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6

pkblog_body_15.jpg


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업계가 비상이라고 한다. 5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통상 일 년 중 건강식품의 판매가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짐에 따라 TV 홈쇼핑은 건강식품의 방송 편성을 줄였고 소비자의 불신이 백수오를 넘어 다른 건강식품으로 번지는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5월 특수는커녕 오뉴월 한파를 걱정해야 할 형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다이어트 제품 만은 꾸준한 판매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등극한 한 제품의 경우 이번 시즌에만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이론대로라면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이 제품을 구입한 수많은 소비자들은 지금쯤 많이 날씬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

다이어트 제품은 건강식품 중에서 효능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클 터인데 매년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다이어트 제품을 구매하는 배경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소비 심리가 깔려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하여 역시나 실망하더라도 그다음 해에 작년과는 다른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그래, 이번에는 혹시나”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지갑을 다시 여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런 제품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목적과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삼십 대 중반부터 계속 먹어온 혈압약을 끊어보겠다는 목적으로 2년 전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하루 두 알씩 먹던 약은 한 알로 줄일 수 있었고 그나마 남은 한 알마저도 완전히 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요즘도 틈틈이 헬스장을 찾는다.

처음 트레이너와 상담을 한 자리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과 헬스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었는데 예상 밖의 답변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몸에 좋은 것을 잘 챙겨 드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몸에 해로운 음식을 끊어야 합니다” 면서 내가 주로 먹는 음식들을 모두 적어보라고 했다. 그 리스트에서 되도록 피해야 할 음식들을 지적해 주었는데, 이를 통해 내 식단이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트레이너가 권장한 건강한 식단을 지금도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결과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2060151874_52iHw6Oe_ti178d0415.jpg


그런 면에서 우리의 영적 식단은 얼마나 건강한지 식단을 짜듯이 꼼꼼히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성경과 구속사 말씀을 일용한 양식으로써 얼마나 충분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취하고 있는지, 혹시나 영적 건강에 유해한 세속적인 것들은 잘 통제되고 있는지 말이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과 실제 식단을 짜듯이 적어 내려가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나 역시도 영적 식단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부실하고 균형이 어긋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을 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때를 회상해 보면 침대 머리맡에는 항상 성경책이 있었다. 졸음을 참으며 성경책을 읽다 보니 중고등학생 시절 같은 구절을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어느새 그 자리에는 성경책 대신 스마트폰이 놓여 있다.

일단 이것부터 치우는 것을 시작으로 식단을 다시 짜야겠다.


55d3d23dc335c6ea335ee317b0686786.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146

#21.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아빠의 정년퇴직을 기념하며) _ 박다애 file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6.25전쟁 발발. 어릴 적에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보고 엉엉 울면서 집에 돌아와 아빠에게 군인 하지 말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저는 지금 전쟁이 난다면 50년대 전쟁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

 
2015-07-04 728
145

#22. 평강제일교회의 소리 _ 지근욱 file

가수 박진영이 홀로(?) 열심히 설명하는 세계가 '공기 반 소리 반'이다. 소리의 세계도, 진위(眞僞)가 분명한 하나님 소리와 사람 소리가 반반씩은 존재한다. 영적으로 혼탁한 시기는 사람 소리가 커져서 세상을 덮을 기세지만, 하나님의 소리는 작지만 큰 능...

 
2015-07-11 564
144

#23. 위인전(偉人傳) _ 송현석 file

요즘은 나름 착하게 살아봐야겠노라 스스로 다짐하면서, 누렇게 색이 변하기 시작한 옛날 말씀 노트를 자주 뒤적이게 된다. 이것 또한 작은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니, 괜히 작은 뿌듯함의 스타카토 화음이 귓가에 자주 울린다. 사실 우리가 '빛바랜 ...

 
2015-07-18 548
143

#24. 황금종 아래에서 (holyday vs holiday) _ 홍미례 file

일 년 중 상반기를 결산하고 나면 하계대성회에 초점을 맞추고 일정을 잡습니다. 하계대성회는 상반기 평가를 통해 하반기에 부족한 것을 채우는 동시에 혁신을 다짐하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화려한 휴가의 정점이지만 ...

