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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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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가 심심치 않게 주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니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몽롱한 정신을 각성시키기 위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선택이고, 종합 검진을 받고, 아찔한 숫자들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자, 운동과 식이 요법을 택해 볼까?’ 하다가도 육신의 정욕에 약해져 ‘다이어트는 원래 내일부터 하는 거야!’ 부르짖기도 하며, 뼈를 묻겠다고 인터뷰 하고 들어온 회사를 다니다가도, 앞 동네, 옆 동네 회사의 사정을 들으면, 몰래 감춰둔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과 갈등보다 더한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 닥쳤을 때, 성경은 기도하고 아뢰어라 말씀하십니다. 또 이에 더해 평강의 성도들은, 매우 큰 가시적 혜택이 있었습니다. 아시잖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기도하고 여쭤보는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 가지 씁쓸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다 정해 놓고 기도한다는 것 입니다. 다 정해 놓고 여쭤보는 것 말이죠. 사귀고 싶은 사람, 사고 싶은 집, 옮기고 싶은 직장 등등을 말입니다. 

이러면 반칙 아닌가요?

 

“뜻대로 하겠습니다. 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하지만, 그 길과 뜻은 내가 다 정했으니 아버지는 대답만 하시고, 제 맘을 편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이러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이 아니잖습니까?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 했을 때, 하란을 떠나야 했을 때,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를 먼저 조카가 택하게 했을 때, 아브라함은 정답을 미리 정해놓은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 


우리의 생각과 마음, 주관과 경험과 지식, 지혜와 경륜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시는 길대로 걸어가겠다고, 막 찬송 부르고,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막 그랬잖아요. 그런데 내 삶을 돌아보면 진짜 아버지 원하는 대로 가겠노라! 마음 깊은 곳부터 결단하고, 기도하고 찾아뵈었는지 의심이 갑니다. 직장을 옮길 때도, 다 좋은 조건, 좋은 상황, 옮겨야 되는 당위성만 잔뜩 맘에 한가득 미리 정해 놓은 채 기도하고 찾아뵙는 내 모습을 아버지께서는 과연 어찌 보셨을까요? 

지금 와서 보니 너무 죄송스럽네요.


입으로는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 이니이다’ 고백하지만, 결국 나 자신이 등과 빛이 되어 “아버지! 그래 거기에요 거기, 거기 잘 좀 비춰 봐요.” 하는 삶이었다면 참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선택은 내가 다 해 놓고 말이죠. 



결국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삶의 대안이 아닌, “이 길 밖에는 대안이 없어요. 아버지, 이 길을 잘 걷게 해 주세요!” 하는 것이 과연 아브라함의 길을 좇겠노라 하는 성도의 자세일지 오늘도 제 자신에게 물어 봅니다. 그저 아버지께서 주시는 길을 겸손히 받겠노라! 하는 참 성도가 되길 소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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