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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정원의 마리아가 진주 왕관을 쓰고 있다. 향기로운 젊음이 피어나는 수굿한 처녀의 모습은 솔로몬이 아가에서 노래했던 아리따운 신부와 다를 바 없다.


낮은 담장으로 둘러친 천국 정원에 수많은 꽃들이 다투어 망울을 터뜨린다. 아기는 두손을 내밀어 수금을 탄다. 두 천사의 시중을 받으며 프살테리움의 현을 퉁기는 알몸의 예수는 거칠 것 없는 신성의 상징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신성에 의지하여 인간의 죄사함을 간구하기보다 아기를 돌보고 보살피는 인간적 모성을 숨기지 않는다. 현악기를 뜯는 아기도 구원의 미스터리를 상징하기보다 천진스런 호기심의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림 상단을 에워싼 금박은 천국과 영원을 의미한다. 금박을 두고 줄거리를 설명하는 배경 풍경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비잔티의 황금 모자이크 에서 유래한 금박 바닥은 천국 정원에 앉아 있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리고 천사들이 덧없이 흐르는 이 세상의 삶에서 일탈한 피안의 존재라는 비밀스런 신비를 드러낸다.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머리 뒤에서 빛나는 후광도 금빛이다. 후광은 동방 정통을 따라서 엄격한 평면으로 재현되었다. 후광은 차츰 머리를 젖힌 방향에 따라 움직이다가 이윽고 윤곽선만 남아서 투명해지거나 뿜어나오는 빛 다발 모양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림속의 후광은 성스러운 상징이라기 보다 인물의 본질을 설명한다. 예컨대 예수를 배신한 유다가 15세기에 검은 후광을 얻은 것은 이탈리아의 창안이다. 아기 예수의 후광에 십자가의 형상이 새겨졌다. 십자가의 수난이 그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 성 라우렌티우스 마이스터,<천국 정원의 성모>,

                                 1415-1430년, 20.2x16.2cm 빌라프 리하르츠 미술관, 쾰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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