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8.07.28

ESSAY165_body.jpg


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을 걸어갑니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끝도 없이 이어진 행렬들 속에서 힘들어도 쉴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 앞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앞으로는 홍해가 가로 막고 있다고 하고 또 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애굽 군대가 우리를 죽이려 쫓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군대. 이대로 가다간 바다에 다 빠져 죽거나, 애굽 사람들 칼에 다 죽는 상황입니다. 당장에 소중한 우리 부모와 자식들, 남편 혹은 아내, 그리고 소꿉친구들과 생이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과연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다 다릅니다. 각자 개개인이 자라온 환경이나, 겪었던 일들, 만나왔던 사람들이 모두 다르기에 작은 일에도 생각이 100%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있어 다투기도 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하물며 사람끼리도 이러한데,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는 오죽할까요. 과연 우리가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사람이 강아지를 키울 때를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키우던 강아지가 갑자기 살이 많이 찌면 건강도 안 좋아지고, 몸도 둔해진 것 같아서 걱정되는 마음에 간식도 덜 주게 되고, 강아지가 힘들어해도 데리고 나가서 운동을 시킵니다. 그런데 아마 강아지는 그런 것은 모를 겁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이렇게 생각하겠죠. '왜 갑자기 우리 주인님이 잘 주던 간식도 안주고, 땀 흘리게 만들면서 나를 힘들게 하지?',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거야'. 그것은 바로 강아지가 사람의 계획을 정확히 살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던 간식들이 없어지고, 자기를 계속 뛰고 힘들게 만드는 그 어려움만 생각 할뿐, 그 행위 안에 담긴 주인의 의도를 강아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가끔 '우리의 영적인 건강과 성장을 위하여' 강아지의 주인처럼 '고난'을 주시기도 합니다.



애굽에서 나올 때는 나를 위하여 여러 재앙들을 내려 주셨습니다. 수많은 핍박을 받은 그 애굽 땅을 떠나올 때는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모든 축복이란 축복은 다 나에게 내려주신 것 같았고, 매 순간들이 따뜻했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날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매일이 행복할 것 같았던 순간들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죠. 다시금 하나님께서는 애굽 왕의 마음을 살기 넘치게 하시고, 모든 마음과 상황들을 급변하게 만드셔서 나의 모든 행복들을 다 앗아가셨습니다. 이전처럼 순간순간 마음 졸이며 가던 길을 걸어가야 했고, 앞도 뒤도 막힌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어둠속을 홀로 걸어가게 하셨습니다. 내 앞으로는 도저히 헤엄쳐 건널 수 없는 홍해가 놓여있었으며 내 뒤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칼을 든 애굽 군대가 나를 쫓아왔습니다. 절벽 끝에 서있는 나에게 의지할 곳은 하나 없었고, 잡아주는 손도 하나 없었으며 이 순간이 내가 사는 날들 중에 마지막 순간이 되어도 아무런 이상할 것이 없는 순간들에 놓이게 하셨습니다. 왜 나를 자꾸만 돌려서 건널 수 없는 바다 앞으로 가게 하셨으며, 왜 내가 이길 수 없는 그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서 나를 좇게 만드는지 원망만 가득했습니다.



사람은 나약하고, 저 또한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믿음이 흔들리고, 생각과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입니다. 이전에 애굽에서 나올 때 나에게 보여주신 그 모든 기사이적들은 한순간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 나의 힘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도하여 내셔서 나온 것을 분명 체험했기에, 우리는 결국 내 자신과, 앞뒤에 있는 우리들에게 소리쳐 알려주어야 합니다. "애굽에서 나올 때 우리 함께 겪었지 아니했느냐. 저들의 집에는 어둠이 있었지만, 우리네 집에는 빛이 있었지 않았느냐. 저들의 장자들은 다 죽었지만, 우리의 장자들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 믿고 나아가자, 함께 믿으며 나아가자!"고 말입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이 내 생각이나 계획과는 달라 모든 상황들이 힘들고, 지치고,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만 나의 방법이 하나님의 방법과는 전혀 다르기에, 힘 없는 나의 방법보다는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방법을 믿고 순종할 때에, 내 힘으로는 절대 건널 수 없을 것만 같던 홍해를 열어주시고, 내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애굽 군대를 수장시키는 그 기적을 다시금 목도 하며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에 힘입어 더욱 힘 있게, 더욱 큰 확신을 가지며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하나님의 방법이 우리의 방법이 될 때, 고난이 축복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로요.




