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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의 무리와 사귀고 야생 동물들과 벗삼아 어울린' 광야의 성자가 비옥한 풍경을 은둔의 둥지로 차지했다. 황량한 광야를 어머니의 품처럼 다정한 자연으로 바꾸어 그린 것은 베네치아의 서정이다. 사자는 성자의 뒷자리를 지킨다. 화가들은<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주제를 다루면서 성자가 돌을 들고 제 가슴을 때리는 순간을 즐겨 포착한다. 에우스토키우스에게 보낸 편지에는 성자는 제몸을 '채찍으로'쳤다고 썼지만 미술 전통에서는 외면당했다.

또, 미녀로 변신한 마귀가 수도자를 유혹하는 장면도 성 히에로니무스 도상에 수용되지 않았다.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주제와 혼동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끝내 유혹을 마다하고 쉰다섯 해와 여섯 달을 성서 번역에 전념했던 성 히에로니무스는 평생토록 처녀의 순결을 지켰다. '이미 순결을 하늘에 맡겨 두었기에' 순결을 잃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베네치아 화가가 그린 성자는 일몰의 풍경 속에 녹아들어 있다. 그의 고뇌도 선선히 녹아들었다. 성서와 추기경의 모자, 십자가까지 모두 갖추었으나 정작 성자의 모습이 너무 작게 재현되었다. 게다가 한가로운 측면을 시점을 취하고 있어서, 보는 이가 성자의 고뇌에 동참하기가 쉽지 않다.

▶ 티치아노,<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1531년, 80x102cm,루브르 박물관,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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