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5.08.01

untitled.png



tools.png


이 세 가지 물건들은 사람의 손안에 쏙 들어오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100만 년 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손도끼입니다. 그 이전 원시인류의 최첨단 도구는 돌망치였지만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발명된 정교하고 날카로운 이 손도끼는 인간의 전투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켰다고 알려집니다. 매머드 같은 초대형 동물들도 이 손도끼의 희생물이 될 정도였다고 하니 새 도구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손도끼의 발명은 동물 사냥에 큰 힘을 더하는 동시에 화식(火食)을 통한 고열량의 단백질 섭취를 가능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인간의 뇌 용량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자면 손도끼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된 셈입니다.


두 번째는 제3의 물결, 정보화 사회를 도래시킨 PC(Personal Computer)와 함께 1980년대에 등장한 마우스입니다. 3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인류의 지식을 폭발적으로 발달시킨 정보화 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맷 리들리는 이 마우스를 예로 들어 '세계가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하고, 아이디어 간의 만남과 조합이 기술적인 진보를 점진적으로 이루어낸다'는 집단지성의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였습니다. 손도끼는 하나의 물질로 만들어졌지만 마우스는 서로 다른 물질들의 조합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2007년 아이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인류의 생활양식을 통째로 바꾸어 버린 역사적인 발명품,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는 한 손안에 세계를 담았고, 한 손안에 세계를 펼쳐놓았습니다. 지금은 2015년,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불과 8년도 채 안되었는데 우리는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매일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 시대를 김정운 교수는 에디톨로지라는 책에서 '세상 모든 것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편집의 과정이기 때문에 정보와 정보와의 관계를 남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천재들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창조는 편집이라는 주장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이폰을 분해해보면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이미 개발된 기술들의 조합을 통한 재탄생만으로 창조적인 혁신을 이루어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얼마 전 애플에서 디스플레이 표면에 태양전지 센서를 탑재하는 기술의 특허권을 제출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가장 큰 한계인 배터리 사용시간을 혁신적으로 늘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자괴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태양광 전지, 태양광 발전 등등 이미 보편화된 기술인데 우리나라는 왜 리튬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데만 몰두하고 태양광 활용 기술을 모바일 기기 배터리와 접목시킬 생각은 못했을까? 이미 태양전지 손목시계, 태양전지 계산기라는 연관 제품에 익숙한데도 말입니다.


생각의 깊이와 폭이 나라 수준을 결정한다는 최진석 교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 남을 선도하는 생각, 남들이 가지 않는 길과 해보지 않은 생각을 시도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남의 생각을 따라가거나 습득하려고 애쓰면서 공부만 강조하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생각을 선도하는 나라로의 도약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계승한 구속사 말씀도 성경에 대한 '생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세계 최초의 생각들로 날줄과 씨줄을 이룬, 탄탄하게 편집된 창조적인 혁신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과 토론하다가 답답하실 때 "너희가 OOO를 읽어보지 못하였더냐"라며 한탄과 책망을 하시곤 했습니다. 이는 당시 성경을 외우며 살던 유대인들의 성경에 대한 인식의 한계를 깨뜨리기 위한 선도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고하신 그 연수, 곧 예루살렘의 황무함이 칠십 년 만에 마치리라 하신 것을 다니엘이 서책을 통해 깨달았던 사건은 이스라엘 한 민족은 물론이거니와 온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꿰뚫는 비전을 촉발시켰습니다. 성경은 다 가본 길 같고 이미 있었던 옛적 길 같지만, 아직 지나간 적이 없는 재탄생을 향한 신비로운 길입니다. 


이 길을 걷기 위해 성경과 짝을 맞추어 구속사의 말씀이 우리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성경에 대한 생각의 변화 속도와 그 규모의 팽창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머잖아 저 손도끼, 마우스, 스마트폰 옆에 나란히 구속사 서책이 위치하게 되지 않을까요? 전 세계 사람들의 손에 들려졌다는 공통점과 함께 시대를 통째로 변화시킨 도구로서 말이죠. 



73ec3c224fe25c38fc0358fd7f8d1328.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46

#41. 먹다 _ 원재웅 file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기아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의 관심은 '배불리' 먹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각종 SNS에 올...

