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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의 목욕 장면을 그리는 화가들은 노인들의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숲 그늘에 가만히 몸을 숨기고 지켜보는 '훔쳐보기'유형과 수산나에게 직접 달려드는 '겁탈' 유형이 그것이다. 알프스를 경계로 해서 남쪽 이탈리아의 노인들은 훔쳐보는경우가 많고, 북유렵의 노인들은 나이와 체신을 망각하고 여인의 옷을 잡아 채거나 허리를 끌어 안기 일쑤다.

목욕을 마친 수산나가 개운한 자세로 앉았다. 베네치아의 화가는 미켈란젤로를 흉내낸다. 시스티나 천장화에 등장하는 미소년이 목욕하는 구약의 여인으로 눈부시게 변신했다. 시녀 둘이 수산나를 시중드는 동안 그림 구석에 숨은 노인들의 눈빛이 빛난다. 화려한 장신구를 흩어 놓고 시녀를 시켜서 머리카락과 발톱을 손질하게 하는 수산나의 행동을 꼭 기독교적 우의의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수산나도 그리 개의치 않을 것이다.

틴토레토는 다니엘서의 기록을 빌려서 원근법적 풍경을 실험한다. 정원과 숲의 경계를 면해 늘어선 나무들을 따라 가파른 시선을 옮기는 사람은 화면 귀퉁이에 늙은 다람쥐처럼 숨어 있는 두 노인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틴토레토,<수산나의 목욕>, 16세기중반, 167x238cm,루브르 박물관,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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