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98

수산나의 목욕 장면을 그리는 화가들은 노인들의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숲 그늘에 가만히 몸을 숨기고 지켜보는 '훔쳐보기'유형과 수산나에게 직접 달려드는 '겁탈' 유형이 그것이다. 알프스를 경계로 해서 남쪽 이탈리아의 노인들은 훔쳐보는경우가 많고, 북유렵의 노인들은 나이와 체신을 망각하고 여인의 옷을 잡아 채거나 허리를 끌어 안기 일쑤다.

목욕을 마친 수산나가 개운한 자세로 앉았다. 베네치아의 화가는 미켈란젤로를 흉내낸다. 시스티나 천장화에 등장하는 미소년이 목욕하는 구약의 여인으로 눈부시게 변신했다. 시녀 둘이 수산나를 시중드는 동안 그림 구석에 숨은 노인들의 눈빛이 빛난다. 화려한 장신구를 흩어 놓고 시녀를 시켜서 머리카락과 발톱을 손질하게 하는 수산나의 행동을 꼭 기독교적 우의의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수산나도 그리 개의치 않을 것이다.

틴토레토는 다니엘서의 기록을 빌려서 원근법적 풍경을 실험한다. 정원과 숲의 경계를 면해 늘어선 나무들을 따라 가파른 시선을 옮기는 사람은 화면 귀퉁이에 늙은 다람쥐처럼 숨어 있는 두 노인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틴토레토,<수산나의 목욕>, 16세기중반, 167x238cm,루브르 박물관, 파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98 [성지순례] 주기도문 교회 (파테르 노스테르 교회) 2006-05-13 3531
197 [성지순례] 비돔과 숙곳 2006-08-16 3527
196 [성지순례] 눈물 교회 ( 도미누스 플레빗 교회) 2006-05-19 3524
195 [찬송가 해설] 저 들 밖에 한 밤중에 (123장) 2006-03-26 3520
194 [성지순례] 이방인의 첫 세례지 2006-08-16 3519
193 [성지순례] 로마의 콜로세움 2006-08-22 3514
192 [성경365] 생애 마지막 달을 정리하는 모세 11-00-06 3514
191 [성지순례] 하란 2006-08-21 3495
190 [성화읽기] 아토스 산 2010-06-13 3494
189 [성화읽기] 동방의 위대한 설교자 2009-10-11 3494
188 [성화읽기] 최후의 심판 [2] 2006-03-25 3492
187 [찬송가 해설] 갈보리산 위에 (135장) 2006-05-08 3489
186 [찬송가 해설] 오랫동안 모든 죄 가운데 빠져(206장) 2011-01-02 3486
185 [성화읽기] 마틴 루터 킹과 미국의 시민 인권 운동 2010-07-04 3484
» [성화읽기] 틴토레토의 수산나의 목욕,파리 2008-07-13 3484
183 [성화읽기] 베로네세의 아브라함 2008-03-16 3482
182 [성화읽기] 델 피옴보의 나사로 2007-05-27 3479
181 [성화읽기] 알렉산드리아 교부들 2009-08-09 3477
180 [성지순례] 코라의 구세주 교회 2006-10-22 3476
179 [성화읽기] 막달레나 마이스터의 막달레나의 생애 2007-11-11 3473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