중학교 졸업생 정유진 드림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dxNes6RlxkSQvdvPknhIPk9SkVSDH.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41

#109. 네 아이의 엄마 _ 이승옥 file

저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이 한 문장만 읽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머머, 힘들겠다.’ ‘어떻게 키운데?’ ‘지금은 힘들어도 크고 나면 좋아.’ 그리고 위에 딸이 셋이고 막내가 아들이다 보니, 또 이렇게...

 
40

#09. 게으른 파수꾼, 추억의 발걸음을 걷다 _ 송인호 file

길을 나서볼 때입니다. 어느덧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이 모이고, 시간이 되었습니다. 충전이 잘 된 LED 랜턴과 손에 달라붙는 알루미늄 방망이 하나를 집어 들고 말입니다. 첫 행선지는 내 맘대로 정한 순서대로 예전 회계실 건물입니다. 손전등을 비춰가며 ...

 
39

#52. 청년이여 일어나라 _ 원재웅 file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온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산업화 이후로 고도성장을 해오던 우리 경제가 한꺼번에 휘청하면서 거리에는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가정이 파괴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기업들이 ...

 
38

#107. 거지같은 인생 _ 김진영 file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해서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준이 “①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②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③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

 
37

#54. 막힌 담을 허물고 _ 홍봉준 file

얼마나 답답했을까? 사방이 담으로 꽉 막힌, 교도소 담장과 감방 사이를 구분 짓는 벽들로 둘러싸인 것 같은 이 땅의 삶이란! 그것은 간단하게 ‘답답하다’, ‘갑갑하다’ 정도로 표현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다. 알고 보면 엄청난 폭력이요 억압이다. 다...

 
36

#27. 칭찬과 감사 _ 김태훈 file

이번 달부터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이 새로 개설되었다. 서로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성공사례를 들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하였는데 심심찮게 칭찬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한...

 
35

#61. 어머니의 기도 _ 박남선 file

새벽 어스름이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저의 하루는 어머니의 기도와 신앙고백 소리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따뜻한 아침상을 정성스레 차려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표현도 없이 식사를 마치고 무심히 자리에...

 
34

#77. 지리산 기도처를 다녀오며 _ 김태훈 file

“총무님, 도착하셨나요?” “예, 저는 좀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디쯤 오셨어요?” “지금 두 정거장 정도 남았는데 혹시 시간 안에 도착 못하면 버스 못 떠나게 꽉 잡고 계세요” “네 걱정 마시고 천천히 오세요” 천천히 오시라고는 ...

 
33

#08. 인생 최후의 오디션 _ 원재웅 file

최근 화제에 오르고 있는 영화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 앤드류와, 그의 광기가 폭발할 때까지 몰아치는 폭군 플렛처 교수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올해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음향상, 편집상 등 무려 3개 부문을 석...

 
32

#148.'그뤠잇!' or '스튜핏!' file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것 다 하라는 세상이다. 대통령뿐인가?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자신을 따르는 계층을 지배하는 존재는 다양하다. 아이들에게 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가 있다. 요즘 초통령(초등학생 대통령)은 ‘워너원’,...

 
31

#30. 포기하면 편해 _ 김범열 file

"아저씨, 아직 멀었어요? 저 늦었는데 내비 찍고 가시죠?" "내가 이 동네 지리는 잘 안다니까. 내비 보다 내가 나아요!" 간혹 택시를 타 보면, 멀쩡하게만 잘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을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오랜 택시 ...

 
30

#10. 분노 조절 장애 _ 지근욱 file

욱! 하는 성격 종종은 아니지만 아주 드물게(?) 나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와이프에게 핀잔을 듣는다. 특정할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 마주하면 버럭 화를 낸다. ‘아차!’하지만, 이미 주변 상황은 불편해져있다. “마음을 다스리고, 노하기를 더디 하라...

 
29

#166. 신앙의 피드백 file

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

 
28

[참평안 인터뷰] 내 연기의 힘은 신앙에서 나온다_‘대세 배우’ 최영준 file

내 연기의 힘은 신앙에서 나온다 ‘대세 배우’ 최영준 최영준은 방송가의 대세 배우다. 메가 히트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빈센조’에 잇따라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고, 장안의 화제였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혼전 임신을 한 고등학생 딸을 둔 아...

 
27

#62. 이순신 장군도 천국에 갔을까? _ 김진영 file

※본 글은 특정인에 대해 모욕 또는 명예훼손 할 목적이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이 시작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고, 어느덧 평강제일교회에는 전도의 달이 찾아왔다. 매년 찾아오는 전도의 달이지만, 올해는 교회적으로 많...

 
26

#162. '인내(忍耐)'를 가르칩시다. file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교사더러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배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들이 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

 
25

#164. 먹고 사는 문제 file

다행히 사오정(45세 정년)은 넘겼지만, 오륙도(56세에 현역이면 도둑놈) 고개는 무사히 넘어갈지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다니고 있지만,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더 그렇다. 정년보장 철밥통, 강성노조가 근로자편에서 투쟁하는 회사, 처우는 좋...

 
24

#155. 습관은 반복이다! 경건을 연습하라! file

‘아차! 밤늦게 군것질 안하기로 했었지...’ 결심한 것이 생각났을 때 나는 이미 초코파이 두 개에, 고구마 한 개, 하루 견과 3일치에다 사탕을 5개나 까먹고, 과자 봉지가 반 이상 줄고 있을 쯤 이었다. 시간은 밤 10시가 훨씬 넘어 11시가 다되어가고 있는데...

 
23

#11. 동행(同行), 그 마지막 모퉁이를 돌며 _ 송현석 file

굳어져버린 발뒤꿈치의 살이 이제는 갈라지기 시작했다. 상처 속 피가 굳어지니 이내 검게 썩은 듯한 갈라진 자국으로 변한다. 사뭇 놀랐으나, 검은 양말의 솜털이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을 알아챈 후 애써 위안덩이로 삼는다. 얼마 전까지 그래...

 
22

#153. 하늘에 펼쳐진 약속 file

“주님께 나아가네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모두 드러나네 마음의 소원들이 나의 뜻과 다르네 주님의 생각하심은 드넓은 광야로 인도하네 새로운 길 여시네 두려움 속에 한걸음 딛네 담대함 주시는 하나님 강한 손으로 주 날 붙드네 ...

 
08345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