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rtqKsNFVk3OftaJV3PcGqy8.jpg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한지 만 10년이 되었다. 이 본격적인이란 말은 교회에 나와서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의 기관에 등록하여 봉사하면서 정기적인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드린 신앙생활의 기간이며,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기로 작정하고 신앙전수를 시도한 기간이라 해석할 수 있다. 본격적이기 전에도 예배드린다며 교회 나와서 마당만 밟고 다닌 10년이 더 있다. 아무튼, 그 본격적인 10년의 신앙생활 동안 무엇이 변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생각을 요즘 계속 하는 것 같다. 물론 오류동 일대의 강산(지형)이 변하고 내 몸무게도 변하고 내 체력도 변했다. 그런데 내 경제상황이나 가족환경이나 나의 지능이나 성격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투자한 본격적 신앙생활 10년의 결과물은 뭘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와 가까운 교회 후배가 믿음이 생기지 않는 않는다며 고민을 전했다. 신앙생활 3년차 되는 후배인데, 한 번은 교회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해서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교회에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성도가 널리고 널려야 하는데, 딱히 그 후배에게 추천할 사람이 많지 않았다. “... 완전한 사람은 없어. 교회는 다 더러운 사람들이 때 벗기러 오는 목욕탕이이야. 조금 더럽나 많이 더럽나 물에 담그면 때는 다 나와. 그러니까 사람 보지 말고 성경 말씀을 공부해라.” 후배는 끝없는 배움에도 또 지식이 있어도 배려가 없는 사람들의 모습에 지쳐가고 상처를 입었다. 아무리 설명해도 믿음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찾는 후배를 보며, 또 자신의 믿음을 지키려 점점 강해져가는 분들을 보며, 내 마음도 같이 쓰라렸다. 우리가 다 이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세상과 달라서 우리는 서로 아등바등 하면서 같은 장소에 모이는 걸까? 우리는 이곳에서 왜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사랑하고 싸우고 용서하는 걸까?

 

교회가 광야라고 하더니... 광야기간 동안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통해서 먹을 걸로는 다투지 않았던 것처럼, 교회에도 말씀이 부족해서 다투는 모양은 한 번도 못 봤다. 다들 같은 길을 걸어가면서, 그 길에 대해 불평하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 길을 걷기로 작정을 하고 나섰는데 이 길을 완주해서 가나안에 들어가려면, ‘믿음이라는 게 절실했다. 3년 차 후배에게 미안하지만, 10차 신앙 선배인 나도 믿음이 간절하다. 나이 든다고 생기는 게 믿음이 아니다 보니, 믿음 앞에 신앙의 연조는 의미가 없다. 늘 오늘의 믿음을 구할 뿐이다.

 

교회에 다니고 나서 나는 많이 약해졌다. 내가 알던 것을 다 확신할 수 없고, 내가 살던 방식대로 해도 안 되고, 딱 보면 견적이 나오는 사람도 내 견적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사람들과도 참고 같이 가야한다. 그래서 늘 묻는다. 하나님 이 길 맞아요? 신앙세계의 전문용어 중에 하나가 인도이다. 교회 처음 나왔을 때 날 보고 맨 날 승리하라고 하는 사람들의 용어만큼이나 인도라는 용어가 낯설었다. 이제는 나에게도 절실한 용어이다. 이 길을 가는 동안 믿음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계속 있을 것이고, 또 지도에도 없는 나라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분의 인도가 필요하다.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고찰이란 제목은 거창했지만 답은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지금 깨달은 것만 적어 보자면 인생의 목적지가 다르고, 그래서 가는 길이 다르고, 또 의지하는 분이 다르고, 필요한 것이 다르다는 정도.

 

! 무엇보다도 지도자가 다르다. 다름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던 중에 원로 목사님의 설교를 다시 읽게 되었다. 내 마음에 기쁨을 준 한 말씀으로, 다름에 대한 고찰을 마친다.

 

17:8 인자가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그랬습니다. 이 말씀이 안 맞아요?
그러니깐 평강제일교회 전체 성도를 위해서 땀 흘리고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이유는 끝 날에 믿음 없는 세상에서 믿음 있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도가 되어야하기 때문이에요.”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pvCmG5jsrSiQ8H4MxzCPRkoLQ8BAg.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6

#150. 부끄럽지 않은 등재 file

어느 날 갑자기 영문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Congratulations on Your Acceptance into Who's Who in the World'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마르퀴즈 후즈 후’라는 곳인데, 나를 2018년도 인명사전에 등재하고자 노미네이트 했고 인명사전에 올리기 전...

 
2018-02-14 529
65

#34. D-30! 이제 겨우 남은 30일 _ 송현석 file

한국의 독특한 교육열과 입시문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지 않는 속성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천국 입시의 아주 확실한 샘플이기도 하다.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 이 글을 작성하는 '수능 D-30'의 시점에서 이에 대해 ...

 
2015-10-17 529
64

#96. 유난스런 고민 끝내고 오로지 전진만 _ 정유진 file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면 항상 두려움 반 설렘 반입니다. ‘처음’이라는 그 공간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압축된 곳이 또 있을까싶습니다. 시작할 때의 포부와 앞날을 기대하는 마음, 잘 해보겠다는 다짐과 단단한 의지가 담긴 초심만으로 훗날 ...

