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7.04.06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YsvFiIujEpjjglNGjRw.jpg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해서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준이 “①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②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③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차 보유, ④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⑤ 1년에 해외여행 1회 이상”이라고 한다. 즉 위 기준에 따르면, 대략적으로 연봉 8,000만 원 이상 및 (자산이 아닌) 자본이 적어도 6억 원 이상이 되어야 한국에서는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꿈의 연봉이라고 생각하는 연봉 1억 원으로 가정한다면, 세후로 월급이 약 650만 원 정도 되고, 일 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연간 약 7,800만 원을 모을 수 있으므로, 그대로 10년 이상 모아야 한국의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내 인생이 중산층에 한참 못 미치는‘거지같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교회 안에서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배우고, 교회 밖에서는 “돈이 최고다”라고 배우는 상황에서 우선순위 내지 확실한 기준을 세우지 않는다면, 혼동과 공포 속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 삶에 기준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세상이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몰아붙이다 보니 그냥 저냥 흘러가다가 결국 세상의 기준에 따라 ‘내 인생은 거지구나’라고 생각하고, 위축되고 절망하며 세상에 굴복하는 것이 대부분의 모습들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나 자신 조차도 은혜에 감사하면서 살다가도 세상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싶으면 절망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발견되면 다시 회개하다가도 다시 낙담하는 조울증 같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지같은 인생’이라고 낙담하고 있을 때, 성경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즉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직업들을 살펴보면, 거지, 병든 자, 고아 등 세상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왕, 장군 등과 같이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천국에 가거나 예수님의 은총을 받아 결국 인생이 역전되었으므로, 내 인생이 거지같다면 성경의 기록에 비추어 볼 때 내 인생은 구원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원받은 거지들, 병든 자들 등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들에게도 구원받은 비결이 있었다. 바로 그들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고 그것을 고백해서 구원을 받은 것이다.


한편 직장인들 10명 중 4명은 기죽기 싫다는 등의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연봉을 부풀려 이야기 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가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거나 인정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고, 그런 모습은 신앙생활 중에도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거지같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나의 부족함을 철저히 깨닫고 적어도 나의 부족함을 하나님 앞에서는 당당하게(?) 자백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은 내 연봉이 얼마이고, 내가 얼마나 건강하고, 내가 얼마나 잘생기고 등과 같은 것들에는 관심이 없으시고, 얼마나 당신의 자녀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당신의 도움을 구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지 않으실까.


평강제일교회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성경 구절 하나를 들라고 한다면, 신 32:7이 아닌가 싶다. 이 구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기억하라’, ‘생각하라’, ‘물으라’라고 명령하고 계시는데, 이에 따라 교회 나오기 전과 현재, 성경공부하기 전과 현재, 신앙의 선배를 만나기 전과 현재 등을 ‘기억’하고,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물을’ 때, 내 부족함과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실히 알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이 급하다고 하며 몰아붙이고, 세상의 기준이 더 가까이 올수록 ‘기억하고’, ‘생각하며’, ‘물어’야 하지 않을까.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EIpuSRmwBJB7wexvTMeCbx7azLMsOz.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46

#11. 동행(同行), 그 마지막 모퉁이를 돌며 _ 송현석 file

굳어져버린 발뒤꿈치의 살이 이제는 갈라지기 시작했다. 상처 속 피가 굳어지니 이내 검게 썩은 듯한 갈라진 자국으로 변한다. 사뭇 놀랐으나, 검은 양말의 솜털이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을 알아챈 후 애써 위안덩이로 삼는다. 얼마 전까지 그래...

 
2015-04-25 1295
145

#164. 먹고 사는 문제 file

다행히 사오정(45세 정년)은 넘겼지만, 오륙도(56세에 현역이면 도둑놈) 고개는 무사히 넘어갈지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다니고 있지만,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더 그렇다. 정년보장 철밥통, 강성노조가 근로자편에서 투쟁하는 회사, 처우는 좋...

 
2018-07-21 1261
144

#66.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의 의미 _ 김정규 file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개척교회가 되었든 대형교회가 되었든 교회마다 성경 구절을 기록한 현판이나 문패, 또는 걸개 형식의 현수막을 걸어놓고 아직도 회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

 
2016-06-12 1258
143

#157. 갑(甲)질의 역사 file

“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8-04-28 1257
142

#166. 신앙의 피드백 file

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

 
2018-08-25 1254
141

#162. '인내(忍耐)'를 가르칩시다. file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교사더러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배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들이 넘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

 
2018-07-02 1235
140

#155. 습관은 반복이다! 경건을 연습하라! file

‘아차! 밤늦게 군것질 안하기로 했었지...’ 결심한 것이 생각났을 때 나는 이미 초코파이 두 개에, 고구마 한 개, 하루 견과 3일치에다 사탕을 5개나 까먹고, 과자 봉지가 반 이상 줄고 있을 쯤 이었다. 시간은 밤 10시가 훨씬 넘어 11시가 다되어가고 있는데...

