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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성가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오셔서 들어보세요. 정말 힐링이 됩니다. 골치 아픈 일도 사라집니다. 꼭 오세요. 안 오시면 1년 동안 후회할 연주예요.”
얼마 전 CTS홀에서 연주회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연 시작 전까지 그토록 기다리는 관객들은 오지 않고 공연장은 썰렁하기만 하더군요. 빈자리에는 허허로운 마알~간 공기가 팔짱을 끼고 자기를 치워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반주해줄 피아노는 빨리 두들겨 맞고 싶다는 듯 성급하게 입을 반쯤 열고 허기진 표정을 짓습니다.
별별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런 음악회를 하는지 그 이유를 더듬어보는 거죠. 공연을 흥미롭게 진행하고픈 ‘연주자’의 입장으로서는 매우, 아주 매우 안타까운 시간이 1초씩 째깍째깍 흐릅니다. 그리고 왠지 초조해집니다.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리허설을 마친 연주자들과 너스레를 떨긴 했지만, 초조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 좋은 음악회에 왜들 안 오는 거지?
이런저런 공상에 시간은 빼빼로 양초가 타들어가는 속도로 흘러갔습니다. 이윽고 5분 전,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 주인공들처럼 한 명 두 명씩 관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할렐루야, 어서 오세요. 여기 앉으세요.”
너무 반가워 호들갑을 떨며 자리로 안내했습니다. 그렇게 들어찬 관객이 100여 명. 하우스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자 지금부터 음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박수 소리가 졸던 공기를 화들짝 깨우며 성악가들이 CTS홀을 소리의 전당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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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클래식 음악은 그 시대의 성가곡 

저는 왜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회에 발길을 돌리지 않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니, 우리 교인들조차 이 멋진 클래식 공연에 몇 분 오시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이 클래식 공연에 관심이 없는데, '우리 교회 주변의 주민들이 과연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정말로 클래식은 이 시대에 불필요한 바로크적 ‘장식음’일까요? 공연을 시작해야겠기에 그런 의구심을 떨치고, 피아노 앞으로 성큼 걸어가 건반을 ‘또로롱’ 눌러 쳤습니다.
건반을 영어로 키(Key)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열쇠’라고 하지요. 독일어로는 클라비어(Klavier)라고 하는데, 그래서 독일에서는 피아노를 ‘클라비어’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무엇을 여는 열쇠라는 것일까요. 바로 '우주(천국)'를 향한 열쇠입니다. 결국, 음악은 '천국을 여는 열쇠라는 뜻'입니다. 천국을 향한 열쇠가 음악에 담겨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 열쇠를 외면할까요.
세상을 향한 음악회를 준비할 때 보통은 찬송가처럼 교회 색이 강한 곡은 탈색하고, 순수한 클래식만 연주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곤 합니다. 당연하겠죠. 교회 찬송가를 연주하면 ‘클래식 음악회’가 아닌 ‘교회 음악회’가 되는데, 일반 주민들이 올 리가 없겠지요. '클래식 음악회'라고 해도 잘 오지 않는 발걸음을 종교 연주회에 돌린다는 것은 언감생심입니다.
물론, 소프라노 ‘조수미’ 정도의 메가급 스타가 온다면, 볼 일을 누다가도 움찔 끊고서 달려오겠지요. 그런 사람이 아니고서는 클래식 공연은 누군가 초대를 해야 합니다. 그나마 ‘클래식 음악회’라면 그래도 10명 중 한 명은 오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누가 데리고 와야 할까요. 바로 우리 교인들입니다. 우리가 클래식 음악회를 외면하면 지역 주민들은 더더욱 관심 밖이 되겠죠.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클래식 음악회로의 권면은 이웃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전도’가 될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대부분 하나님의 음성을 기록한 음악들이니, 대놓고 찬송가를 연주하지 않아도 이웃이 클래식을 한참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가슴을 열고 하나님 선율을 깊은 저수지처럼 받아들일 테니까요.
클래식 음악은 중세시대 이후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을 찬양하거나, 하나님의 은혜로 작곡한 곡이 대부분입니다. 바흐의 ‘마태수난곡’, 헨델의 ‘메시아’, 모차르트 ‘레퀴엠’,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아니 ‘Amazing Grace’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음악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입니다. 이런 음악들은 사실상 그 시대의 찬송가이지만, 오늘날 콘서트 무대에 진설하면 아무도 ‘찬송가’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저 클래식 곡일 뿐이죠. 뚜껑을 열면 그 DNA는 찬송가가 되는 불멸의 클래식. 교인들이 이 음악을 먼저 즐겨 듣고, 이웃과 함께 온다면 전도는 저절로 이뤄지는 셈입니다. 

성도가 먼저 클래식을 알고 이웃을 초대했으면 

서양음악은 태생 자체가 기독교에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 작곡가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년~1179년)은 ‘인간은 천사들과 함께 합창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며 ‘소리가 나는 악기’라고 믿고, 그 소리가 만방에 퍼지도록 하기 위해 120곡이나 작곡했습니다. 그 작곡 정신이 12세기 이후 지금까지 서양음악사에 면면히 흘러내려오고 있는 거죠.
힐데가르트 폰 빙엔 이후 긴 세월 동안 하나님은 특정한 사람에게 음악적 달란트를 넘치도록 붓고 위대한 곡을 창작해 세상 사람들에게 천국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맛보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작곡된 이 음악들은 온갖 소음에 지친 영혼들에게 태초의 순수로 잠시 여행을 떠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맞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온갖 쓰레기 같은 음악에 지친 영혼이 맑아집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세상의 소음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음성이 담긴 클래식에 귀를 열려 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야 할 하나님의 백성들조차도 말입니다.

 

이 위대한 클래식 음악에 대해 토마스 카알라일은 ‘음악이 천사의 언어라고 한 것은 틀림없는 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신학자 찰스 킹스레이는 ‘음악은 천사들의 스피치, 하나님의 스피치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갈대의 나부낌, 새냇물의 흐름... 당신이 진정 귀를 갖고 있다면 세상 모든 사물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인 바이런이 얘기했죠. 우주 만물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바, 그 자연의 생명체가 꿈틀거리며 진동하는 소리는 하나님의 음악입니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진지하게 들어보시면 그 소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어때요. 이제 성도들이 클래식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공감하시겠죠? 앞으로 클래식에 관심을 두고 이웃 한 명씩을 꼭 초대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함께 듣고 나누는 열정을 가지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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