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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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또 코가 꿰었다평강 에세이 집필진을 해달란다.
안된다고 했어야 되는데글 쓰는 실력 없다고 거절했어야 되는데차마 말을 못하고 그냥 수락해버렸다매번 원고 마감일에 임박해서 안 되는 글 쓰느라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속으로 끙끙 앓다가 후회할게 뻔하다.

 

내 삶은 이제까지 늘 그랬다집에서도학교에서도회사에서도교회에서도...
누군가 부탁하거나 일을 맡기면 내가 할 수 있는 건지 따져보거나 계산하지 않고 그냥 해야 되는 걸로 생각했다내 스스로가 할 만한 적격자라고 여겨서도 아니요감당할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다그저 못해요안 되겠는데요라고 말할 주변머리가 없어서다. ‘거절 못하는 병인 것 같다.

 

이 ’ 때문에 허걱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미국에서 원로 목사님을 만났을 때다하도 세상에 치어서-착한 사람으로 사는 건 피곤하다나도 좀 독립해서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보겠다는 큰 결심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드넓은 미국으로 날아갔다그런지 몇 개월도 안됐는데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원로 목사님께서 하나님 바빠돌아가서 신학교 들어가!” 하시는 게 아닌가!
 
성공하기 전엔 절대 한국에 돌아가지 않으리라 결심했었던 터였다돈을 벌든가좋은 사람을 만나든가 암튼 멋진 인생역전을 꿈꾸며 부풀어있었다내 인생 전부를 걸고 온 아메리칸 드림인데, 3개월 만에 깨진다니 말도 안된다새로운 세계에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데 돌아가라니게다가 지겨운 공부를 또 하라고그것도 신학이라니그럼 앞으로 결혼은 우찌 되는거지머릿속으론 여러 가지가 스쳐갔다.
 
어이구사람 볼 줄 모르시네요제가 무슨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해야 될까?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몇 번 버팅겨 보기라도 했지 않은가자기는 본래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해서 그런 일에는 적합지 않다고 한사코 거부했었다내가 나를 봐도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을 찾으시는 게 나을 것 같다그런데 그 순간 하필 하나님의 사명을 피해 도망갔던 요나가 겪었던 하나님의 뒤끝 작렬이 생각날 게 뭐람결국 그놈의 거절 못하는 병’ 때문에 또 코가 꿰이고 말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지금 돌아보니 너무나 감사하다거절 못하는 병’ 덕분에 그 강권적인 말씀을 따르게 된 것이다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뿌리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었다헛된 욕심과 자아를 완전히 버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여전히 능력은 부족한데 엄두도 못 낼 일들을 맡아 버둥거리고 있지만나에게 맡겨주신 주의 종으로 섬기는 사역이 얼마나 보람되고 행복한지 모른다그리고 확신한다하나님의 뜻을 위해 사는 것이 내게 주신 경륜이라는 것을.
 

(골 1:25) 내가 교회 일군 된 것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경륜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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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그 책, 거울이 되다 file

예전에는 책은 깨끗하게 읽어야 하는 줄 알았다. 다 읽은 책은 책장 한 곳에 꽂아 두고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한 채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책은 그렇게 기억하는 게 아니었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구석구석 읽는 이의 손때가 묻고 손길...

 
2018-12-22 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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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나도 쓸모가 있다 file

시험 감독을 하러 낯선 학년 낯선 교실에 들어갔다. 분주한 교실을 정돈시키고 시험지를 배부하자 교실은 고요해진다. 교탁에 서서 보면 머리 숙인 까만 머리통들만 보인다. 돌이 굴러 가는지, 머리를 굴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몇 분은 집중된 ...

 
2018-11-24 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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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 표현에 대하여 file

늦은 밤마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 들었던 회 차 중에 흥미로운 미션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미션이었다. 의외로 우리는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조차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작된 미션...