 
2015-12-05 461
145

#56. 책이 지니는 세 가지 몫 _ 홍미례 file

책은 세 가지 몫을 가집니다. 저자의 몫과 독자의 몫, 나머지 하나는 하나님의 몫입니다. 책이 지니는 몫은 트라이앵글의 구조를 이룹니다. 책은 다양한 텍스트들의 총집합인데 그중에는 유일한 텍스트도 있습니다. 성경이 바로 그렇습...

 
2016-04-04 461
144

#127. 인생 2막을 시작하며 file

2017년, 어느덧 입추와 처서를 맞이하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다. 올 해 벌써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헉! 하고 놀랄만한 사건은 바로 곧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어린것...

 
2017-08-30 461
143

#140. 신앙전수의 길 _ 김신웅 file

2017년 11월 17일, 평소와 같이 아침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발걸음 하던 중, 아버지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친할머니의 임종 소식이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슬픔이 찾아오면서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초반...

 
2017-12-26 463
142

#51. 2월이 존재하는 이유 _ 강명선 file

요즘 달력을 자주 본다. 2월이기 때문인가. 겨울이 지겨워서 빨리 이별하고 싶어지는 달이다. 나는 마침 이른 봄방학을 맞이하여 한 달의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불안과 염려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아주 묘한 ...

 
2016-02-20 466
141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2015-10-24 467
140

#71. 사드 단상 _ 송인호 file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면, 7월 역시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진 지 63주년이 되는 달이다. 전쟁 통에 태어나거나, 해방 전후 태어난 분들도 이제 어언 70대에 도달하셨고 헤어진 이산가족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사랑 웅변대...

 
2016-07-18 467
139

#103. 사순절 그리고 갱신 _ 이장식 file

날씨가 풀리고 입고 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니 그제야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아 엄동설한 얼어붙었던 대지는 녹고 마음도 녹아내리는 것 같이 열린 마음을 갖게 됩니다. 모든 만물이 눈을 뜨고 기...

 
2017-03-08 467
138

#111. 세 번째 덫 _ 송인호 file

영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케빈은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의 유능함은 여제자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교사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방면토록 만드는 등, 소송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

 
2017-05-02 467
137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71
136

#81. 사랑에 대하여 _ 홍미례 file

사랑에 대하여,라고 제목을 잡았다고 해서 이 글 속에 뭔가 거창한, 혹은 뜨거운 것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이 글이 가장 무심하고 냉랭한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나는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하고 ...

 
2016-10-04 471
135

#15. 신앙의 건강을 위한 균형 있는 식단 _ 김태훈 file

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업계가 비상이라고 한다.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통상 일 년 중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2015-05-23 472
134

#93. 마감하는 인생 _ 강명선 file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라고 근사하게 2016년의 마지막 평강 에세이를 이만 총총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보아하니 지금 나는 또 마감에 몰려있다. 매번 밀리는 싸움이다. 때론 넉넉히 이기고 싶은데 늘 내가 수세에 몰...

 
2016-12-26 472
133

#78. 신은 죽었다고? _ 강명선 file

쌀쌀한 여름밤이었다. 아들과 나는 동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을 향해 걷던 길이었다. 기분이 좋았던 나는 4학년 2 학기를 맞은 아들에게 새 학기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말을 해주고 있던 참이었다. ‘엄마, 나는 못생겼어. 나는 ...

 
2016-09-18 473
132

#112. 내 인생의 사물 _ 김신웅 file

어느 포근한 토요일 점심 무렵, FM 라디오를 – 채널 주파수는 104.5MHz – 들으며 교회에 가던 중이었다.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진행하는 ‘사물의 재발견’이 흘러나왔다. 이 날 코너에서는 여러 청취...

 
2017-05-12 473
131

#19. 위험불감증 _ 김범열 file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내 유명 백화...

 
2015-06-20 476
130

#12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 _ 김영호 file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익숙한 향기를 맡았습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옛날 시골집의 향기였습니다. 초등학교 방학 때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내려가서 한 달 내내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빌라와 ...

 
2017-09-19 478
129

#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2015-09-06 480
128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80
127

#46. 3일마다 가스불에 앉기 _ 지근욱 file

1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 차에서 원로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는다. 설교 때마다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몇 가지 비유가 있다. 예전에는 '또 저 말씀하시는구나...' 하며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지금은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래 말씀은 그중 하나다. "죄...

 
2016-01-16 483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