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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5

고대풍의 건축 실내에 마리아의 거처가 마련되었다. 배경 오른쪽에 진녹색 침대보를 늘어뜨린 처녀의 침소가 보인다. 코린토스식 기둥머리를 얹은 사각 벽주는 고대유적에서 베껴 온 장식들이 필리그란처럼 섬세하다. 각주와 아치 창이 교차하는 르네상스식 건축 형태는 알베르티가 설계한 루첼라이 궁 주정면에서 빌려왔다.

크레디는 성령의 비둘기를 그리지 않았다. 빛살도, 성부의 형상도 생략했다. 천사는 백합을 지참하지 않고 마리아는 물병을 가져다 두는 일을 잊었다. 천사와 마리아가 서 있는 공간은 조화롭고 여유롭다.

고대의 교훈이 적절한 인체와 공간 사이의 비례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간격도 긴박하지 않다. 천사의 전갈에 대해서 마리아는 여유롭게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선택의 시간은 아무리 서둘러도 모자라게 마련이다. 마리아는 한 손을 들어서 신성의 은총의 의미를 암시하고, 다른 손으로 옷자락을 거두며 자신의 아랫배를 가리킨다.

그림 하단에는 붓으로 새긴 섬세한 부조가 하와의 이야기를 전한다. 왼쪽부터 하나님의 손짓을 따라서 아담의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하와, 선악과를 아담에게 권하는 하와, 낙원에서 추방되는 아담과 하와가 그려져 있다. 하와가 선악과를 취하여 후손에게 원죄의 올가미를 씌웠다면, 마리아는 구원주를 잉태하여 인류의 죄악을 거두고 대속할 것이다. 하와는 인류의 첫번째 어머니요, 마리아는 인류의 두번째 어머니다.

▶ 로렌초 디 크레디,<수태고지>, 1480-1485년, 88X71cm,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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