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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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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케빈은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의 유능함은 여제자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교사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방면토록 만드는 등, 소송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뉴욕의 대형 로펌으로부터 매우 파격적인 제안을 받고 뉴욕으로 건너갑니다. 그 로펌의 사장은 밀튼, 그는 사실 적그리스도의 현현이었습니다. (여러분 영화입니다) 그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며 전 세계를 장악할 흉계를 꾸미고 있었으며, 엄청난 힘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케빈은 스카우트가 된 후, 명예와 돈과 성공을 위해 양심을 거스르는 변호를 맡아, 맡는 건마다 재판에서 승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공에는 대가가 따르게 되죠.


재판의 승리 과정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성공을 향유하는 대가로 돈과 여자에 매몰되면서, 가정과 인륜과 도덕과 자기 자신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밀튼은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명예와 돈과 허영, 모든 것을 케빈으로 하여금 선택하게 합니다. “내가 언제 그렇게 하라고 했니? 네가 다 선택해 놓고선” 악마는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다만, 인간으로 하여금 ‘선택’을 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붙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Devil’s Advocate 입니다. (원래 이 용어는 카톨릭에서 *시성을 할 때, 의도적으로 문제점을 끈질기게 여러 각도에서 지적하게 함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결과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는 사람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합니다만)

*시성(죽은 자들의 탁월한 신앙과 성덕을 기리기 위해 카톨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이 영화에서는 성공으로 달려가는 듯하나, 결국 파괴되는 더 소중한 가치들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영화에서는 가정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무슨 시험 같아요. 모든 게 시험 같다고요.” 악마가 인간으로 하여금 선택하게 한다는 점, 시험을 준다는 점이 무언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 같지 않습니까.


이 영화의 결말은, 케빈이 충격적인 자신의 과거 (그는 밀튼이 어머니를 범하여 낳게 된 자식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영화입니다 영화)를 알게 되고, 자신이 세상을 정복하는 적그리스도의 흉계를 수행하는 후계자로 지목됨을 알게 되고, 자신을 희생하여 이를 막음으로 이 계략을 무산시키며 끝나는 듯합니다.. 하지만,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반전이 발생합니다. 허탈하죠. 끝이 아닙니다. 케빈은 무엇인가 깨닫고 변호사 직이 박탈되는 위협을 무릅쓰고 제자를 성추행한 교사를 변호하지 않고 오히려 비밀을 폭로하여 의도적으로 패소합니다. 뿌듯한 마음을 안고 화장실에 들어간 케빈에게 기자가 접근합니다. 어떻게 그런 결단을 내리셨습니까, 취재하고 싶습니다. 벅찬 마음에 케빈은 인터뷰 약속을 잡고 떠나는데, 그 기자의 얼굴이 바로 밀튼의 얼굴로 바뀌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집요한 사단은 인간의 약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죠.


교회 일을 한다 하면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자신의 소신이라고 주장하기는 쉽지만, 정말 구속사 뜻을 위한 일인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 일인지,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 -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영어로는 the boastful pride of life 이더군요)을 도모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새삼 저 스스로 반성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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