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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넷째날(수요일), 예수님은 베다니로 물러나시고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한편, 그때에 어두움은 가야바의 뜰에 모여 모의하고 계략을 세웠습니다. 예수님을 미워한 나머지, 예수께서 살리신 나사로까지 다시 죽여 민심을 돌리려 함(요 12:10)을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혹시 나사로가 해를 당하지나 않을지 염려하셨습니다. 베다니로 물러나신 예수님은 나사로를 위해, 더 나아가 바로 우리가 사단의 음모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영육간의 피를 짜내시며 눈물로 기도하셨습니다.

온몸이 땀에 젖고 얼굴이 백지같이 되어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는 영적인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주여, 당신과 함께 베다니에 머물겠습니다. 사단에게 틈과 기회를 주기 않겠습니다”라는 고백으로 그분의 심정을 이해하며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던 당시 열두 제자와 달리, 예수를 죽이려는 어두움에 맞서 무너지지 않는 기도의 방어선을 세워 주님과 함께 깨어있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침묵하신 예수님?

고난주간에 있었던 많은 사건들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유독 수요일에 있었던 예수님의 행적만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고난주간 넷째 날(수요일)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하셨을까요? 왜 성경은 수요일에 행하신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고난주간 당시 유대인들이 무엇을 하였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유대인들은 1월 10일부터 양을 준비하여 14일 저녁까지 간직하며 혹시 흠이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명하신 법도를 따라, 부정함이 없는 완전한 유월절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일단 부정해진 유대인은 이후 7일 동안 부정하게 됩니다. 만에 하나라도 이렇게 되면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킬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부정해지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습니다. 유월절을 지키러 온 무리들은 그래서 일주일 전에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정결한 생활을 하였고 예수님께서도 유월절 엿새 전에 예루살렘에 들어오셨던 것입니다. 유월절을 맞는 예루살렘은 부정하게 될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인 누룩을 제거하는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이것은 집 안과 밖, 예루살렘 전체의 누룩을 제거하는 대 작업이었습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맞이하기 위한 모든 물품들을 미리 준비하였습니다.

이렇듯 유대인에게 있어 이 시기는 대청소도 하고 여러 가지 물품들도 준비해야 하는 아주 바쁜 때였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성전에 모일 수 없었고 예수님께서도 이날 만큼은 백성들을 만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예수님은 이날 참으로 쉬셨을까요?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의 행적을 예수님은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가룟 유다가 어떠한 마음을 먹었는지도 알고 계셨고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으로 인해 마찰이 있었을 때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예수님의 행보가 편안히 휴식을 갖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인류의 죄악과 구원을 위해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셨고 구원을 베풀기 위해 말씀을 선포하셨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스라엘을 생각하며, 다만 하나님께서 명하신 유월절을 지키겠다며 부정해지지 않으려 애쓰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시며 아마도 괴로워하셨을 것입니다. 겉으로 볼 때 이날은 아무런 말씀 없이 베다니에 물러가셔서 쉬신 날인 것 같지만 억조창생 만 인간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이틀 후면 세상을 떠날 것을 아셨기에 하나님 아버지께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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