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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구약과 신약을 관통하는 무지개 사상이 있다. 창세기에 나타난 구름 속에 감추어진 무지개로 시작해 에스겔과 요한계시록에 예언된 하나님의 완전한 영광과 사상으로 나타난 무지개가 있다.


무지개와 태양 빛의 정체
구약에서 무지개(rainbow)를 나타내는 고정된 단어는 없다. 단지 전쟁에 사용되는 '활'(bow)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케쉐트'가 무지개의 의미로 사용된다(창9:13, 겔1:28, 수24:12, 느4:13). 학자들은 무지개가 활의 굽은 모양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무지개가 제일 먼저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9장이다. 대홍수 이후 '다시는 홍수로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영원한 언약의 징표로 하나님은 무지개를 말씀하고 있다(창9:8-12). 하지만 이 무지개는 단순히 자연적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라는 표현이 이것을 잘 말해준다(창9:13, 14, 16). 왜냐하면 자연적인 형상으로 봤을 때, 무지개는 비가 내린 후 가장 맑은 상태에서 물방울이 마르기 전에 태양 빛이 반사 또는 굴절돼 생기는 활 모양의 일곱 가지 빛으로, 구름 속에서는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구름 속 무지개의 상징성
그렇다면 창세기 9장에 기록된 구름 속(사이)에 무지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창9:13, 14, 16). 먼저 구름에 대해 살펴보자. 히브리어로 구름은 '아난'으로 '빽빽한 구름들'(mass of clouds)을 가리킨다. 욥기 36장 27절에 의하면 구름은 태양에 의해 증발된 수증기가 응결돼서 형성된 이슬 또는 물방울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성경은 물(비) 있는 구름과 물(비) 없는 구름을 구분해서 기록하고 있다(전11:3, 욥12:1, 37:11, 잠25:14, 유1:12). 즉 구름을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물 또는 비는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 것일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내리는 비' 또는 '맺히는 이슬'로 기록하고 있다(신32:1-2). 즉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 구름을 '비구름'이라 표현한 것이다. 즉 구름은 물과 이슬로 비유된 하나님의 말씀을 충만히 가지고 있어, 비가 내리듯 세상에 말씀을 전하는 성도를 가리킨다(욥36:26, 유1:14, 히12:1).


일곱 색깔 무지개와 일곱 말씀

그런데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과 그 영광을 태양으로 비유하고 있다(삼하23:4, 욥26:10). 더불어 그 영광이 햇빛의 일곱 배가 된다고 설명한다(사30:26).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일곱 말씀(架上七言)을 하신 것도 태양의 일곱 배 되는 영광을 가지신 완전한 하나님의 본질을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눅23:34, 43, 요19:27, 마27:46, 요19:28, 30, 눅23:46). 헬라어로 무지개를 뜻하는 말이 후광과 광채라는 의미를 가진 '이리스'라는 것도 하나님의 영광과 연결된다.
본래 7이라는 수는 완전을 의미한다(마1:1-16, 18:21-22, 13장, 23장). 에스겔 선지자가 '비 오는 날 구름에 있는 무지개'와 '여호와의 영광의 형상'을 동일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겔1:28). 요한계시록에서 앉으신 이의 보좌에 무지개가 둘려있다는 것과 얼굴이 해 같고 그 머리 위에 무지개가 있는 모습도 완전한 일곱 말씀 또는 태양의 일곱 배나 되는 하나님의 영광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계4:3, 10:1). 정리하면 인류를 물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을 구름 속에 일곱 색깔의 무지개 언약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구름을 타고 오시는 주님

창세기 9장의 '구름 속 무지개'는 '한 구름 속'(in the cloud)에 하나님의 완전한 구원의 말씀을 상징하는 무지개가 있다는 뜻이다(창9:12-15). 그런데 성경은 재림하시는 주님이 구름을 타고 오신다고 말씀하고 있다(단7:13, 마24:30, 26:64, 13:26, 14:62, 눅21:27). 신약에서는 누가복음 21장 27절에 '한 구름을 타고 오신다'(in a cloud)고 표현돼 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한 구름을 옷입고'(clothed with a cloud, 계10:1-2)로 기록돼 있다.


참고 문헌:

o 엄원식의 <구약성서의 수신학> (대전, 침례신학대학출판부, 1984)
o 토를라이프 보만의 <히브리적 사고와 그리스적 사고의 비교> 허혁 역(서울, 분도출판사, 1993)
o Hward Eves의 <수학사> (고대 및 중세편), 이문영 역(서울, 경문사, 1991)
o <성서백과대사전 Vol.6> 민영진 편(서울, 성서교재간행사, 1981)
o 배재민의 <새로훈 형태의 구약연구> (서울, 총신대출판부, 1982)
o 존킹의 <수와 신비주의>, 김창국 역(서울, 열린책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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