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에세이

HOME > 평강미디어 > 평강에세이
글 수 175
등록일

2017.08.12


pkblog_body123-10년.jpg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 났다. 새 휴대폰으로 바로 교체 후 앱에 싸이월드가 있는 것이 보인다. ‘어라? 이거 아직도 있네….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이거던가…, 어 맞네!’ 싸이월드 접속 후 그곳에서 나는 10년 전 그대로 간직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10년 전 기억이 오늘로 와닿는다.


때는 2007년 6월 6일 현충일, 한창 여주연수원 공사로 한창일 때다. 당시 그루터기였던 나는 그루터기 회원들과 함께 여주 청소를 위해 그곳에 갔다. 그리고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 역시 현장을 진두지휘 중이셨다. 나는 개인적인 일과 결혼 문제 등으로 마음에 번민이 많았던 터라 여주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로목사님께서 그루터기 회원들이 있는 쪽으로 오셔서 말씀을 주신다. 부끄러운 내 개인사를 사람들 있는 곳에서 털어놓고 원로목사님께 기도부탁을 드릴까 말까 마음에 번민이 생겼다. 하지만 나의 부끄러움보다도 기도부탁을 드리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 원로목사님을 향해 한 발짝 앞에 나갔다. 그런데 원로목사님께서는 갑자기 “야, 사진 한 장 찍자. 누구 카메라 없니?” 하시면서 내 어깨를 감싸주시며 사진을 찍어 주셨다. 바로 그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그 사진을 물끄러미 보니 지금도 그 당시와 같은 상황인 나를 보았다. 그 사진 한 장은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날 그 사진 한 장은 나에게 많은 기도응답으로 돌아왔다. 왜냐면 그날 이후 모든 문제가 스르륵 풀렸기 때문이다. 그때 사진 찍자고 원로목사님께서 말씀해주셨을 때, 그 음성이 ‘너 걱정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고, 그저 기도만 해라.’ 이렇게 들렸기 때문에 그날 이후 나는 모든 문제를 하나님 앞에 두고 기도하고, 사람들의 소리에 그저 웃기만 하거나 나를 나쁘다 하는 이에게는 ‘그래 미안해 내가 부족해서 그래’ 그렇게 나를 죽였다. 예전의 기고만장만 했던 나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지금도 나를 죽이는 연습은 진행 중이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억울함이 좀 있었다면 지금은 그러한 마음이 거의 없는 거, 그 차이가 있는 듯하다. 역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오늘의 일도 스르륵 풀려 하나님께 받은 그 은혜에 어찌 보답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으시다는 것을, 10년 전에도 그저 기도만 해라 하셨던 그 말씀을 사진 한 장을 통해 오늘 나에게 말씀해 주신 그 사랑을, 그리고 잘 잊어버리는 나를 위해 10년 전 사진을 다시 보고 깨닫게 해 주신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의 사랑을 잊어버리는 머리 나쁜 저에게 이렇게 기억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변화의 그날까지 아버지가 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갚을 길을 찾아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는 아버지 자녀 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ssay22_LSK.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15

#43. 2015년 성탄에는 주 예수님 누울 자리 마련했습니까? _ 박다애 file

성탄절(聖誕節)=12월 25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기념일. 크리스마스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의 의미. 'X-MAS'라고 쓰는 것은 그리스어의 그리스도(크리스토스) XPIΣTOΣ의 첫 글자를 이용한 방법이다. 프랑스에서는 노...

 
2015-12-26 567
114

#63. 휘선사상 _ 김태훈 file

言行一致(언행일치). 내가 초등학교 시절 가장 처음 배웠던 사자성어로 기억한다. 교내 서예대회의 주제 글이었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써 주신 대로 심혈을 기울여 따라 ‘그리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머릿속에 완전 입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

 
2016-05-21 563
113

#107. 거지같은 인생 _ 김진영 file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해서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준이 “①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②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③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

 
2017-04-06 562
112

#135. 담백한 마무리 _ 김진영 file

차가운 바람 속에서 2017년도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점차 가까워짐을 인지하게 된다.‘올해는 정말 다르다’라는 결심과 승리의 수 ‘17’이라는 설렘을 갖고 세웠던 2017년도 신년 목표를 펼쳐 보니 새삼스럽게 다시 하나님의 은혜와 간...

 
2017-10-30 561
111

#73. 집중과 몰입의 애티튜드 _ 하찬영 file

사명감 같은 것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해야 한다는, 나 밖에 없다는 그런 느낌말이다. 꽤 오래전 일인데 지금 와서 그때를 떠올려보면 너무나도 어이가 없다. 아무튼 그런 마음으로 워크샵(영화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약 6개월 코스였는데 비용이 ...

