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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붙이는
손이 되게 해 주세요”
신상례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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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즈음 교회 마르다 식당에서 일하는 중이었어요. 된장, 간장을 담그려고 그동안 안 쓰고 있었던 빈 항아리들을 닦고 있었죠. 수돗물을 틀어놨는데 누가 방향을 틀다가 호스를 놓친 거예요. 갑자기 저한테 물을 뿜고 그걸 피하려다가 그만 항아리를 깨뜨렸어요. 작은 항아리였는데 오래된 물건이긴 하지만 그래도 교회에서 쓰는 성물이니까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죠. 똑같은 걸 사 놓을까 하다가 교회에서 필요한 곳에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동안 돈을 모아서 50만 원을 헌금으로 드렸습니다. “마르다 봉사를 하면서 성물을 깨트렸습니다. 이 손이 다시는 깨트리지 않고 뭐든지 붙이는 손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요.

얼마 전 발에 금이 가서 주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십일조와 각종 헌금을 모았다가 한 달에 한 번 교회 올 때 드리고 있었어요. 다리가 불편하니 높은 곳에 있는 본 성전인 모리아 성전까지 못 올라가고 정문 쪽에서 아는 전도사님을 만난 거예요. 전날 준비해 뒀던 헌금 봉투를 드려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게 예배 광고 때 나와서 저도 놀랐어요. 부끄러웠죠. 휘선 박윤식 목사님께서 늘 교회에서 화장실 휴지 한 칸 쓰는 것도, 전등 하나 켜는 것도 아껴야 한다고 얼마나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교회 모든 물건이 다 성물이라고요.

그러던 중에 지난 1월 13일 목요예배 설교에서 장막 성전의 여러 제사 중 속건제는 성물에 죄를 지었을 때 드리는 제사라는 걸 배웠어요. 교회 물건을 깨뜨렸다면 반드시 배상해야 한다는 것, 교회 것을 망가뜨리거나 피해를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죠. 레위기 5장 15절부터 마지막 절까지 “성물에 대한 범과를 갚되 그것에 오분 일을 더하여 드리라. 부지중에 범하여도 허물이라 벌을 당할 것이니”라는 말씀이 있더라고요.

오래전 모리아 성전 리모델링 공사할 때가 생각났어요. 박윤식 목사님께서 단에서 비용이 40억 원 정도 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기도했어요. “하나님 아버지, 저도 능력은 안 되지만 만분의 일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몇 주 후에 비용이 추가로 소요돼서 70억 원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만분의 일이면 얼마인가 한참 계산해 보니 70만 원이었어요, 마련해서 드린 적이 있지요.

저는 2007년 12월 23일에 평강제일교회에 등록했어요. 평강제일교회 다니던 친구가 미국 LA로 이민을 가기 전 한 번 와봤고,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뒤 혼자 와서 새 가족으로 등록한 거죠. 다음 해부터 마르다 식당 봉사를 시작했고요. 부모님이 불교 용품 가게를 운영하셨으니 저는 교회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예배가 뭔지도 모른 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냥 교회로 발걸음이 향하게 된 거예요. 어느 날은 교회에 와서 둘러보다가 어느 성전에서 소리가 나기에 빼꼼 열고 들어가 앉았어요. 사람들이 노트를 꺼내놓고 뭔가를 열심히 받아 쓰시길래 저도 따라서 하려고 했지만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앞에서 가르쳐 주시는 전도사님은 성경 구절을 쉴 새 없이 줄줄 부르시고 다들 잘 따라서 필기하는데 저는 아무리해도 안 되는 거예요. 결국 볼펜을 내려놓고 두 손 모아 울면서 기도했어요. “하나님, 저도 저 말씀 알아듣게 해 주세요” 나중에 알고 보니 권사회 월례예배 자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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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용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도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대요. 청년부 회장까지 하셨는데 십일조가 걸림이 돼서 뛰쳐나온 뒤 지금까지 교회에 적대감을 갖고 계세요. 제가 교회에 다닌다니까 집에서 쫓아내셨어요. 독신인지라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힘들었지만, 시장에서 노점을 하며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도 우상 장사를 했었다고 하잖아요. 아브라함과 데라의 분리에 대한 구속 경륜을 배우면서 불평이 쏙 들어가고 저희 집안을 위해 기도가 나오더라고요. 아버지 가게를 돕던 남동생이 2006년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런데 임종 전에 세례를 받고 하는 말이 “불교 용품 가게 다 정리하고 가족들 모두 교회 나가세요” 하더라고요. 그 후 올케가 목사 안수를 받았고 조카가 신학을 배우고 있어요. 조카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평강제일교회로 데리고 온 적이 있었어요. 아침도 거하게 차려서 먹이고, 오는 중에 빵도 사 먹였는데 아이들이 자꾸 배가 고프다는 거예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영적 양식에 주림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 때에는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 있다는데(암 8:11), 저희 집안에도 구속사의 말씀의 강물이 흘러가서 마지막 시대에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게 기도하고 있어요. 그 물은 죽은 바다도 살린다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때 헌금 봉투에 “이 손으로 뭐든지 붙이는 손이 되게 해 주세요” 라고 쓴 거예요. 예수님과 붙여 주는 손, 전도의 손, 화목의 손이 되게 해 달라고요.



구술 정리_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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