 
2018-04-02 1134
139

#10. 분노 조절 장애 _ 지근욱 file

욱! 하는 성격 종종은 아니지만 아주 드물게(?) 나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와이프에게 핀잔을 듣는다. 특정할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 마주하면 버럭 화를 낸다. ‘아차!’하지만, 이미 주변 상황은 불편해져있다. “마음을 다스리고, 노하기를 더디 하라...

 
2015-04-18 1121
138

#30. 포기하면 편해 _ 김범열 file

"아저씨, 아직 멀었어요? 저 늦었는데 내비 찍고 가시죠?" "내가 이 동네 지리는 잘 안다니까. 내비 보다 내가 나아요!" 간혹 택시를 타 보면, 멀쩡하게만 잘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을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오랜 택시 ...

 
2015-09-18 1113
137

#77. 지리산 기도처를 다녀오며 _ 김태훈 file

“총무님, 도착하셨나요?” “예, 저는 좀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디쯤 오셨어요?” “지금 두 정거장 정도 남았는데 혹시 시간 안에 도착 못하면 버스 못 떠나게 꽉 잡고 계세요” “네 걱정 마시고 천천히 오세요” 천천히 오시라고는 ...

 
2016-09-05 914
136

#61. 어머니의 기도 _ 박남선 file

새벽 어스름이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저의 하루는 어머니의 기도와 신앙고백 소리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따뜻한 아침상을 정성스레 차려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표현도 없이 식사를 마치고 무심히 자리에...

 
2016-05-08 878
135

#08. 인생 최후의 오디션 _ 원재웅 file

최근 화제에 오르고 있는 영화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 앤드류와, 그의 광기가 폭발할 때까지 몰아치는 폭군 플렛처 교수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올해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음향상, 편집상 등 무려 3개 부문을 석...

 
2015-03-28 842
134

#54. 막힌 담을 허물고 _ 홍봉준 file

얼마나 답답했을까? 사방이 담으로 꽉 막힌, 교도소 담장과 감방 사이를 구분 짓는 벽들로 둘러싸인 것 같은 이 땅의 삶이란! 그것은 간단하게 ‘답답하다’, ‘갑갑하다’ 정도로 표현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다. 알고 보면 엄청난 폭력이요 억압이다. 다...

 
2016-03-20 826
»

#107. 거지같은 인생 _ 김진영 file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해서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준이 “①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②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③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

 
2017-04-06 810
132

#06. 거짓말 그리고 봄 _ 강명선 file

겨울이 가는구나. 봄방학 말미에 그녀를 만나러 경복궁역을 향해 간다. 나와 함께 이곳 평강제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그녀를 이제 교회에서는 만날 수 없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그녀가 나를 부르면 내가 간다. 늘 내 가방에는 머뭇머...

 
2015-03-14 780
131

#27. 칭찬과 감사 _ 김태훈 file

이번 달부터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이 새로 개설되었다. 서로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성공사례를 들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하였는데 심심찮게 칭찬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한...

 
2015-08-22 779
130

#16. 우리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을까 _ 맹지애 file

시대가 변했습니다. 아이들은 가슴 뛰는 꿈을 꾸고 어른들은 그 꿈을 응원하던, 말 그대로 ‘꿈’만 같던 시기가 흘러가버렸습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업을 얻고, 좋은 직업을 얻어야 편...

 
2015-05-30 769
129

#09. 게으른 파수꾼, 추억의 발걸음을 걷다 _ 송인호 file

길을 나서볼 때입니다. 어느덧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이 모이고, 시간이 되었습니다. 충전이 잘 된 LED 랜턴과 손에 달라붙는 알루미늄 방망이 하나를 집어 들고 말입니다. 첫 행선지는 내 맘대로 정한 순서대로 예전 회계실 건물입니다. 손전등을 비춰가며 ...

 
2015-04-04 759
128

# 131. 수영을 통해 깨달은 영혼의 숨쉬기 file

얼떨결에 등록하게 된 수영. 교역자에겐 사명이 생명인지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없던 차에 누군가 수영을 권했다. 첫 시간부터 ‘와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감탄을 했다. 일단 뭔가 새로운...

 
2017-10-10 756
127

#02. 비상식과 상식의 경계: 그 매력적 오답의 치명적 유혹 _ 송현석 file

비상식과 상식의 경계 -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셨나요? “합리적 의사 결정, 민주적 절차,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학문적 근거 제시, ... ” 말은 한참 어려워도 결국은 우리네 삶의 기준이 되고 많은 학문적 접근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개념들이다. 이...

 
2015-03-13 755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Abraham’s Message]

[구속사소식]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