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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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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7일, 평소와 같이 아침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발걸음 하던 중, 아버지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친할머니의 임종 소식이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슬픔이 찾아오면서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초반, 치열하게 살았던 시절에, 찾아 뵐때마다 나를 위해 늘 기도하신다며 힘내라고 응원해 주었던 할머니셨는데…… 성인이 되고는 오랫동안 찾아뵙지도 못한 것이 더욱 생각나 마음이 무거웠다.


향년 101세.
1917년생이신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도 겪으시며 대한민국의 1세기를 사셨다. 오랜 시간, 굳은 신앙을 가지고 한평생 사시며 자녀를 낳으셨는데, 무려 10남매다. 할머니의 임종은 가족들에게 슬픔의 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가족들이 모이게 되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성함도 잘 모르는 먼 친척들까지 오시는 것을 보고, 할머니가 정말 큰 어르신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한 가지,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아버지 뻘 되시는 분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하시다가 나를 보며 “형님에게 인사 안하냐”라고 하시길래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의 제일 큰 장녀(고모)의 큰아들 이시라는 것이었다. 사촌형님이 아버지 뻘인 셈이다. 심지어 내 조카 뻘이 되는 그 분의 자녀가 나와 몇 살 차이도 나지 않는, 20대 후반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태어난 자녀들과 이들로부터 번성한 모든 가족 수를 세면 90명은 된다고 했다. 이러한 가족관계들을 알고는 모두가 웃으며 이를 신기해했다.


한편으로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족 수만 신기해할 것이 아니라, 한 가정의 신앙이 계속적으로 후대에 전수되어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 역시 놀라운 사실이었다. 입관예배부터 하관예배까지 4대에 걸친 모든 가족이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가 남겨 주신 위대한 유산이 바로 신앙이며, 이것이 현재 빛을 발하고 있는 순간임을 알 수 있었다. 교회에서 신앙 전수의 사명을 듣다가, 직접 눈앞에서 마주하게 되니 마음에 더 확실히 와닿게 되는 순간이었다. 천국에 가신 할머니께서 아마 이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며 찬송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했다.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나는 뜻하지 않았던 슬픔을 맞이했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오히려 신앙 전수의 산증인이 되게 하셨다. 더불어 역대 연대의 선진들이 말씀의 자취를 따라 믿음의 대를 이어온 것이 얼마나 위대한 역사였는지도 몸소 깨닫게 해주셨다. 이 모든 일을 생각할 때, 지금은 우리의 믿음이 정말 작고 연약할지라도 주시는 말씀을 붙잡고 신앙전수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간다면, 후대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말씀의 열매들로 풍성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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