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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2015년 새 달력을 벽에 걸고 설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달력도 12월 마지막 한 장 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가 보다. 사람들은 여러 모습으로 한 해의 끝을 아쉬워하고 기념하려 한다. 평소 만나지 못 했던 사람들과 연락하여 약속을 잡는가 하면, 그동안 생각만 해오던 여행을 한 해가 가기 전에 계획하기도 하고, 그간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 했던 가족들과 근사한 외식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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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말이 되면 감사편지를 쓰곤 한다. 지난 1년간 신세 졌던 분들을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이다. 편지라고 해봤자 작은 카드에 그동안 감사했다는 몇 마디 말을 적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그 몇 줄을 적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무엇이든 빠르고 즉각적인 요즘 시대에 메신저와 같이 짧고 가벼운 대화에 익숙하다 보니 진지하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감사 그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닐까.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어렵고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감사한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힘들다, 어렵다"라는 말은 너무 쉽게 내뱉으면서, "감사하다"라는 말에는 인색했던 한 해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잘 포장된 평탄한 길을 걸을 때는 내가 얼마나 쉽게 앞으로 나아가는지 알지 못하다가 작은 언덕이 나타나면 너무 쉽게 힘들다고 어렵다고 불평하고 투정을 부렸던 것은 아닐까.

지금 내가 걷는 길이 가파른 오르막길일 수도 있고,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이거나 내리막길일 수도 있다. 그런 길을 걸을 때면 나는 내 앞에 놓인 길이 왜 이런 불편한 길인지 불평을 한다. 하지만, 내 앞에 그 '길'이 놓여 있음은 이미 나를 위해 예비한 계획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혜가 아니었다면, 내 앞에는 그 길조차 놓여있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2015년이라는 길을 걸어왔고, 이제 조금만 가면 그 마침표를 찍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잠시 멈추어, 뒤를 돌아보며 그동안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도록 길을 미리 닦아 두신 은혜에 감사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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