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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4


사도 바울이 로마에 와서 당시의 로마 황제였던 네로에게 재판을 받고 순교한 시기는 64년에서 67년 사이라고 추정된다. 사도가 순교한 곳은 당시 로마 근교의 사형 집행장으로 사용되었던 아쿠에살비에 지역으로, 현재의 트레 폰타네 지역(지금 이곳에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이 들어서 있음)에 해당되는 곳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사도가 처형당한 직후 그의 시신은 당시 열렬한 신자였고 사도를 따르던 루치나 부인 가문의 소유지에 묻혔다고 한다. 그 후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사도 베드로의 무덤과 함께 비밀리에 관리해 오다가,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리스도교 박해를 끝낸 후 사도의 무덤 위에 기념 대성당을 지었던 것이다.

현재의 대성당과 같은 규모는 그 후 386년 당시 열렬한 그리스도교 신자였던 테오도시우스 로마 황제와 그의 아들 아르카디우스가 당시 로마의 총독이었던 살루스티우스에게 사도의 기념 성당을 확장하도록 명했다.

이 결정에 따라, 건축 설계 전문가였던 치리아데에게 설계를 의뢰하였는데, 그는 대성당 내부에 다섯 군데의 통로와 80개(그 중 24개는 로마 공회당에서 가져왔음)의 기둥을 세우고, 성당 정면에 정원(10세기 이전의 성당들은 대부분 이러한 정원을 성당의 정면에 꾸미고 분수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 의미는 세례성사의 중요성을 되살리기 위해 이곳에서 물로 죄를 씻고 난 후 성전에 들어가야 된다는 뜻임)을 포함하여, 마치 사도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웠던 콘스탄티누스의 기념 성당과 그 구조나 모양을 비슷하게 설계했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이 대성당의 규모는 1600여 년 전에 지었던 규모 그대로이다.


대성당은 세기를 거듭하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수난을 당했다. 그 중 중요한 사건들을 살펴보면, 461년 벼락으로 인해 커다란 피해를 입었고, 739년에는 롬바르크족의 침입으로 약탈을 당했다. 801년에는 지진으로 천장이 내려앉는 것을 보수했고, 847년에는 사라센인들의 침입으로 또다시 약탈당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피해를 입게 된 것은 1823년 7월 15일과 16일 밤중에 일어난 대화재였다. 이로 인해 십수 세기를 지탱해 오던 대성당은 하루 아침에 완전히 불타 없어지고 말았다.

대화재로 말미암아 대성당 건물은 물론이고, 내부에 그려져 있던 벽화를 비롯하여 모자이크 등 역사적인 보물은 거의 다 손실되었거나 파괴되었다. 레오 12세는 교황에 즉위하자 곧 바울 대성당의 재건을 위해 전세계 교회에 특별 요청을 하였다. 그 당시 이름 있던 건축가 벨리, 폴레티, 베스피냐니, 칼데리니 등이 참여하여 원래 대성당의 설계도대로 복원하였고, 1854년에 교황 비오 9세가 축성하였다. 원래의 대성당이 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 전과 똑같이 건축된 성당의 길이는 132m, 폭 30m로서, 로마에서는 성베드로 대성당 다음으로 규모가 크며, 전세계 10대 대성당 중의 하나이다.


대성당 외부                                

정사각형의 형태인 회랑의 한쪽 길이는 70m이고, 회랑에 사용된 화강암 기둥들은 사도 바울의 강한 성격을 반영하듯 힘찬 모습으로 서 있다. 회랑 천장에는 복음 사가들의 상징과 사도 바울의 제자들의 초상,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상징들이 부조되어 있다.

이 회랑 한가운데 있는 정원에 우뚝 서 있는 사도 바울의 대리석 조각상은, 피에트로 카노니카의 작품으로 1893년에 완성되었다. 이탈리아 대리석 중에서 그 질이 제일 좋기로 유명한 카라라의 흰 대리석으로 조각되었는데, 그 무게만도 자그만치 400t에 달한다고 한다.

사도 바울의 동상은 한 손에는 성서, 다른 한 손에는 양날이 선 칼을 들고 서 있으며, 석상의 받침대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실만을 연설하는 이"라고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대성당의 정면

바울 대성당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해지기 두세 시간쯤 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시간대를 알아보면, 해가 긴 여름(주로 5월에서 9월까지)에는 오후 5시경이 좋고, 겨울에는 오후 3시경, 봄과 가을에는 오후 4시경이 가장 적당하다. 이 시간대에 대성당의 정면을 바라보면, 금을 입혀 제작한 모자이크에 반사되어 나오는 강렬한 빛의 아름다움에 어쩌면 눈이 멀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장관이다.

이 정면의 모자이크는 교황 요한 23세 때 카발리니가 제작한 것인데, 대화재 때 소실되었으며, 현재의 모습은 원래의 것과 똑같이 복원한 것이다.

제일 위쪽에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이고, 그 좌우로 베드로와 바울 사도가 보이며, 바로 그 아래에는 에덴 동산 위에 그리스도가 어린양의 모습으로 앉아 있다. 또 그 좌우에는 각각 열두 마리의 양들이 있는데, 이는 열두 사도를 상징하고 있다.

그리스도가 앉아 있는 언덕에는 성서에서 언급한 네 줄기의 강이 흐르고 있으며,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생명의 물로서 그 도시의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어 죄에서 자유를 얻도록 하는 복음의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아래 창문이 있는 곳에는 구약 시대의 예언자들이었던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그리고 다니엘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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