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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서 30리 가량 떨어진 엠마오를 향해서 두 사람이 길을 걷고 있었다. 이들은 누구였을까? 누가24장은 글레오파와 다른 한 사람이라고 전하고, 마가 16장은 예수를 따르던 '제자 두 사람'이라고 기록했다. 글레오파와 동행했던 다른 한 사람을 두고 교부들은 엠마오의 여정을 기록한 루가 자신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길을 가면서 예수의 수난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다면 골고타에서 십자가형이 집행되었을 때 그자리를 지켰거나 가까이에서 소문을 들었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 골고타의 사건을 모르는 어떤 사람을 만났다. 그러나 '눈이 가려져서'그 사람이 예수인 줄은 알아보지 못했다.

날이 저물어 저녁이 되었다. 엠마오에 거의 다다른 곳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고 저녁 식탁에 앉았다. 예수가 빵을 들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빵을 떼는 순간 이들은 '눈이 열려 예수를 알아보았다'.그들은 눈으로 본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예수의 모습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엠마오 주제는 크게 넷으로 나뉜다. 엠마오로 가는 길 위에서 두사람과 예수가 동행하는 장면, 엠마오에서 저녁식사를 나누는 장면, 예수가 눈앞에서 불현듯 사라지는 장면, 제자들이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처음 두 장면이 가장 자주 재현되었다.

렘브란트는 엠마오에서 나눈 저녁 식사를 모두 여덟 차례 다루었다. 그림 구성은 여유롭고 쾌적하다. 높은 벽감 앞에 등받이가 넓은 의지가 놓여 있고, 식탁을 마주 보고 예수가 앉아 있다. '눈이 열린'기적이 일어나기에 적당한 곳이다.왼쪽 창문으로 비쳐든 빛이 식탁을 밝힌다. 빵을 떼는 예수의 얼굴을 바라본다. 식탁 차림은 조촐하다. 제자들의 자세와 표정에도 과장이 없다. 절제된 식탁과 등장인물들의 무리없는 동작은 예기치 않은 눈앞의 기적을 내면화하는 수단이다. 렘브란트는 레오나르도가 그린<최후의 만찬>에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반사 행동에 관한 회화적 규범을 배웠다.

▶ 렘브란트,<엠마오의 저녁 식사>, 1648년, 68x65cm, 루브르 박물관,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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