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등록일

2016.01.23

pkblog_body.jpg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어떤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법'이라는 기준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준으로 삼기로 한 여러 가지 법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결론이 날 때가 종종 있고, 이로 인해서 억울한 실질적 권리자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억울함을 없애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실과 당사자들의 의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사람이 모든 것을 판단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완전하나마 계속 '법'이라는 기준을 사용하는 것 같다. 한편 성경은 우리에게 각자의 생애가 반드시 하나님께 판단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때도 억울한 사람이 생길 수 있을까. 


성경에는 하나님의 판단에 대해 "나는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했습니다."라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주님은 그들에게 "난 너희들을 모른다."라고 답변 하신다(마 7:22-23). 이 말씀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무언가 억울함이 느껴졌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권능'이라는 것을 행해본 기억이 없고, 반면 주님께 '권능'을 행한 적이 있다고 당당히 말할 정도라면 하나님의 일을 꽤나 열심히 한 사람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분명 그들이 말한 '권능'은 권능이 아니거나, 하나님께서 주신 '권능'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이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몰래 하나님의 권능을 행할 수도 없고, 행했다면 하나님께서 보지 못하실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 사람은 억울한 것인가, 아닌 것인가.

개인적으로 요즘 청년 연합 예배를 드리면서 위 사람은 억울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은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의 진의와 구속사의 과정들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명확히 알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만난 예수님이 성경에서 증거하고 있는 예수님인지, 아니면 내가 만든 우상의 이름이 예수인지를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등장하는 위 사람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에게 '주여'라고 외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전혀 억울하지 않은 삶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남의 삶을 평가하고 나니 이제 내 삶에 대한 주님의 평가가 두려워진다. 내 삶의 방향은 예수님으로 향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예수님이 성경에서 말씀하고 계신 예수님인가.

원로 목사님께서 당신의 저서에 "과거를 알고 현재의 은혜를 터득한 사람은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기술하셨는데, 바로 이것이 나의 삶이 억울한 삶이 되지 않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행하셨던 역사를 정확히 깨달으면 그분이 현재 나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엄청난 은혜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 속에서 그분을 통해 미래를 보므로 평안이 넘치는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올해는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 가운데 구속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내 삶의 억울함을 해결해야겠다. 그리고 어디선가 몰라서 억울해하는 지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억울함을 푸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 이러한 과정이 바로 내 삶에 대한 주님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과정이고, 나에게 2016년을 주신 이유가 아닐까.

essay15.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66

#105. 고3과 학부모를 위한 조언 _ 이원재 file

3월은 피곤한 달이다. 해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새로운 얼굴들을 보며 새로운 이름을 외워가며 그 아이들의 많은 것을 파악하려고 애쓰느라 시간에 쫓긴다. 보름이 지나도록 이름이 낯선 아이들, 그 티라도 내면 마음에 상처 입을까봐 수시로 사진을 ...

 
2017-03-30 400
65

#106.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고찰 _ 강명선 file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한지 만 10년이 되었다. 이 본격적인이란 말은 교회에 나와서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의 기관에 등록하여 봉사하면서 정기적인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드린 신앙생활의 기간이며...

 
2017-03-30 418
64

#107. 거지같은 인생 _ 김진영 file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해서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준이 “①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②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③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

 
2017-04-06 736
63

#108.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_ 하찬영 file

‘봄 가을 없이 밤바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어느 시인의 고백이 떠오르는 지금, 저 역시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감 기한을 훌쩍 넘긴 지금 급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

 
2017-04-11 502
62

#109. 네 아이의 엄마 _ 이승옥 file

저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이 한 문장만 읽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머머, 힘들겠다.’ ‘어떻게 키운데?’ ‘지금은 힘들어도 크고 나면 좋아.’ 그리고 위에 딸이 셋이고 막내가 아들이다 보니, 또 이렇게...