 
2018-11-10 2927
163

#172. 가짜 뉴스(Fake News) file

여든을 앞둔 아버지께서는 다양한 내용을 ‘카카오 톡(카톡)’으로 보내신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에 유의~’ 로 시작하는 아침인사와 그림은 기본이다. ‘움짤(움직이는 짤방의 줄임말, 움직이는 그림을 뜻함)’에서 유튜브 동영상까지 그 자료의 ...

 
2018-10-28 7528
162

# 171.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file

- 본 글은, 원어해석, 영해, 신학적 분석이 절대 아니며, 개인적인 에세이임을 밝힙니다 - 원로목사님께서 평소 설교 중,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5-39)'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시곤 ...

 
2018-10-13 1428
161

# 170. 북한에 대한 생각 file

대통령 탄핵된 시기부터였을까, 나라에 대한 걱정이 멈추질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머지않아 평화가 찾아올 ...

 
2018-10-06 1437
160

#169. 선교(宣敎, mission) file

선교(宣敎, mission) : 종교를 선전하여 널리 폄 '전도'와 비슷한 의미로, 주로 전도는 같은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이지만, 선교는 다른 언어/문화의 사람들에게 종교를 전파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올해만큼 이 '선교'라는...

 
2018-09-22 1477
159

#168. 信者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file

사도바울은 내적투쟁에 대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제시해 주고 있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입니다. 로마서 7장을 통해 믿는 자의 내적 투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고 로마서7: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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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The Judas Tree file

가룟 유다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제자로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목매어 자살한 제자. 성경은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몸이 곤두박질하여 창자가 터져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길 유다가 나무에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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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회사에서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는 반도체 회로는 위상고정루프(Phase-locked loop)라는 것인데, 이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회로이다. 10년간 연구하다 보면 끝을 볼 법도 하겠지만, 이 주제...

 
2018-08-2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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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같이 BC 1446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요즘과 같은 폭염 속에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먼지는 이는데, 부모며 자식이며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오래 살던 땅을 벗어나 이전에 사용했던 냉장고며, 전기밥솥이며, 옷과 책들을 가방에 넣고 수레를 끌며 사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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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사오정(45세 정년)은 넘겼지만, 오륙도(56세에 현역이면 도둑놈) 고개는 무사히 넘어갈지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다니고 있지만, 평범한 중소기업이라 더 그렇다. 정년보장 철밥통, 강성노조가 근로자편에서 투쟁하는 회사, 처우는 좋...

 
2018-07-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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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추가시간 6분까지 ‘전력 믿음!’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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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7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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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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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3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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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천천만만 당신의 매력 file

참 이상한 사람이다. 당신은 한 명인데 당신에게 매료된 사람이 천천만만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본 사람도 당신의 글만 읽은 사람도 당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모두 당신에게 매료된다. 당신의 외모는 접근하기 쉬운 인상도 아니었고, 당신의 목소...

 
2018-05-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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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염려가 위로가 되고 file

‘파라칼레오’는 히브리어로 ‘위로’라는 단어이다, ‘곁에서 이름을 부르다’라는 뜻이고, 애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위로를 해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 문득, ‘위로’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졌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

 
2018-05-12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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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갑(甲)질의 역사 file

“또 그랬네, 그거 집안 내력(DNA)인가 봐.” 한진그룹 세 자녀들의 갑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파장이 컸다. 최근 막내딸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고성과 함께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8-04-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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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이길 밖에는 대안이 없어요? file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가 심심치 않게 주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니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몽롱한 정신을 각성시키기 위해,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선택이고, 종합 검진을 받고, 아찔한 숫자들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자, 운...

 
2018-04-14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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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습관은 반복이다! 경건을 연습하라! file

‘아차! 밤늦게 군것질 안하기로 했었지...’ 결심한 것이 생각났을 때 나는 이미 초코파이 두 개에, 고구마 한 개, 하루 견과 3일치에다 사탕을 5개나 까먹고, 과자 봉지가 반 이상 줄고 있을 쯤 이었다. 시간은 밤 10시가 훨씬 넘어 11시가 다되어가고 있는데...

 
2018-04-02 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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