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untitled.png

헵시바에서의 첫 임원생활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자녀를 불러주시고, 1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고,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해이한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듭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주위에서 들었던 권면의 말들, '임원단 일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신앙적으로 홀로 설 때가 온 것이다'라는 이야기들이 요즘 들어 자주 생각납니다. 

"끝이 곧 시작"이라는 말 - 누군가를 격려할 때나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마음을 단단히 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원동력을 얻기도 하겠지요. 이런 말들은 비단 세상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성경 속의 수많은 사건들을 통하여 이를 듣고 배워 왔습니다.

가장 먼저, 욥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순전하고 정직한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나 행했던 욥은 사단의 시험으로 인해 재산, 가족,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 누가 봐도 그의 인생은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기도하고 회개했던 욥에게 아버지께서는 그전보다 갑절의 축복을 허락하심으로(욥42:10) 새로운 시작을 선물해주셨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출애굽의 기쁨도 잠시, 눈앞의 거대한 홍해와 뒤에서 자신들을 쫓는 애굽 군대를 보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 모든 게 끝났다며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기에 이릅니다(출14:10-12).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보호하시고 홍해를 갈라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셨으며, 모든 애굽 군대를 홍해 가운데 수장시키셨습니다(출14:19-31).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 아래 홍해를 건넘으로 세례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때부터 진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에 성공한 수많은 제사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의 시대가 드디어 끝이 났다고 생각하며 기뻐했을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죽음이란 더 말할 것도 없는 끝이 분명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3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고전15:20). 사망 권세를 깨트리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심으로 모든 믿는 자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주셨습니다. 죽음에 묶인 몸이었던 죄악된 사람들에게 생명의 길을 선물해 주신 것입니다.

믿는 자에게 "끝"은 완전한 마지막이 아닙니다. 저 또한 임기가 끝난 후 생겨나는 해이한 마음을 떨쳐내고, 지금이 끝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신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합니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믿는 성도들이 이어나가야만 하는 너무나도 큰 사명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우리에게 구속사의 말씀을 들려주신 박 아브라함 원로목사님은 비록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지만 말씀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지금도 살아서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 가운데 역사하시는 말씀을 붙들고, 아버지께서 주신 말씀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계속 달려나가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성도님들 또한 힘든 일을 만나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혹은 진행하던 일이 잘 마무리되어 이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해이한 생각이 들더라도, 그러한 생각은 모두 등 뒤로 던져버리시고 아버지께서 다시 오시는 진정한 마지막까지 전진을 멈추지 않는 진정한 믿음의 성도들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95c2b5acfa5637bf80981beefe30d17c_sBB47ZgjoYWzXLY7cWRissqxc4ier.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46

#142. 워라밸(Work & Life Balance) _ 박승현 file

해마다 이맘 때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거나 다가올 새해를 내다보는 다양한 단어가 등장한다. 올 해 ‘욜로(YOLO, You Only Life Once)’가 미디어에 꾸준히 등장했다면, 2018년 트렌드 전망에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있다. 일과 삶의 균형...

 
2017-12-26 497
45

#86. 에노스, 너무나 에노스적인 _ 하찬영 file

‘그렇다고 그가 수천억 대의 자산가가 되고 싶어 하거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혁명적인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런 인간은 아니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자 하는 위대한 혁명가는 더더욱 아니다. 이래저...

 
2016-11-08 497
44

#40. 당신 생각 _ 강명선 file

당신 생각 가을에는 커피가 더 맛있어진다. 따듯한 커피를 마실 때 그 진향 향기도 함께 마시게 되어 커피의 맛을 두 배로 누리는 기분이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목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그 향기는 사라진다. 나름 커피 애호가인 나는 오...

 
2015-11-29 489
43

#33. 15분 만에 요리가 안 나오는 이유 _ 지근욱 file

냉장고를 열고 식재료를 고른 후, 15분 만에 뚝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요즘 즐겨 본다. 요리를 먹는 스타들은 한입 먹는 순간 신비로운 표정에 '엄지 척'이다. 대부분의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라면 냉장고에 ...

 
2015-10-10 489
42

#55. 십자가를 생각하며 _ 김형주 file

고난주간 속에는 예수님의 33년 전 생애가 함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생을 약속받는 확실한 증거가 예수님의 부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과 아픔, 죄악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측량하기 ...

 
2016-03-26 482
41

#118. 이 시대의 주인공 _ 이장식 file

6월은 현충일과 6. 25 한국전쟁, 6. 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달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호국보훈의 달이다. 고등부 한소리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

 
2017-07-05 481
40

#46. 3일마다 가스불에 앉기 _ 지근욱 file

1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 차에서 원로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는다. 설교 때마다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몇 가지 비유가 있다. 예전에는 '또 저 말씀하시는구나...' 하며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지금은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래 말씀은 그중 하나다. "죄...

 
2016-01-16 480
39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78
38

#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2015-09-06 476
37

#12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 _ 김영호 file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익숙한 향기를 맡았습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옛날 시골집의 향기였습니다. 초등학교 방학 때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내려가서 한 달 내내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빌라와 ...

 
2017-09-19 474
36

#19. 위험불감증 _ 김범열 file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내 유명 백화...

 
2015-06-20 474
35

#78. 신은 죽었다고? _ 강명선 file

쌀쌀한 여름밤이었다. 아들과 나는 동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을 향해 걷던 길이었다. 기분이 좋았던 나는 4학년 2 학기를 맞은 아들에게 새 학기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말을 해주고 있던 참이었다. ‘엄마, 나는 못생겼어. 나는 ...

 
2016-09-18 472
34

#112. 내 인생의 사물 _ 김신웅 file

어느 포근한 토요일 점심 무렵, FM 라디오를 – 채널 주파수는 104.5MHz – 들으며 교회에 가던 중이었다.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진행하는 ‘사물의 재발견’이 흘러나왔다. 이 날 코너에서는 여러 청취...

 
2017-05-12 471
33

#81. 사랑에 대하여 _ 홍미례 file

사랑에 대하여,라고 제목을 잡았다고 해서 이 글 속에 뭔가 거창한, 혹은 뜨거운 것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이 글이 가장 무심하고 냉랭한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나는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하고 ...

 
2016-10-04 470
32

#15. 신앙의 건강을 위한 균형 있는 식단 _ 김태훈 file

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업계가 비상이라고 한다.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통상 일 년 중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2015-05-23 469
31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68
30

#93. 마감하는 인생 _ 강명선 file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라고 근사하게 2016년의 마지막 평강 에세이를 이만 총총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보아하니 지금 나는 또 마감에 몰려있다. 매번 밀리는 싸움이다. 때론 넉넉히 이기고 싶은데 늘 내가 수세에 몰...

 
2016-12-26 466
29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2015-10-24 466
28

#71. 사드 단상 _ 송인호 file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면, 7월 역시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진 지 63주년이 되는 달이다. 전쟁 통에 태어나거나, 해방 전후 태어난 분들도 이제 어언 70대에 도달하셨고 헤어진 이산가족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사랑 웅변대...

 
2016-07-18 465
27

#111. 세 번째 덫 _ 송인호 file

영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케빈은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의 유능함은 여제자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교사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방면토록 만드는 등, 소송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

 
2017-05-02 464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