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98

알몸으로 육욕을 증거하는 마르다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서 있다. 이런 도상은 중세 전설이 전하는 마리아 에깁티아카와 닮았다. 한때 창녀였던 과거와 결별하고 인적 없는 광야에 은둔한 것도 둘이 똑같다. 마리아 에깁티아카는 사제 조시마가 발견했을 때 완전한 알몸에다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제가 겉옷을 벗어서 부끄러움을 가려 주었다고 하니, 머리가 길었어야 어깨 정도였을 것이다. 한편 막달레나의 머리카락은 발아래까지 늘어져 있어서  겉옷을 삼았다고 하니, 여기서 두 마리아가 달라진다.


도상 형성 과정에서 둘이 서로 뒤섞이기도 했겠지만 하나가 다른 쪽에 완전히 편입되지는 않았다. 마리아 에깁티아카는 훗날 빵 세 덩어리, 마리아는 향유를 담은 옥합을 지물로 차지하여 화가들 사이에서 혼동의 우려가 사라졌다.


제 몸에서 자란 털 옷으로 온 몸을 가린 성녀가 이탈리아에 또 있었다. 성 아그네스. 알몸으로 매음굴에 내쳐지는 수치스런 형벌을 받았다. 그러나 눈깜짝할 사이에 머리카락이 쑥쑥 자라나서 온몸을 뒤덮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그러나 털복숭이 아그네스가 기독 도상의 한 유형으로 등장한 것은 14세기 초. 긴머리의 마르다로 친다면 한참 아우뻘이다.

배경 그림은 왼쪽위부터 <베다니아의 만찬에서 예수의 발에 향유를 바르는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예수>, <막달라 마리아의 승천>, <막 시미누스 주교에게 성체를 받는 막달레나>, 그리고 오른쪽 위부터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 <마르세유에서 설교하는 막달라 마리아>,<광야에서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의 임종>이 재현된 것이다.

 

▶ 막달레나 마이스터, <막달레나와 생애의 일곱 가지 이야기>, 164x76cm,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98 [성지순례] 주기도문 교회 (파테르 노스테르 교회) 2006-05-13 3526
197 [성지순례] 비돔과 숙곳 2006-08-16 3519
196 [성지순례] 눈물 교회 ( 도미누스 플레빗 교회) 2006-05-19 3518
195 [성지순례] 이방인의 첫 세례지 2006-08-16 3512
194 [찬송가 해설] 저 들 밖에 한 밤중에 (123장) 2006-03-26 3509
193 [성경365] 생애 마지막 달을 정리하는 모세 11-00-06 3508
192 [성지순례] 로마의 콜로세움 2006-08-22 3506
191 [성화읽기] 아토스 산 2010-06-13 3491
190 [성화읽기] 동방의 위대한 설교자 2009-10-11 3491
189 [성지순례] 하란 2006-08-21 3487
188 [성화읽기] 최후의 심판 [2] 2006-03-25 3487
187 [찬송가 해설] 갈보리산 위에 (135장) 2006-05-08 3484
186 [찬송가 해설] 오랫동안 모든 죄 가운데 빠져(206장) 2011-01-02 3480
185 [성화읽기] 마틴 루터 킹과 미국의 시민 인권 운동 2010-07-04 3479
184 [성화읽기] 베로네세의 아브라함 2008-03-16 3478
183 [성화읽기] 틴토레토의 수산나의 목욕,파리 2008-07-13 3475
182 [성화읽기] 델 피옴보의 나사로 2007-05-27 3475
181 [성지순례] 코라의 구세주 교회 2006-10-22 3473
180 [성화읽기] 알렉산드리아 교부들 2009-08-09 3469
» [성화읽기] 막달레나 마이스터의 막달레나의 생애 2007-11-11 3469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