 
2015-07-25 570
142

#25. 조합의 창의성 _ 최주영 file

이 세 가지 물건들은 사람의 손안에 쏙 들어오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100만 년 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손도끼입니다. 그 이전 원시인류의 최첨단 도구는 돌망치였지만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발명된 ...

 
2015-08-01 522
141

#26. 광복 70년, 70년만의 해방 _ 홍봉준 file

유독 우리에게 친숙한 '70'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광복절이다. 정부는 하루 전날을 임시 공휴일로까지 지정하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적인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광복 후 걸어온 70년의 발자취가 세계사에서 유...

 
2015-08-15 504
140

#27. 칭찬과 감사 _ 김태훈 file

이번 달부터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이 새로 개설되었다. 서로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성공사례를 들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하였는데 심심찮게 칭찬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한...

 
2015-08-22 740
139

#28. 끝이 곧 시작이라는 말 _ 맹지애 file

헵시바에서의 첫 임원생활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자녀를 불러주시고, 1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고, ...

 
2015-08-29 564
138

#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2015-09-06 476
137

#30. 포기하면 편해 _ 김범열 file

"아저씨, 아직 멀었어요? 저 늦었는데 내비 찍고 가시죠?" "내가 이 동네 지리는 잘 안다니까. 내비 보다 내가 나아요!" 간혹 택시를 타 보면, 멀쩡하게만 잘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을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오랜 택시 ...

 
2015-09-18 989
136

#31. 카카오톡 잡상 _ 송인호 file

특정 브랜드의 SNS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지만, 카카오톡을 위시한 여러 SNS가 우리 삶에 끼친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지대하다. 단순한 문자 메시지, 1:1 대화에서 벗어나 일대다의 전달이나 多對多의 회의까지 실시간으로 가능해졌...

 
2015-09-26 577
135

#32. 한 해의 2/3 분기점을 지나는 천국 가는 나그네길에서 _ 박다애 file

잠잠했던 비염인데 알레르기가 다시 들끓어 올랐다. 가려운 눈을 비비니 열이 나고, 흐르는 콧물을 연신 닦아내느라 코밑이 허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온차가 갑자기 커질 때면 으레 겪는 통과의례 같은 현상이다. 하늘이 높아졌고, 내가 ...

 
2015-10-03 514
134

#33. 15분 만에 요리가 안 나오는 이유 _ 지근욱 file

냉장고를 열고 식재료를 고른 후, 15분 만에 뚝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요즘 즐겨 본다. 요리를 먹는 스타들은 한입 먹는 순간 신비로운 표정에 '엄지 척'이다. 대부분의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라면 냉장고에 ...

 
2015-10-10 489
133

#34. D-30! 이제 겨우 남은 30일 _ 송현석 file

한국의 독특한 교육열과 입시문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지 않는 속성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천국 입시의 아주 확실한 샘플이기도 하다.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 이 글을 작성하는 '수능 D-30'의 시점에서 이에 대해 ...

 
2015-10-17 530
132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2015-10-24 466
131

#36. 바벨 _ 최주영 file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상대방이 어떤 의중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느낌으로도 모르겠고, 제스처로도 파악이 안되고, 말로 표현하다 보면 더욱더 아련해집니다. 이는 대화하는 상대방도 매한가지입니다. 아무리 자세히 일러주어도 ...

 
2015-10-31 509
130

#37.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_ 홍봉준 file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골리앗을 무찌르고 하루아침에 이스라엘의 영웅이 된 다윗! 그러나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은 화려한 주단이 아니라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으나 장인의 핍박으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10년간이나 도망자의 신세가 ...

 
2015-11-08 603
129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68
128

#39. 인생의 한 분기점을 넘는다는 것 _ 맹지애 file

인생에는 몇 가지 큰 분기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예를 들면 수능, 취업, 결혼 등과 같은 중대한 사건들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비로소 우리는 성장합니...

 
2015-11-22 687
127

#40. 당신 생각 _ 강명선 file

당신 생각 가을에는 커피가 더 맛있어진다. 따듯한 커피를 마실 때 그 진향 향기도 함께 마시게 되어 커피의 맛을 두 배로 누리는 기분이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목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그 향기는 사라진다. 나름 커피 애호가인 나는 오...

 
2015-11-29 489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