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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골리앗을 쳐죽인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양떼를 돌보던 어린 목동이 블레셋 장수 골리앗의 이마에 돌팔매를 명중시키자 거인은 마른 검불처럼 쓰러지고 만다. 이스라엘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치욕을 주었던 블레셋 오랑캐가 칼도 없이 팔매 돌 다섯 알을 든 소년에게 모가지가 떨어졌다.

사무엘 상 17장의 기록은 다윗이 쓰러진 블레셋 장수를 밝고 서서 그의 칼집에서 칼을 빼어 목을 잘랐다고 전한다. 골리앗의 목이 떨어졌다. 자신의 허리에 찼던 칼이 제 목을 벨 줄은 몰랐다. 목이 달아난 거구의 시신은 화면 바깥에다 치워 두었다. 이스라엘을 욕보였던 그의 얼굴이 차갑게 식어서 땅을 보고 엎어져 있다.

다윗은 전리품을 들고 호젓한 성전 귀퉁이에 섰다. 가슴을 짚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승리자의 시선이 겸손하다. 다윗은 승리의 기쁨을 하느님께 돌린다. 골리앗과 두려움 없이 마주섰던 다윗.


사자나 곰이 양 새끼를 물어 갔을 때 한사코 뒤쫒아가 그 아가리에서 양 새끼를 빼내던 목동의 용기가 이스라엘을 구했다. 크지 않은 규격의 그림에 소년 영웅의 반신상이 떠올랐다. 얼굴을 젖혀 올리고 손으로 가슴을 짚은 그의 자세는 광야에서 참회하는 막달레나 또는 성 히에로니무스의 도상을 닮았다.

그의 눈에 눈물이 어린 것도 광야의 은자들을을 빼 닮았다. 네모난 돌 위를 구르는 골리앗의 머리는 은자가 손을 내밀어 어루만지는 해골에 해당할 것이다. 머리가 땅을 향했으니 블레셋의 영혼은 구원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1680년 무렵 작성된 라누치오 파르네세의 미술 수집목록에 구에르치노의 다윗 그림 한 점이 수록되었다.

'다윗, 오른손을 가슴에 다 짚고 왼손을 골리앗의 머리에 얹은 반신 그림. 시선은 하늘을 바라본다'

▶ 구에르치노,<다윗과 골리앗>,1650년, 120x102cm,트라팔가 미술관,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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