 
2017-01-21 528
63

#104.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하는 사람 _ 박남선 file

얼어붙었던 하늘과 땅이 어느새 온기를 만나 봄의 길과 마주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삶도 항상 따뜻한 날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혹한의 겨울을, 서늘한 가을을 또 뜨거운 여름과 온화한 봄을 느끼곤 합니다. 통상 우리...

 
2017-03-15 525
62

#84. 회고록 _ 송인호 file

회고록의 뜻이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다. 사전적 의미로는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사전적 의미에 앞서 파워링크라고 나오는 수많은 회고록 대행업체(작가)들의 명단이다. 전문가의 손길을 빌어 쓰...

 
2016-10-23 525
61

#144. +1_ 홍명진 file

1을 더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 일이다. 단순히 수 계산에서의 1을 더하는 것 말고도 어제에서 오늘로 넘어오려면 24시간이 필요하고, 1월에서 2월로 넘어가려면 3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고,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오는데도 12...

 
2018-01-24 523
60

#138. 말씀의 온도 _ 정유진 file

요즘 차고 뜨거운 정도를 나타내는 ‘온도’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언어의 온도, 사랑의 온도, 행동의 온도, 이별의 온도, 리더의 온도 등. ’잘 지내니?’라는 작은 안부 인사가 영하 10도라면, 이것을 안부로 들어야하는지, 감정적 공격으로 혹...

 
2017-12-01 520
59

#25. 조합의 창의성 _ 최주영 file

이 세 가지 물건들은 사람의 손안에 쏙 들어오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100만 년 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손도끼입니다. 그 이전 원시인류의 최첨단 도구는 돌망치였지만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발명된 ...

 
2015-08-01 520
58

#134.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_ 강명선 file

우리 아빠는 참 복도 많다. 아내를 잘 만났다. 별로 잘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엄마는 아빠를 끔찍이도 챙긴다.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고생만 한 것 같은데 환갑이 지난 지금도 아빠 곁에 있다. 옆에 꼭 붙어있다. 7남...

 
2017-10-27 519
57

#121. 기대와 실행 _ 김진영 file

어느덧 2017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2017년도라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은 끝나고, 하프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183일째인 7월 2일도 지났으니, 이제는 후반전만 남은 것이다. 부모를 통해 평강제일교회에 다니게 되고...

 
2017-07-12 518
56

#32. 한 해의 2/3 분기점을 지나는 천국 가는 나그네길에서 _ 박다애 file

잠잠했던 비염인데 알레르기가 다시 들끓어 올랐다. 가려운 눈을 비비니 열이 나고, 흐르는 콧물을 연신 닦아내느라 코밑이 허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온차가 갑자기 커질 때면 으레 겪는 통과의례 같은 현상이다. 하늘이 높아졌고, 내가 ...

 
2015-10-03 513
55

#72. 수련회의 추억 _ 박승현 file

요즘은 놀 거리, 볼거리가 많아졌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수련회(성경학교)는 일 년 내내 기다리는 행사 중 하나였다.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아~아 진리의 성경 말씀, 배우러 가자“를 외치며 말죽거리(지금의 양재)에서 78-1번 ...

 
2016-07-24 512
54

#36. 바벨 _ 최주영 file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상대방이 어떤 의중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느낌으로도 모르겠고, 제스처로도 파악이 안되고, 말로 표현하다 보면 더욱더 아련해집니다. 이는 대화하는 상대방도 매한가지입니다. 아무리 자세히 일러주어도 ...

 
2015-10-31 508
53

#17. 울타리 _ 강명선 file

토요일 아침이다.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놀아야 한다. 자는 아들 깨워서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오류동 탐험을 나섰다. 작년 봄에 이사 왔지만 늘 집과 교회를 반복하다 보니 아직도 못 가봐 궁금한 곳이 많다. 자전거 길을 찾아 돌다가 빵집에 들...

 
2015-06-06 508
52

#42. 2015년이라는 길의 끝자락에서 _ 김범열 file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2015년 새 달력을 벽에 걸고 설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달력도 12월 마지막 한 장 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

 
2015-12-12 507
51

#76. 오보 _ 김진영 file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심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하루하루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현행 전기 요금 누진제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에어컨을 하루 ...

 
2016-08-29 503
50

#26. 광복 70년, 70년만의 해방 _ 홍봉준 file

유독 우리에게 친숙한 '70'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광복절이다. 정부는 하루 전날을 임시 공휴일로까지 지정하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적인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광복 후 걸어온 70년의 발자취가 세계사에서 유...

 
2015-08-15 503
49

#108.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_ 하찬영 file

‘봄 가을 없이 밤바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어느 시인의 고백이 떠오르는 지금, 저 역시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감 기한을 훌쩍 넘긴 지금 급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

 
2017-04-11 502
48

#79.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_ 원재웅 file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아주 오래전 우리 집 거실 장식장에 조그만 사기그릇이 하나 있었다. 도자기라고 하기에는 그 모양이 현대적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벤티 사이즈의 머그잔과 비슷한 형태의 그릇이었다. 보통 도자기에 글이나 그림이...

 
2016-09-18 502
47

#139. This is my Father's Church _ 송인호 file

This is my Father’s Church 아버지 하나님께서 만드신 교회. 구속사 운동의 교회 Oh, let me ne’er forget 절대로 잊지 않으렵니다. 아버지께서 이 교회를 위해 흘리신 피와 눈물과 땀을 That though the wrong seems oft so strong, ...

 
2017-12-01 495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Abraham’s Message]

[구속사소식]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