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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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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죄수는 평생 걸려도 말에게 인간의 노래를 가르칠 수 없을 텐데 도대체 왜 그런 간청을 했느냐며 비웃습니다. 그러자 목숨을 1년 더 부지한 죄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관없소. 어차피 원래 죽었을 운명인데, 어쨌든 이제 1년을 더 살 수 있게 됐잖소? 1년이면 수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소. 왕이 죽을 수도 있고, 말이 죽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오. 혹시 누가 아오? 말이 정말 노래를 할 수 있을지.”


 “시간이 흐르면서 두려움이 점차 사라졌다고 할까요? 어느덧 그러려니 해요.” “북한이 실제로 남한을 공격하거나 전쟁을 일으키진 않을 거예요. 한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북한보다 앞서 있으니까요.” “남한이 북한보다 GDP가 20배나 높다는데, 저희는 북한을 먹여 살리는 데 우리 세금을 쏟아붓는 게 싫은 거죠.” (…) 하마스가 로켓포를 발사하면 이스라엘에서는 대피하라는 사이렌이 울립니다. 저는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리라 생각하며 (한국에서 묵었던) 호텔 안에 방공호로 가라는 안내 방송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호텔 조식 뷔페 식당은 가득 찼습니다. ‘북한이 또 미사일 쐈대요? 에효, 정신 나간 녀석들한테는 신경 끄셔도 돼요. 그나저나 그 앞에 있는 김치 좀 주시겠어요?’ 한국인들은 대략 이 정도로 반응하는 것 같았습니다. 레바논 내전이 한창일 때, 제가 있던 당시 저녁 식사에 손님을 초대한 베이루트 시민은 손님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그냥 식사를 하시겠어요? 아니면 교전이 끝났다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실래요?”  뉴욕타임스 토마스 프리드먼의  인터뷰 및 칼럼입니다.



중국과 한국이 정작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북한이 경제 제재에 가로막혀 경제가 붕괴돼 정권도 끝장이 나거나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한을 파괴하려 드는 상황을 더 두려워합니다. 한·중 양국은 물론 미국도 자칫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인정할지 모른다는 위험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게다가 김정은이 협상을 하더라도 전 재산 같은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약속을 지킬지 신뢰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계속 이 상황을 마냥 무시하기도,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 앞에서 풀어볼 만한 무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전인미답. 내탕고를 열어 보여주며 상황이 안정되기를 막연히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르고, 위 예화처럼 막연히 말이 사람의 노래를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성도야말로, 이런 상황에서 도우심을 바라며 우리 할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말벌도, 홍해가 갈라진 것도, 모 시뮬레이션이나 당시 국제정세 시나리오 분석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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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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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 때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거나 다가올 새해를 내다보는 다양한 단어가 등장한다. 올 해 ‘욜로(YOLO, You Only Life Once)’가 미디어에 꾸준히 등장했다면, 2018년 트렌드 전망에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있다. 일과 삶의 균형...

 
60

#96. 유난스런 고민 끝내고 오로지 전진만 _ 정유진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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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오보 _ 김진영 file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심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하루하루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현행 전기 요금 누진제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에어컨을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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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1_ 홍명진 file

1을 더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 일이다. 단순히 수 계산에서의 1을 더하는 것 말고도 어제에서 오늘로 넘어오려면 24시간이 필요하고, 1월에서 2월로 넘어가려면 3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고,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오는데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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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D-30! 이제 겨우 남은 30일 _ 송현석 file

한국의 독특한 교육열과 입시문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지 않는 속성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천국 입시의 아주 확실한 샘플이기도 하다.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 이 글을 작성하는 '수능 D-30'의 시점에서 이에 대해 ...

 
56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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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라고 근사하게 2016년의 마지막 평강 에세이를 이만 총총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보아하니 지금 나는 또 마감에 몰려있다. 매번 밀리는 싸움이다. 때론 넉넉히 이기고 싶은데 늘 내가 수세에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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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_ 원재웅 file

Hold me, Mold me, Make me, Fill me 아주 오래전 우리 집 거실 장식장에 조그만 사기그릇이 하나 있었다. 도자기라고 하기에는 그 모양이 현대적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벤티 사이즈의 머그잔과 비슷한 형태의 그릇이었다. 보통 도자기에 글이나 그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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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우리 인생엔 지름길이 없다 _ 김영호 file

2017년 전도 축제가 5월 14일과 21일 양일간에 진행되었습니다. 바둑에는 복기란 말이 있습니다. 복기는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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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업계가 비상이라고 한다.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통상 일 년 중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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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먹고사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기아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의 관심은 '배불리' 먹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각종 SNS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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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가 수천억 대의 자산가가 되고 싶어 하거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혁명적인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런 인간은 아니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자 하는 위대한 혁명가는 더더욱 아니다. 이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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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십자가를 생각하며 _ 김형주 file

고난주간 속에는 예수님의 33년 전 생애가 함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생을 약속받는 확실한 증거가 예수님의 부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과 아픔, 죄악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측량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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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당신 생각 _ 강명선 file

당신 생각 가을에는 커피가 더 맛있어진다. 따듯한 커피를 마실 때 그 진향 향기도 함께 마시게 되어 커피의 맛을 두 배로 누리는 기분이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목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그 향기는 사라진다. 나름 커피 애호가인 나는 오...

 
44

#112. 내 인생의 사물 _ 김신웅 file

어느 포근한 토요일 점심 무렵, FM 라디오를 – 채널 주파수는 104.5MHz – 들으며 교회에 가던 중이었다.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진행하는 ‘사물의 재발견’이 흘러나왔다. 이 날 코너에서는 여러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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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기회 _ 서재원 file

어느덧 우리는 2017년이라는 층의 중앙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우리가 2017년을 만났을 때 세웠던 계획들과 수많은 목표들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으신가요? 아직도 계획만, 혹은 포기한 것들이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수많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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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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