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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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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름 착하게 살아봐야겠노라 스스로 다짐하면서, 누렇게 색이 변하기 시작한 옛날 말씀 노트를 자주 뒤적이게 된다. 이것 또한 작은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니, 괜히 작은 뿌듯함의 스타카토 화음이 귓가에 자주 울린다. 사실 우리가 '빛바랜 노트(혹은 원고)'를 감히 이야기할 군번은 결코 아니다. 우리의 빛바랜 노트의 노릿노릿 종잇장은 하도 안 봐서(?) 그런 것이고, 수십 년간 수백 번 뼈를 깎는 인고의 결정체로 50살이 넘은 구속사 원고지는 그 사랑과 기도가 너무도 사무쳐 그리 변색되고 해어져버린 것이니 말이다.

구속사 7권, '영원한 만대의 언약 십계명'을 다시 보니 요즘 따라 정말 새롭다. 저자가 구석구석 깨알같이 던져놓은 히브리어를 알파벳 단어장 찾아가면서 "애데데데~~~" 발음으로 흉내만 내며 맞춰가는 성취감도 별미 중 별미다. 아~~, 그러고 보니 첫 페이지에는 (다른 책도 그렇듯이) 저자의 이름 세 글자가 선명히 적혀있구나. 오늘따라 유난히 그 이름이 선명하다. 그러다가, 정말 조심스럽게... "혹, 그곳에 내 이름이 올라가면 어떨까?" 상상의 물레방아를 휘리릭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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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의 주체는 하나님과 각자 나 한 사람이라 하셨고, 그 한 사람을 찾아오신 요한복음 3장 16절의 '이처럼' 사랑이 성경의 일관된 이야기라 했다. 왠지 마지막 구속사 시리즈의 완결편은 '나의 이야기'가 되어야 할 것만 같고, 나의 이 땅에서의 Story 가 My Story를 넘어 His Story로 하나가 되는 순간, 진정한 구속사(History)가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말투 하나 행동 하나가 조심스러워진다. 가능하면 이 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지만 그저 바람일 뿐... 오, 답답한 나의 인생의 그림자들이여... 도대체 나는 왜 ...

그렇다. '마태'가 쓴 책이 마태복음이면, 내가 만들어갈 '그의 이야기(His Story)'는 또 다른 OO복음이 될까. 나의 이야기, 'OO복음'은 천국에서 읽게 될 '이 땅 나그네 인생여정의 큰 추억'이 되어 멋진 구속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한 권의 '위인전(偉人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순신 장군을 필두로, 위인전에 나오는 어느 누구도 스스로 위인전에 이름을 올리리라 미리 결심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이 구속사의 위인전이 존재한다면, 부끄러움을 잠시 던져버리고서라도, 나는 솔직히 그곳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나의 하루하루 삶의 편린(片鱗)들이, 하늘의 천사들과 온 우주 만물이 밤새 논스톱으로 읽어버릴 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인류구원 구속 스토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다면 말이다. 

한때 집 나갔던 한 아들 녀석이 이런 위대한 꿈을 그리고 있을 때, 초조하지만 짜릿한 심장의 떨림으로 아들의 구속 위인전 등록을 고대하는 한 아버지가 있다. 사탄에게 조차도 큰 소리로 자랑하고 싶은 '아들바보' 우리 아빠의 기다림의 눈동자에 나의 눈동자를 마주하고 싶다. 구속사 시리즈의 참 저자이신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당신의 아들을 그 공동저자로' 올리길 기다리는 그 마음! 그 뜨거운 떨림이 잠시나마 느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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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면, 7월 역시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진 지 63주년이 되는 달이다. 전쟁 통에 태어나거나, 해방 전후 태어난 분들도 이제 어언 70대에 도달하셨고 헤어진 이산가족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사랑 웅변대...

 
2016-07-18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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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말씀의 아버지와 함께한 21년 간의 동시대 _ 박다애 file

음악의 아버지 바흐,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사회에 큰 공헌을 세운 사람을 ‘대가’라고 합니다. (대가(大家)[대ː가] [명사] 1.전문분야에서 뛰어나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 동시대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후손...

 
2016-07-10 693
68

#69. 맥추절과 진심 _ 김형주 file

올해도 벌써 반절이 지나갔습니다. 어김없이 올해도 7월 첫째 주, 맥추절이 돌아왔습니다. 맥추(麥秋)라고 하면 자연히 보리추수가 연상되지만, 히브리 원어에 맥추는 카찌르(קָצִיר)로 추수, 수확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밀이 ...

 
2016-07-02 588
67

#68. 살아있는 그를 만나는 방법 _ 홍미례 file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합니다. 중학생 때 TV를 통해 ‘죄와 벌’이라는 흑백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저는 그를 ‘도선생’이라고 부릅니다. 100년도 훨씬 전인 사람, 눈빛 한 번 교환해보지 못한 사람을 지금도 좋아하는 것은 그가 기...

 
2016-06-26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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