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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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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가지 물건들은 사람의 손안에 쏙 들어오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100만 년 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손도끼입니다. 그 이전 원시인류의 최첨단 도구는 돌망치였지만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발명된 정교하고 날카로운 이 손도끼는 인간의 전투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켰다고 알려집니다. 매머드 같은 초대형 동물들도 이 손도끼의 희생물이 될 정도였다고 하니 새 도구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손도끼의 발명은 동물 사냥에 큰 힘을 더하는 동시에 화식(火食)을 통한 고열량의 단백질 섭취를 가능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인간의 뇌 용량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자면 손도끼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된 셈입니다.


두 번째는 제3의 물결, 정보화 사회를 도래시킨 PC(Personal Computer)와 함께 1980년대에 등장한 마우스입니다. 3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인류의 지식을 폭발적으로 발달시킨 정보화 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맷 리들리는 이 마우스를 예로 들어 '세계가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하고, 아이디어 간의 만남과 조합이 기술적인 진보를 점진적으로 이루어낸다'는 집단지성의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였습니다. 손도끼는 하나의 물질로 만들어졌지만 마우스는 서로 다른 물질들의 조합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2007년 아이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인류의 생활양식을 통째로 바꾸어 버린 역사적인 발명품,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는 한 손안에 세계를 담았고, 한 손안에 세계를 펼쳐놓았습니다. 지금은 2015년,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불과 8년도 채 안되었는데 우리는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매일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 시대를 김정운 교수는 에디톨로지라는 책에서 '세상 모든 것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편집의 과정이기 때문에 정보와 정보와의 관계를 남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천재들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창조는 편집이라는 주장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이폰을 분해해보면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이미 개발된 기술들의 조합을 통한 재탄생만으로 창조적인 혁신을 이루어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얼마 전 애플에서 디스플레이 표면에 태양전지 센서를 탑재하는 기술의 특허권을 제출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가장 큰 한계인 배터리 사용시간을 혁신적으로 늘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자괴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태양광 전지, 태양광 발전 등등 이미 보편화된 기술인데 우리나라는 왜 리튬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데만 몰두하고 태양광 활용 기술을 모바일 기기 배터리와 접목시킬 생각은 못했을까? 이미 태양전지 손목시계, 태양전지 계산기라는 연관 제품에 익숙한데도 말입니다.


생각의 깊이와 폭이 나라 수준을 결정한다는 최진석 교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 남을 선도하는 생각, 남들이 가지 않는 길과 해보지 않은 생각을 시도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남의 생각을 따라가거나 습득하려고 애쓰면서 공부만 강조하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생각을 선도하는 나라로의 도약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계승한 구속사 말씀도 성경에 대한 '생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세계 최초의 생각들로 날줄과 씨줄을 이룬, 탄탄하게 편집된 창조적인 혁신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과 토론하다가 답답하실 때 "너희가 OOO를 읽어보지 못하였더냐"라며 한탄과 책망을 하시곤 했습니다. 이는 당시 성경을 외우며 살던 유대인들의 성경에 대한 인식의 한계를 깨뜨리기 위한 선도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고하신 그 연수, 곧 예루살렘의 황무함이 칠십 년 만에 마치리라 하신 것을 다니엘이 서책을 통해 깨달았던 사건은 이스라엘 한 민족은 물론이거니와 온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꿰뚫는 비전을 촉발시켰습니다. 성경은 다 가본 길 같고 이미 있었던 옛적 길 같지만, 아직 지나간 적이 없는 재탄생을 향한 신비로운 길입니다. 


이 길을 걷기 위해 성경과 짝을 맞추어 구속사의 말씀이 우리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성경에 대한 생각의 변화 속도와 그 규모의 팽창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머잖아 저 손도끼, 마우스, 스마트폰 옆에 나란히 구속사 서책이 위치하게 되지 않을까요? 전 세계 사람들의 손에 들려졌다는 공통점과 함께 시대를 통째로 변화시킨 도구로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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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조합의 창의성 _ 최주영 file

이 세 가지 물건들은 사람의 손안에 쏙 들어오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100만 년 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손도끼입니다. 그 이전 원시인류의 최첨단 도구는 돌망치였지만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발명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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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두 배 _ 최주영 file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 재산이 ‘두 배’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식이 지금보다 ‘두 배’로 속을 썩인다면 어떨까? 부모 중 열에 아홉은 더 이상 살 의미가 없다고, 차라리 죽는 게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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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너무 어려웠던 범사의 감사 _ 김진영 file