 
2016-07-31 560
110

#67. 말쟁이가 없어지면 _ 홍봉준 file

말쟁이가 없어지면 “나무가 다하면 불이 꺼지고 말장이가 없어지면 다툼이 쉬느니라”(잠 26:20)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본질을 꿰뚫는 통찰과 맛깔스러운 비유가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무에 불이 ...

 
2016-06-18 555
109

#145. 한 사람도 낙오자 없기를… file

휘선 박윤식 목사님의 오디오 설교를 듣고 있으면 마지막에 기도하실 때 꼭 빠지지 않고 하시는 기도가 ‘우리 평강의 성도 한 사람도 낙오자 없기를…’ 이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기도가 마음을 울린다. 말씀을 전하실 때 자신의 생명을 걸고 말씀...

 
2018-01-29 554
108

#154. ‘천만 대박’영화의 시나리오 file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들해지고 말았지만, 오래전 그때 그 시절, 영화가 좋아 어쩔 줄 모르던 시기가 있었더랬다. 당시에는 원하는 영화를 바로바로 볼 수 있는 수단이 지금과 같지 않아서, 동네 상가에 있었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거나, 아니면 ...

 
2018-03-24 548
107

#74. 공짜는 없다 _ 지근욱 file

몇달전 중국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공항에서 로밍 서비스와 데이터 사용 서비스도 문의했다. 중국에서도 개인적, 업무적으로 활용하는 카톡을 계속 사용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데이터 무한 사용 기준으로 하루에 1만원, 5일이면 5만원이라는 설명이다...

 
2016-08-13 547
106

#39. 인생의 한 분기점을 넘는다는 것 _ 맹지애 file

인생에는 몇 가지 큰 분기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예를 들면 수능, 취업, 결혼 등과 같은 중대한 사건들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비로소 우리는 성장합니...

 
2015-11-22 545
105

#133. 나를 살게 하는 것 _ 박남선 file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눈을 뜬 이후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밀물처럼 우리의 뇌리와 마음에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는 것, 어떤 부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눈을 감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바로 근심과 걱정이다. 먼지보다 자그마한...

 
2017-10-20 541
104

#64. 쉽게 쓰여진 글 _ 강명선 file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글이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잘 도 한다. 내 생각 내 삶의 단상을 기록하는 나의 카카오 스토리에는 쉽게 쓰여진 글들이 많다. 문득 나타난 한 풍경 앞에 시간을 정지 시키...

 
2016-05-29 538
»

#123. 10년 _ 이승옥 file

휴대폰이 갑자기 고장 났다. 새 휴대폰으로 바로 교체 후 앱에 싸이월드가 있는 것이 보인다. ‘어라? 이거 아직도 있네….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이거던가…, 어 맞네!’ 싸이월드 접속 후 그곳에서 나는 10년 전 그대로 간직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

 
2017-08-12 536
102

#01. 금순이를 찾아서 _ 지근욱 file

두 배는 최대한 많이 실으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달랐다. 한 배는 자유와 생명의 땅에 도착했고, 다른 한 배는 깊은 바닷속으로 잠겼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세월호 이야기다. 먼저 1950년 12월 흥남 부두로 가 보자. 6.25...

 
2015-03-12 534
101

#37.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_ 홍봉준 file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골리앗을 무찌르고 하루아침에 이스라엘의 영웅이 된 다윗! 그러나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은 화려한 주단이 아니라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으나 장인의 핍박으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10년간이나 도망자의 신세가 ...

 
2015-11-08 532
100

#60. 남자가 민첩할 때 _ 지근욱 file

휴일이나 퇴근 후 소파에 몸을 붙이고 리모컨과 삼위일체가 되는 남자들. 아내의 눈꼬리가 조금씩 올라가고, 청소기를 시끄럽게 돌리며 소파에 가로로 누운 남편과 근접전을 펼치지만, 몸만 조금 비틀뿐 요지부동이다. 결국 잔소리가 폭발하면 그제야 일...

 
2016-05-01 525
99

#04. 두 배 _ 최주영 file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 재산이 ‘두 배’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식이 지금보다 ‘두 배’로 속을 썩인다면 어떨까? 부모 중 열에 아홉은 더 이상 살 의미가 없다고, 차라리 죽는 게 낫...

 
2015-03-13 524
98

#156. 이길 밖에는 대안이 없어요? file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가 심심치 않게 주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니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몽롱한 정신을 각성시키기 위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선택이고, 종합 검진을 받고, 아찔한 숫자들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자, 운...

 
2018-04-14 521
97

#65. Jesus Take the Wheel _ 원재웅 file

지난주 화요일 새벽 1시 즈음이다. 일을 마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약 100m앞에서 달리고 있는 화물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양옆 차선...

 
2016-06-05 521
96

#12. 타인의 고통에 한 걸음 다가서기 _ 홍미례 file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완전한 이해는 없고 따라서 완전한 사랑도 불가능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에는 직접, 간접적 체험이 가장 효과적이겠지요. 이를테면 타인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의 통...

 
2015-05-02 521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