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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6

플링크는 젊은 시절 렘브란트 공방에서 붓의 기초를 익혔다. 성서 기록을 생생한 인간 드라마로 풀어 내는 안목을 착실히 배웠다. 위트레히트에 밀어닥친 카라바조풍의 명암밥도 그의 관심을 비켜 가지 않았다.

플링크를 렘브란트와 나란히 세워 두면 극중 인물들의 내면적 웅장함이 덜하고, 카라바조와 비교하면 구성의 짜임새가 덜 치열하다.

그러나 플랑드르의 섬세한 영혼이 가꾸어 낸 깔끔하고 우아한 필체는 플링크가 가진 남다른 재간이다. 예수와 두 도적이 십자가에 걸려있다.

십자가 셋이 만드는 구성의 축이 그림 안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 있다. 그림을 보는 이는 옆길을 타고 골로타로 올라온 참이다.

기울어진 구성 축은 인물 구성에서 역동성을 더할 뿐더러 보는 이를 자연 스레 그림 안 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갖는다. 특히 화가가 조명을 한쪽 방향으로 뿌리면서 명암에 따른 공간의 깊이를 생산할 수 있어서 바로크 종교화의 '설득력 있는'구성 기법으로 각광받았다.

 

예루살렘 도성이 내려다보이는 골고타 언덕에 애도하는 무리가 남아있다. 멀리서 처형을 지켜보던 여인들이 십자가 아래 모여있다.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를 올려다보는 천진한 소년의 뒷모습은 무고한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림 왼쪽아래에서는 주사위 제비를 뽑아서 통옷으로 짜인 예수의 속옷을 차지하기로 했다. 플링크는 병사들 둘, 그리고 민간인을 하나 그려 두었다. 대개 병사 넷이 등장하는 전통적인 관례에서 벗어난 것이다.

높은 원통 모자를 쓴 사내가 예수의 통옷을 움켜쥐자 붉은 옷을 걸친 군인은 칼자루에 손을 대었다.무슨일일까?

▶ 호바르트 플링크,<십자가 책형>, 1649년, 119x90cm, 공공미술 수집실, 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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