 감사는 사전적으로는 ‘①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②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신앙생활에서는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 봉사, 찬양 등 다양한 행위로 표현되는 것 같다. 그런데 평강제일교회는 다른 어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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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_ 박남선 file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미디어 매체들은 마치 우리가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현 세대의 어두운 면들을 자주 논하곤 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수 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과 청년 취업난, 북한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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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회고록 _ 송인호 file

회고록의 뜻이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다. 사전적 의미로는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사전적 의미에 앞서 파워링크라고 나오는 수많은 회고록 대행업체(작가)들의 명단이다. 전문가의 손길을 빌어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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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평강제일교회의 소리 _ 지근욱 file

가수 박진영이 홀로(?) 열심히 설명하는 세계가 '공기 반 소리 반'이다. 소리의 세계도, 진위(眞僞)가 분명한 하나님 소리와 사람 소리가 반반씩은 존재한다. 영적으로 혼탁한 시기는 사람 소리가 커져서 세상을 덮을 기세지만, 하나님의 소리는 작지만 큰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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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소통하는 삶 _ 김신웅 file

2017년, 한 해를 새롭게 맞이했다. 회사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익명 게시판을 오픈했다. 한두 사람 용기 내서 말을 꺼내 놓더니, 이제는 제법 탄력이 붙어 거침이 없다. 내용을 읽어보니, 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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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한 해의 2/3 분기점을 지나는 천국 가는 나그네길에서 _ 박다애 file

잠잠했던 비염인데 알레르기가 다시 들끓어 올랐다. 가려운 눈을 비비니 열이 나고, 흐르는 콧물을 연신 닦아내느라 코밑이 허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온차가 갑자기 커질 때면 으레 겪는 통과의례 같은 현상이다. 하늘이 높아졌고,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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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_ 하찬영 file

‘봄 가을 없이 밤바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어느 시인의 고백이 떠오르는 지금, 저 역시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감 기한을 훌쩍 넘긴 지금 급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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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책이 지니는 세 가지 몫 _ 홍미례 file

책은 세 가지 몫을 가집니다. 저자의 몫과 독자의 몫, 나머지 하나는 하나님의 몫입니다. 책이 지니는 몫은 트라이앵글의 구조를 이룹니다. 책은 다양한 텍스트들의 총집합인데 그중에는 유일한 텍스트도 있습니다. 성경이 바로 그렇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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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광복 70년, 70년만의 해방 _ 홍봉준 file

유독 우리에게 친숙한 '70'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광복절이다. 정부는 하루 전날을 임시 공휴일로까지 지정하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적인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광복 후 걸어온 70년의 발자취가 세계사에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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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5년이라는 길의 끝자락에서 _ 김범열 file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2015년 새 달력을 벽에 걸고 설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달력도 12월 마지막 한 장 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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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위험불감증 _ 김범열 file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내 유명 백화...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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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7일, 평소와 같이 아침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발걸음 하던 중, 아버지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친할머니의 임종 소식이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슬픔이 찾아오면서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초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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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집에 가전제품이 저절로 작동하는가 하면, 사람도 없는 엘리베이터가 층층마다 멈추면서 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계속합니다. 이런 진풍경이 꼬박 일주일에 한 번씩 하루 동안 세계 곳곳에서 목격됩니다. 얼핏 들으면 괴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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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울타리 _ 강명선 file

토요일 아침이다.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놀아야 한다. 자는 아들 깨워서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오류동 탐험을 나섰다. 작년 봄에 이사 왔지만 늘 집과 교회를 반복하다 보니 아직도 못 가봐 궁금한 곳이 많다. 자전거 길을 찾아 돌다가 빵집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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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기대와 실행 _ 김진영 file

어느덧 2017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2017년도라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은 끝나고, 하프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183일째인 7월 2일도 지났으니, 이제는 후반전만 남은 것이다. 부모를 통해 평강제일교회에 다니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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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2월이 존재하는 이유 _ 강명선 file

요즘 달력을 자주 본다. 2월이기 때문인가. 겨울이 지겨워서 빨리 이별하고 싶어지는 달이다. 나는 마침 이른 봄방학을 맞이하여 한 달의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불안과 염려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아주 묘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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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_ 강명선 file

우리 아빠는 참 복도 많다. 아내를 잘 만났다. 별로 잘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엄마는 아빠를 끔찍이도 챙긴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고생만 한 것 같은데 환갑이 지난 지금도 아빠 곁에 있다. 옆에 꼭 붙어있다. 7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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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작심삼일(作心三日) _ 박승현 file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자책도 하고, 2016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다짐을 하기도 한다. 교육생들의 다짐은 대개 이런 것들이다. - 금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 - 王(왕) 복근 만들기. 몸은 40이지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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