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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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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스름이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저의 하루는 어머니의 기도와 신앙고백 소리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따뜻한 아침상을 정성스레 차려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표현도 없이 식사를 마치고 무심히 자리에서 일어난 아들은 곧장 직장으로 출발합니다. 그런 아들에게 서운할 법도 하시지만 매일같이 어머니는 출근하는 아들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올리고 할렐루야를 외치십니다. 어릴 적부터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늘 감사와 기쁨으로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어머니의 모습들이 익숙해지고, 무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구나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 유독 그 시절을 혹독히 겪었던 저는 그 시절 어머니의 기도를 뒤로한 채 세상과 아주 가깝게 살았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세상의 달콤함을 따라갔고, 그런 저의 모습을 옳다고 여기며 살았던 방황의 날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세상의 색채에, 그것도 점점 짙은 색으로 물들어 갔습니다. 그럴 수록 어머니의 기도를 외면하는 날이 많아졌고, 어머니와의 갈등 또한 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결코 저를 위한 기도를 멈추시지도, 놓거나 포기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아무리 모진 풍파가 오더라도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소나무처럼, 그렇게 어머니는 저의 곁에서 매일 같이 기도로 단을 쌓으셨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치 않은 계기로 시작된 유도선수 생활을 통해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방황하는 생활을 했는가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운동은 제 삶에 중요한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고, 어느덧 사회인이 된 지금도 가끔씩 과거를 회상하곤 합니다. 그때 아들을 위해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소리가 단순한 메아리가 아닌 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낸 위대한 간구였음을, 한참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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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하면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하면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마태복음 7:9~11)


간절한 기도로 원하는 것을 구하면 주님께서 그 길을 계획하시고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믿지 못 했던 저는, 비록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어머니의 기도대로 결국은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길로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세상의 향기에 취해있을 때 어머니는 저를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사람이 되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제가 교회를 멀리할 때 어머니는 하나님을 높이 경외하는 사람이 되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제가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어머니는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사람이 되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제가 잘못된 길로 들어설 때마다 어머니는 그 길 끝에 주님께서 길을 예비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직 기도로써 묵묵히 아들을 기다려주신 어머니, 어머니의 그 사랑으로 망나니 같았던 제 삶은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 안에서 감사가 넘치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도 어머니의 그 모습을 닮아 늘 기도로 살아가는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늘 모자란 나를 위해 지금도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하시는 부모님의 위대한 사랑, 어버이 주일을 맞이하여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부모님을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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