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8.04.28

pkblog_body157.jpg


“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측은 ‘물이 든 컵을 밀쳐 물이 튄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제보 내용과는 크게 다르다고 한다.


2014년 큰딸 조현아 사장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땅콩회항(nut-rage)’ 사건. 자사 항공기의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내리게 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항공편이 46분이나 지연된 사건이다. 이 때문에 항공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아들 조원태 사장의 갑질도 수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단속 중인 경찰관을 따돌리고 뺑소니치다 뒤따라온 시민들에게 체포된 사건(2000년), 어린 손자를 안고 있던 77세 할머니가 조 사장의 난폭 운전에 항의하자 할머니를 밀어서 넘어뜨린 사건(2005년), 인하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운동가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사건(2012년) 등, 알려진 것만 해도 여러 건이다.


이들의 이력은 시작부터가 갑질이었다. 아버지를 잘 둔 덕분에(금수저) 20대 중반의 나이로 무난히 대기업에 갓 입사했지만, 직원들의 눈에는 임원급 이상이었을 것이고, 예상대로 이들은 하위직을 건너뛰며 바로 중견 관리직(과장, 차장)으로 공중 부양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상사들은 이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갑질’이란 용어는 계약서상,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당사자 ‘갑’과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상대 ‘을’을 가리키는 일명 갑을(甲乙)관계에서 비롯됐다. 권력관계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상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인터넷 상에선 갑의 무한 권력을 꼬집는 ‘슈퍼 갑’, ‘울트라 갑’이라는 말이 떠돌고, 갑처럼 군림하려 하는 사람을 소위 ‘갑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고 칭한다.


경희대학교 송재룡 교수는 한국의 갑질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고 할 수 없다.” 면서 개개인이 한국 사회의 갑과 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존비(尊卑)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문화 정서적 경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을이었던 개인이 또 다른 관계에서 갑이 됐을 때 같은 행동을 행하는 이유라 한다. 송 교수는 갑질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지위나 직책은 다름의 일부이며, 이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고,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에서부터 이러한 인식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교회 내에서도 갑질하는 이에게 상처 받아 신앙생활을 포기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정작 갑질하는 본인은 ‘남을 괴롭힌다’ 생각하지 않고, ‘봉사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교회에 혼란을 가져와 피해를 입힌 후에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교통봉사에 열심이신 분들을 향해 험한 말을 하는 성도, 말씀에 대한 지식은 가득한데 도무지 구역원들과는 대화가 안 되는 성도, 교회라면 어떠한 요구도 조건 없이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억측을 부리는 성도, 자신의 직분을 이용해 윽박지르고 화내는 성도 등, 돌아보면 많은 갑질이 교회에도 존재한다.


‘웨이터의 규칙(Waiter Rule)’이라는 유명한 이론이 있다.

어떤 이의 됨됨이를 알려면 서비스 종사자(웨이터)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는 것이다.

“If someone is nice to you but rude to the waiter, they are not a nice person.”

“당신에게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결코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라 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다.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행하라(눅 6:31)는 말씀에 순종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겠다.



essay13.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26

#103. 사순절 그리고 갱신 _ 이장식 file

날씨가 풀리고 입고 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니 그제야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아 엄동설한 얼어붙었던 대지는 녹고 마음도 녹아내리는 것 같이 열린 마음을 갖게 됩니다. 모든 만물이 눈을 뜨고 기...

 
2017-03-08 493
25

#81. 사랑에 대하여 _ 홍미례 file

사랑에 대하여,라고 제목을 잡았다고 해서 이 글 속에 뭔가 거창한, 혹은 뜨거운 것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이 글이 가장 무심하고 냉랭한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나는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하고 ...

 
2016-10-04 493
24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92
23

#149. 나와 당신의 슈퍼 히어로 file

‘2030 청년세대 15만 명이 직접 선정한 영웅들이 직접 멘토링을 한다’는 내용의 종편방송 커머셜을 호기심 기득한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쟁쟁한 인물(‘영웅’들이라 해야겠습니다만)들이 출연하는 포럼에서 그들의 성공스토리를 공유하고 피와 살이 되는...

 
2018-02-14 491
22

#71. 사드 단상 _ 송인호 file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면, 7월 역시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진 지 63주년이 되는 달이다. 전쟁 통에 태어나거나, 해방 전후 태어난 분들도 이제 어언 70대에 도달하셨고 헤어진 이산가족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사랑 웅변대...

