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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 호싸르트,<십자가 강하>,1521년, 141X106.5cm,에르미타즈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성서는 죽은 예수의 시신을 십자가에 떼어 내리는 대목을 간략하게 다룬다. 마태복음 27장은 '요셉이..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자 빌라도는 쾌히 승낙하여 내어 주라고 명령했다.' 마가복음 15장은 '빌라도는.... 시체를 요셉에게 내어 주었다....요셉은 시체를 내려다가...'
그리고 요한 19장은 '빌라도의 허락을 받아 요셉은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렸다. 그리고 언젠가 밤에 예수를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침향을 섞은 몰약을 100근쯤 가지고 왔다. 이 두사람은 예수의 시신을 모셔다가..'라고 기록했다.

호싸르트는 십자가에서 시신을 내리는 강하 장면에 성모 마리아와 마리아 클레오파스 그리고 막달레나 등 애곡하는 여인들을 덧붙이고, 나이 어린 요한과 다른 일꾼들을 등장시킨다. 배경에는 이국적 풍경이 넓게 펼쳐진다. 그림의 중경 한복판은 십자가에서 시신을 내리는 일꾼들이 차지하고 있다. 십자가 앞과 뒤쪽에다 사다리를 둘 걸치코 사내 다섯이 땀을 흘리고 있다. 터번을 쓰고 작업을 감독하는 노인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와 몸을 맞대고 예수의 발을 끌어안은 이가 니고데모일 것이다.

그는 위를 올려다본다. 수의를 받쳐 든 붉은 옷의 젊은이는 어린 요한, 그리고 허리 줄에 향유 병을 매달고 무릎을 꿇은 여인은 막달레나로 보아도 좋다. 그림 앞 오른쪽에 군인 하나가 가시 면류관을 줍는다. 허리를 구부린 그는 예수의 죽음에서 하나님의 진정한 아들을 확인했던 선한 백인 대장일까? 또 다른 시선이 그를 바라본다. 해골산 언덕배기에 무심히 뒹구는 해골이다.

여기서 해골은 죽음의 우의가 아니라 아담의 죽음이다. 바로 이곳에서 아담이 매장되었고,예수를 매달았던 십자가는 선악과를 내었던 나무를 켜서 만들었다. 아담과 예수의 운명이 탄생에서 죽음 그리고 그 이후까지 예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은<황금 전설>에서 비롯한다.

'아담이 나무로 말미암아 죄를 지었으니,예수는 나무에서 고통을 받으셨다. 그리스 기록을 보면 선악과의 나무와 예수가 달린 십자가가 같은 나무였다고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타락과 구원의 상관성을 여인과의 관계에 빗댄다.


▶ 로소 피오렌티노,<십자가 강하>, 1521년, 332x196cm,시립미술관,볼테라

'인간은 여인에 의해 타락했으나, 인간은 또 여인의 몸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한 인간 이 모든 인간을 구원할 것이요, 그의 죽음으로 모든 죽은 이들을 살릴 것이다.'

성 암브로시우스는 아담과 예수의 구원사적 의미를 묶어서 정리한다.

'아담은 대지가 아직 처녀성을 가지고 있을 때 그 흙으로 빚어졌고, 그리스도는 처녀에게서 태어났다.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고, 그리스도는 곧 하나님의 형상과 다르지 않다. 최초의 어리석음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저질러졌고, 최고의 지혜가 여인의 몸을 통해서 우리들 사이에 왔다. 아담은 알몸이었고, 그리스도 역시 알몸이 되었다. 인식의 나무는 죽음을 주었으나, 십자가 나무는 생명을 주었다. 아담은 황량한 들판으로 내쫓겼고, 그리스도도 광야로 나아가셨다.'


▶ 자코포 폰토르모,<십자가 강하>, 1525년, 313x192cm,산타 펠리치타,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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