에세이소개.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26

#66.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의 의미 _ 김정규 file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개척교회가 되었든 대형교회가 되었든 교회마다 성경 구절을 기록한 현판이나 문패, 또는 걸개 형식의 현수막을 걸어놓고 아직도 회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

 
2016-06-12 1119
25

#162. '인내(忍耐)'를 가르칩시다. file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교사더러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배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들이 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

 
2018-07-02 1189
24

#157. 갑(甲)질의 역사 file

“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8-04-28 1215
23

#166. 신앙의 피드백 file

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

 
2018-08-25 1219
22

#164. 먹고 사는 문제 file

다행히 사오정(45세 정년)은 넘겼지만, 오륙도(56세에 현역이면 도둑놈) 고개는 무사히 넘어갈지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다니고 있지만,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더 그렇다. 정년보장 철밥통, 강성노조가 근로자편에서 투쟁하는 회사, 처우는 좋...

 
2018-07-21 1225
21

#11. 동행(同行), 그 마지막 모퉁이를 돌며 _ 송현석 file

굳어져버린 발뒤꿈치의 살이 이제는 갈라지기 시작했다. 상처 속 피가 굳어지니 이내 검게 썩은 듯한 갈라진 자국으로 변한다. 사뭇 놀랐으나, 검은 양말의 솜털이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을 알아챈 후 애써 위안덩이로 삼는다. 얼마 전까지 그래...

 
2015-04-25 1236
20

#163. 추가시간 6분까지 ‘전력 믿음!’ file

‘역시 끝까지 가봐야 아는구나!’ 입을 벌리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27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이 피파랭킹 1위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했던 그 때 말이다. 전반전에 실점하지 않은 것도 대단히 큰 성과라 생각했다. 독일에 승리할 확률 5%, ...

 
2018-07-07 1260
19

#62. 이순신 장군도 천국에 갔을까? _ 김진영 file

※본 글은 특정인에 대해 모욕 또는 명예훼손 할 목적이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이 시작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고, 어느덧 평강제일교회에는 전도의 달이 찾아왔다. 매년 찾아오는 전도의 달이지만, 올해는 교회적으로 많...

 
2016-05-15 1279
18

#153. 하늘에 펼쳐진 약속 file

“주님께 나아가네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모두 드러나네 마음의 소원들이 나의 뜻과 다르네 주님의 생각하심은 드넓은 광야로 인도하네 새로운 길 여시네 두려움 속에 한걸음 딛네 담대함 주시는 하나님 강한 손으로 주 날 붙드네 ...

 
2018-03-17 1297
»

#165. 방법의 차이, 고난 혹은 축복 file

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

 
2018-07-28 1301
16

#50. 교회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_ 김정규 file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오셔서 들어보세요. 정말 힐링이 됩니다. 골치 아픈 일도 사라집니다. 꼭 오세요. 안 오시면 1년 동안 후회할 연주예요.” 얼마 전 CTS홀에서 연주회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전까지...

 
2016-02-13 1369
15

#161.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file

“너는 성경이 왜 좋니?” 뜬금없는 질문에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머뭇 얼버무리며 상황을 넘겼습니다. ‘도대체 성경이 왜 좋으냐?’는 오래전 그 날 뜬금없었던 그 질문은 여태껏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따라서 확신을 ...

 
2018-06-23 1383
14

# 171.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file

- 본 글은, 원어해석, 영해, 신학적 분석이 절대 아니며, 개인적인 에세이임을 밝힙니다 - 원로목사님께서 평소 설교 중,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5-39)'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시곤 ...

 
2018-10-13 1424
13

# 170. 북한에 대한 생각 file

대통령 탄핵된 시기부터였을까, 나라에 대한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

 
2018-10-06 1429
12

#169. 선교(宣敎, mission) file

선교(宣敎, mission) : 종교를 선전하여 널리 폄 '전도'와 비슷한 의미로, 주로 전도는 같은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이지만, 선교는 다른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올해만큼 이 '선교'라는...

 
2018-09-22 1469
11

#158.염려가 위로가 되고 file

‘파라칼레오’는 히브리어로 ‘위로’라는 단어이다, ‘곁에서 이름을 부르다’라는 뜻이고,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위로를 해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 문득, ‘위로’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졌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

 
2018-05-12 1551
10

#168. 信者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file

사도바울은 내적투쟁에 대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입니다. 로마서 7장을 통해 믿는 자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고 로마서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

 
2018-09-17 1607
9

#159. 천천만만 당신의 매력 file

참 이상한 사람이다. 당신은 한 명인데 당신에게 매료된 사람이 천천만만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본 사람도 당신의 글만 읽은 사람도 당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모두 당신에게 매료된다. 당신의 외모는 접근하기 쉬운 인상도 아니었고, 당신의 목소...

 
2018-05-26 1705
8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809
7

#80. 시간의 가치 _ 홍봉준 file

 모든 물건은 만들어져 포장을 뜯는 순간 값어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른바 중고품이 되어 ‘감가상각’이 진행된다. 백화점에 진열된 처음 제품이 100만원이라면, 계절이 가도 팔리지 않은 옷은 다음 2차 시장인 마트나 할인점에서 40~5...

 
2016-09-26 1860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Abraham’s Message]

[구속사소식]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