 
2016-07-18 489
21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2015-10-24 489
20

#116. 기회 _ 서재원 file

어느덧 우리는 2017년이라는 층의 중앙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우리가 2017년을 만났을 때 세웠던 계획들과 수많은 목표들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으신가요? 아직도 계획만, 혹은 포기한 것들이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수많은 계획...

 
2017-06-12 483
19

#41. 먹다 _ 원재웅 file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기아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의 관심은 '배불리' 먹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각종 SNS에 올...

 
2015-12-05 483
18

#89. 엄마 손은 약손 _ 지근욱 file

내가 어릴 적이라고 해봐야 1970년대, 그리 옛날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약이 증상별, 종류별, 메이커별로 다양하지도 흔하지도 않았다. 요즘처럼 밤에 아이가 아프면 자가용에 태워 가까운 응급실에 가던 시절도 아니다. 열이 오...

 
2016-11-27 481
17

#127. 인생 2막을 시작하며 file

2017년, 어느덧 입추와 처서를 맞이하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다. 올 해 벌써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헉! 하고 놀랄만한 사건은 바로 곧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어린것...

 
2017-08-30 480
16

#83. 언약과 구속의 흐름을 깨닫게 한 음악회 _ 김정규 file

푸른동산 수련원 청평 호반음악회를 마치고 10월 1일 연주회를 치르는 당일, 아침부터 청평 호반의 물은 더욱 푸른빛을 발했습니다.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청평의 물빛을 쉬지 않고 훔쳐보았습니다. 이 물은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이 세상을 ...

 
2016-10-17 476
15

#88. 잊지 말고 기록하자 _ 이장식 file

기억합니다. 그러나 잊고 살고 있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과 결심들,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 친구와의 우정, 하나님의 은혜 쉽게 잊고 살고 있습니다. 2010년 초겨울이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고 미국 생활 2...

 
2016-11-27 475
14

#141. 12월에 시작하기 좋은 책읽기 _ 이원재 file

학교 현장은 한 학년을 마무리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2차 지필평가(예전에는 기말고사라고 했음)가 곧 시작하고 방학 전까지 각종 행사를 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은 포항 ...

 
2017-12-26 462
13

#97. 청년이 되는 습관을 기르자 _ 송인호 file

'뇌를 늙게 만드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의 신앙을 더욱 청년처럼 만드는 방법을 간략하게 나눠보고자 한다. 1. 밤 9시 이후 식사하는 습관 – 잠잠히 기도하며 내일을 준비하자. 2. 험담하는 것 - 욕설이나 ...

 
2017-01-25 459
12

#113. 할머니니? _ 박승현 file

“할머니니?”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아 중학생인 아들은 단기방학이었다. 방학은 그냥 놀도록 놔두어야 하는 것인데, 학교에서는 무슨 과제를 주는지(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노는 꼴을 못 보는 듯). 그리고 아직까지 일부 과제는 부모의 몫이다. ...

 
2017-05-29 458
11

#110. 그래서 우리는 괜찮습니다 _ 정유진 file

요즘 나는 나를 배웁니다.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좋았던 것이 갑자기 싫어질 때, 어떤 감정을 처음 느꼈을 때 새로운 나를 경험합니다. 물론 오랜 시간 반복되는 생활습관과 행동, 생각의 패턴들도 내가 누군지 설명합니다. 나 자신...

 
2017-04-25 458
10

#122. 학교에서 배운 한 가지 _ 하찬영 file

그랬던 것이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소위 말하는 미대 다닌 남자였다(이대 아니고 미대라고 그는 또 아재개그를 날렸다). 그는 그런 그의 타이틀이 나름 있어보인다며 은근히 만족해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디자인 전공에 대해 웬만하면 말하지 않으...

 
2017-08-09 457
9

#115. 우리 인생엔 지름길이 없다 _ 김영호 file

2017년 전도 축제가 5월 14일과 21일 양일간에 진행되었습니다. 바둑에는 복기란 말이 있습니다. 복기는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

 
2017-05-29 457
8

#85. 3대 영(靈)양소 _ 박승현 file

# 천고마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계절인데, 왜 내가 살이 찌고 있는지? 가을에는 식욕이 왕성해져 다이어트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여기에 식욕이 증가하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적어져 기분 조절, 식욕, 수면 ...

 
2016-10-31 455
7

#106.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고찰 _ 강명선 file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한지 만 10년이 되었다. 이 본격적인이란 말은 교회에 나와서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의 기관에 등록하여 봉사하면서 정기적인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드린 신앙생활의 기간이며...

 
2017-03-30 451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1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08345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