 
2017-04-25 676
61

#110. 그래서 우리는 괜찮습니다 _ 정유진 file

요즘 나는 나를 배웁니다.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좋았던 것이 갑자기 싫어질 때, 어떤 감정을 처음 느꼈을 때 새로운 나를 경험합니다. 물론 오랜 시간 반복되는 생활습관과 행동, 생각의 패턴들도 내가 누군지 설명합니다. 나 자신...

 
2017-04-25 432
60

#111. 세 번째 덫 _ 송인호 file

영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케빈은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의 유능함은 여제자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교사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방면토록 만드는 등, 소송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

 
2017-05-02 464
59

#112. 내 인생의 사물 _ 김신웅 file

어느 포근한 토요일 점심 무렵, FM 라디오를 – 채널 주파수는 104.5MHz – 들으며 교회에 가던 중이었다.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진행하는 ‘사물의 재발견’이 흘러나왔다. 이 날 코너에서는 여러 청취...

 
2017-05-12 471
58

#113. 할머니니? _ 박승현 file

“할머니니?”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아 중학생인 아들은 단기방학이었다. 방학은 그냥 놀도록 놔두어야 하는 것인데, 학교에서는 무슨 과제를 주는지(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노는 꼴을 못 보는 듯). 그리고 아직까지 일부 과제는 부모의 몫이다. ...

 
2017-05-29 431
57

#114. 홍명진 _ 도화지 file

세잔(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은 정물에 관한 심오한 관찰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구, 원기둥, 원뿔로 이루어졌다고 말하여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칸딘스키(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화...

 
2017-05-29 571
56

#115. 우리 인생엔 지름길이 없다 _ 김영호 file

2017년 전도 축제가 5월 14일과 21일 양일간에 진행되었습니다. 바둑에는 복기란 말이 있습니다. 복기는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

 
2017-05-29 409
55

#116. 기회 _ 서재원 file

어느덧 우리는 2017년이라는 층의 중앙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우리가 2017년을 만났을 때 세웠던 계획들과 수많은 목표들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으신가요? 아직도 계획만, 혹은 포기한 것들이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수많은 계획...

 
2017-06-12 454
54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823
53

#118. 이 시대의 주인공 _ 이장식 file

6월은 현충일과 6. 25 한국전쟁, 6. 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달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호국보훈의 달이다. 고등부 한소리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

 
2017-07-05 481
52

#120. 아직도 꿈이 뭐냐고 묻는 당신에게 _ 강명선 file

최근 들어 가장 당황했던 순간이었다. 남편이 나에게 너는 꿈이 뭐냐고 물었다. 20대 초반에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기간이 20년이 넘은 시점에 그런 질문을 하다니. 그는 내 꿈이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새로운 꿈을 자랑...

 
2017-07-05 546
51

#121. 기대와 실행 _ 김진영 file

어느덧 2017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2017년도라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은 끝나고, 하프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183일째인 7월 2일도 지났으니, 이제는 후반전만 남은 것이다. 부모를 통해 평강제일교회에 다니게 되고...

 
2017-07-12 523
50

#122. 학교에서 배운 한 가지 _ 하찬영 file

그랬던 것이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소위 말하는 미대 다닌 남자였다(이대 아니고 미대라고 그는 또 아재개그를 날렸다). 그는 그런 그의 타이틀이 나름 있어보인다며 은근히 만족해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디자인 전공에 대해 웬만하면 말하지 않으...

 
2017-08-09 421
49

#124.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_ 정유진 file

‘나비효과’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비효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무한대의 ...

 
2017-08-12 116372
48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78
47

#126. 고등부 교사 총무를 마치며 file

지난 8월 13일에 고등부 교사 총회가 열렸다. 1년 임기의 새로운 교사 총무를 선출하였다. 고등부는 고3 이전에 학생 임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수험생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교사 총무의 임기도 학생의 그것과 주기를 같이 한다. 임기를 마치면서 그 동...

 
2017-08-30 566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