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2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 났다. 새 휴대폰으로 바로 교체 후 앱에 싸이월드가 있는 것이 보인다. ‘어라? 이거 아직도 있네….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이거던가…, 어 맞네!’ 싸이월드 접속 후 그곳에서 나는 10년 전 그대로 간직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10년 전 기억이 오늘로 와닿는다.
때는 2007년 6월 6일 현충일, 한창 여주연수원 공사로 한창일 때다. 당시 그루터기였던 나는 그루터기 회원들과 함께 여주 청소를 위해 그곳에 갔다. 그리고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 역시 현장을 진두지휘 중이셨다. 나는 개인적인 일과 결혼 문제 등으로 마음에 번민이 많았던 터라 여주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로목사님께서 그루터기 회원들이 있는 쪽으로 오셔서 말씀을 주신다. 부끄러운 내 개인사를 사람들 있는 곳에서 털어놓고 원로목사님께 기도부탁을 드릴까 말까 마음에 번민이 생겼다. 하지만 나의 부끄러움보다도 기도부탁을 드리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 원로목사님을 향해 한 발짝 앞에 나갔다. 그런데 원로목사님께서는 갑자기 “야, 사진 한 장 찍자. 누구 카메라 없니?” 하시면서 내 어깨를 감싸주시며 사진을 찍어 주셨다. 바로 그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그 사진을 물끄러미 보니 지금도 그 당시와 같은 상황인 나를 보았다. 그 사진 한 장은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날 그 사진 한 장은 나에게 많은 기도응답으로 돌아왔다. 왜냐면 그날 이후 모든 문제가 스르륵 풀렸기 때문이다. 그때 사진 찍자고 원로목사님께서 말씀해주셨을 때, 그 음성이 ‘너 걱정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고, 그저 기도만 해라.’ 이렇게 들렸기 때문에 그날 이후 나는 모든 문제를 하나님 앞에 두고 기도하고, 사람들의 소리에 그저 웃기만 하거나 나를 나쁘다 하는 이에게는 ‘그래 미안해 내가 부족해서 그래’ 그렇게 나를 죽였다. 예전의 기고만장만 했던 나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지금도 나를 죽이는 연습은 진행 중이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억울함이 좀 있었다면 지금은 그러한 마음이 거의 없는 거, 그 차이가 있는 듯하다. 역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오늘의 일도 스르륵 풀려 하나님께 받은 그 은혜에 어찌 보답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으시다는 것을, 10년 전에도 그저 기도만 해라 하셨던 그 말씀을 사진 한 장을 통해 오늘 나에게 말씀해 주신 그 사랑을, 그리고 잘 잊어버리는 나를 위해 10년 전 사진을 다시 보고 깨닫게 해 주신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의 사랑을 잊어버리는 머리 나쁜 저에게 이렇게 기억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변화의 그날까지 아버지가 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갚을 길을 찾아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는 아버지 자녀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